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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윤리 원칙은 SNS 사용 등에서도 준수돼야”

정진아 사법연수원교수·김기수 재판연구관 논문서 강조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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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가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를 이용하는 법관들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법관은 공정성과 청렴성, 불편부당성을 지향해야 한다'는 법관윤리의 원칙이 SNS 사용 등에서도 준수돼야 한다는 현직 부장판사들의 논문이 나와 법조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1월 한 판사가 지역 피트니스 대회 입상 후 법복을 걸친 채 근육을 과시하는 사진을 자신의 SNS에 전체 공개로 올려 법원 안팎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과 "고정관념을 깼다"는 옹호론이 뒤섞이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이번 논문이 법관들이 SNS 사용에서 지켜야 할 자율적 기준으로 받여들여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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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아(50·사법연수원 31기·사진 왼쪽) 사법연수원 교수와 김기수(44·35기·사진 오른쪽)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최근 법원도서관이 발간한 사법논집 제73집에 실린 '법관의 소셜미디어 사용과 법관윤리' 논문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두 사람은 논문에서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인해 법관의 품위를 훼손하고, 재판의 중립성·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몇몇 사례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법관의 소셜미디어 사용 자체가 금지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다만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고자 하는 법관은 소셜미디어의 기술적 특징, 소셜미디어 사용의 이점, 위험, 숨겨진 위험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가진 상태에서, 재판의 공정성·청렴성·독립성과 법관의 품위를 훼손하거나 업무수행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윤리적 의무가 있다"고 했다.

 

법관의 소셜미디어 

사용 자체 금지는 안되지만

재판에 영향 미칠 우려 있는 

논평 등은 피해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여러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이전과 달리 법관들의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다양해졌지만 이를 명확하게 규율하는 법관윤리규범은 없다.


이들 부장판사는 "법관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정치·사회적 주제에 대한 논평을 하는 것이 금지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와 관련한 법관의 견해 표명은 공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법관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될 수도 있기에 향후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를 야기할 수 있는 외관을 만드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진행 중인 사건 또는 곧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재판 일반의 신뢰를 해칠 수 있고 다른 법관의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익명으로 사용하더라도 

비윤리적 행위는 안 돼

 

더불어 △익명으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더라도 법관으로서 허용되지 않는 표현 등 비윤리적 행위를 하는 데 이용되어서는 안 되며 △취미 등 개인적 콘텐츠로 분류되는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법복 등 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상징하는 상징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법관이 법복의 의미를 가벼이 여기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고 △소셜미디어 상 변호사와 친구관계를 맺는 것은 가능하지만 만일 사건이 배당된 이후에 사건 담당 변호사에게 친구를 요청하거나 그의 요청을 수락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이미 친구관계였더라도 사건 계류 후에는 소셜미디어 상에서 상호작용을 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원칙적으로 사건에 관해 기술심리관이나 조사관 제도 등과 같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절차를 이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판 절차에서 관련 법률에 의해 제출받은 증거들 이외에 독자적으로 온라인 검색 등의 방법으로 사건에 관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법관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윤리지침 제시의 접근 방향에 대해서는 "법관의 소셜미디어 사용과 관련한 사법부 차원의 접근법은 법관이 소셜미디어의 기술적 특징과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인한 위험성과 기회 등을 인식해야 할 윤리적 의무가 있음을 윤리규범 또는 그에 대한 권고의견을 통해 명확하게 기술하되 세부적인 소셜미디어의 특징 및 그에 따른 적절한 행동 방식 등과 관련해 법관연수, 대외비 자료발간 등을 통해 구체화하는 방식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 교수는 "최근 판사들의 소셜미디어 활용이 많아지고 세대간 입장 차이도 있을 뿐 아니라 (소셜미디어 활동이) 사적 활동인지 공적 활동인지에 대한 관점 차이도 크다"며 "외국에는 관련 지침이 많아 이를 국내에 소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법관의 소셜미디어 사용

 비구속적 지침도 공개

 

두 사람은 법관의 소셜미디어 사용 관련 문제점은 2018년 4월 UN 마약 및 범죄사무소(United Nations Office on Drug and Crime, UNODC)의 세계 사법청렴성 네트워크 발족식에서 언급된 주제라고 소개했다. 이어 UNODC는 '법관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정'을 2018·2019년 업무계획의 첫 번째 목표로 삼고, 기존의 관련 규범과 징계사례 수집, 전 세계적인 설문조사, 전문가집단 회의의 결과물로 2019년 '법관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관한 비구속적 지침(Non-binding Guidelines on the Use of Social Media by Judges)'을 마련해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침에는 △온라인 활동이 갈수록 증가되고 있는 시대에 법관이 소셜미디어에 적절하게 참여하는 것이 금지되어서는 안 되지만, 법관의 사법적 참여의 공적 이익은 사법부에 대한 공신력, 공정한 재판에 관한 권리와 사법시스템 전체의 공정성·청렴성·독립성을 유지할 필요성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뱅갈로어 법관행동준칙을 비롯해 법관행동과 윤리에 관한 현존하는 국제적·지역적·국가적 차원의 규칙, 기준 및 협약은 법관의 실제 생활 뿐만 아니라 그들의 디지털 생활에까지 적용된다 △개별 법관은 소셜미디어 사용 시 법관 직무의 도덕적 권위, 청렴성, 예의, 위엄을 유지해야 한다 △법원의 존엄과 재판의 공정성 및 공평성에 관한 현존하는 원칙들은 소셜미디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법관은 자신이 임명되기 전에 생성한 디지털 콘텐츠가 법관의 공정성에 대한 공공의 신뢰나 일반적 차원의 사법부의 공정성에 해를 끼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법관은 해당 내용의 공개 및 삭제와 관련해 해당 사법권의 적용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만약 규칙이 없다면,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삭제하는 것이 올바른지, 삭제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지에 관한 조언이 필요할 수도 있다 △법관은 당사자나 그 대리인의 친구 요청을 수락하거나 그들에게 친구 요청을 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그들과 어떠한 방식으로든 소셜미디어상에서 상호작용하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 △법관은 소셜미디어의 적극적인 사용뿐 아니라, 법관이 요청하지 않았던 것이라도 어떤 정보를 제공받았고 누구로부터 정보를 제공받는지에 따라 소셜미디어에서 어떻게 인식되는지 주의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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