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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즉시연금보험 사건에 관한 하급심판결의 법적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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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즉시연금보험 사건의 개요

즉시연금보험은 보험계약자가 보험회사에 목돈을 보험료로 납입하고 보험회사로부터 정기적으로 일정액의 보험금을 연금형태로 받는 금융상품이다. 즉시연금보험 중 특정 종류의 상품과 관련하여 고객이 처음 예상했던 연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받게 되자 그 차액의 지급을 보험회사에 청구하였고, 그 과정에서 연금액의 계산방법에 관한 약관의 해석 등을 두고 다툼이 발생하였다. 즉시연금보험 사건은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단계에서부터 이해관계인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조정 결정에도 불구하고, 관련 사건은 곧바로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최근 들어 즉시연금보험 사건과 관련하여 제1심판결이 선고되기 시작하였고, 현재까지 총 7건의 선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총 7건 중 4건은 고객인 보험계약자 측이 승소하였고, 3건은 보험회사 측이 승소하였다.

즉시연금보험의 유형에는 ① 종신연금형(사망보험금이 없고, 피보험자의 종신까지 연금이 지급), ② 확정기간연금형(피보험자의 생존 여부를 불문하고 확정기간 동안 연금이 지급), ③ 상속연금형(피보험자 생존 시 연금이 지급되고 피보험자 사망 시 사망보험금이 지급) 등이 있다. '상속연금형'은 다시 '종신형(이하 '상속종신형'이라 함)'과 '만기형(이하 '상속만기형'이라 함)'으로 나뉘는데, 상속종신형은, 보험회사가 피보험자가 생존해 있는 동안에는 연금을 지급하다가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보험계약이 종료되는 형태이고, 상속만기형은, 보험회사가 일정 기간(가령 10년, 20년 등)을 정해 놓고 그 기간동안 연금을 지급하고 만기가 되면 보험계약자가 낸 보험료를 만기환급금 등으로 지급하되 보험기간 내에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사망보험금 등으로 돌려주는 형태이다.

상속만기형의 경우, 보험회사는 연금계약 적립금이 납입보험료 상당액이 되도록 순보험료에 보험자가 매월 정하는 공시이율을 적용한 이익 중 일정액을 연금계약 적립금으로 적립한다. 상속만기형은 수시로 변동하는 공시이율을 적용하여 지급하는 연금액에 연동하여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의 금액 역시 변동하는 결과 연금액의 계산식이 매우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보험회사는 연금액 계산식을 약관에 기재하는 방법 대신 즉시연금보험에 관한 연금계약 적립액 또는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에 포함시켰다. 연금액 계산식 자체가 복잡한 만큼, 이를 약관에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정확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사정들로 즉시연금보험의 상속연금형 중 상속만기형과 관련하여 다수의 분쟁이 발생하였다.

다수의 보험회사가 고객에게 상속만기형 상품을 판매하였는데, 보험회사별로 생존연금액에 관한 약관의 내용에 차이가 있다. 그중 생존연금과 관련한 주요 내용은 "보장개시일로부터 만 1개월 이후 계약해당일부터 연금지급개시시의 연금계약의 적립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금월액을 보험기간 동안 매월 계약해당일에 지급한다"거나 "연금개시 이후 만 1개월 경과 계약해당일부터 매월 계약해당일에 연금개시시 계약자 적립금을 기준으로 만기환급금을 고려한 금액을 기준으로 선택한 보험기간(10년, 15년, 20년, 30년) 동안 나누어 계산한 연금월액일 지급한다"는 내용 등이다.


2. 하급심판결의 검토
가. 약관 해석에 관한 판단의 구조

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계약 당사자가 의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하지 않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보험단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위와 같은 해석을 거친 후에도 약관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이 있는 등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약관의 객관적 해석의 원칙(약관법 제5조 제1항 후문)은 약관의 내용과 목적을 확정하기 위하여 활용되는데 약관의 의미가 명확하다면, 객관적 해석의 원칙에 의하여 약관의 내용이 종국적으로 확정되는 것이다. 다만 객관적 해석을 통하여 약관의 의미가 다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고객에게 유리한 해석의 원칙이 적용된다.

이를 즉시연금보험 사건에 적용하면, 먼저 해당 약관을 객관적으로 해석하여 그 내용이 일의적으로 또는 다의적으로 해석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해당 약관을 해석하였을 때 ① 연금월액의 산정방식 등이 원고 또는 피고가 주장하는 내용 중 하나의 의미로 일의적으로 해석되는지, 아니면 ② 둘 다 또는 그 이상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전자라면, 그 내용은 약관의 내용으로 편입될 것이다. 다만 해석되는 약관의 의미가 피고가 주장하는 내용처럼 산출방법서상의 연금월액 계산식을 적용하여 연금월액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면, 그때는 다시 해당 약관이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 후, 중요한 내용이면 또 피고인 보험회사 측에서 이를 명시·설명하였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만약 보험회사 측에서 해당 약관의 내용을 명시·설명하였다면, 그 약관이 고객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고, 보험회사 측에서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면, 보험회사는 해당 약관을 즉시연금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후자와 같이 다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라면, 해당 약관의 내용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면 된다.

고객에게 패소판결을 한 판결 중 일부는 위와 같은 법리와 같은 구조로 판단을 하였다(서울중앙지법 2019가합500661 등). 그리고 위 판결은 약관에 "산출방법서에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다"라는 지시문구가 있었던 점, 산출방법서 중 연금월액의 계산에 관한 부분이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지 않으면 그 액수를 확정할 방법이 없는 점, 가입설계서에 "산출방법서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계산한다"고 적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산출방법서가 약관의 일부를 이룬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산출방법서가 고객에게 교부되지 아니하였음에도 위와 같은 사정들만을 들어 산출방법서가 약관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한편, 고객에게 승소판결을 한 판결 중 서울중앙지법 2018가단5275959 판결을 제외한 판결들을 보면, 위와 같은 법리와는 다른 구조로 판단을 하였다. 생존연금월액의 산정에 관한 약관의 내용이 피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산출방법서 등에 따라 계산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지를 먼저 판단하지 아니하고, 마치 그 부분을 설명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엄밀히 말하면, 해당 약관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는)로 판단하였다. 이에 의하면, 위 판결들은 연금월액 산정에 관한 약관의 내용이 보험회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산출방법서 등을 적용하여 계산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전제하에 그 내용을 고객에게 명시·설명하였는지에 관하여 위와 같은 판단을 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게 된다.

나. 연금월액의 산정방법

산출방법서에 따른 연금월액 계산 방식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면 연금월액을 어떻게 계산할지에 관한 문제가 남게 된다. 보험계약자에 대한 승소판결을 선고한 하급심판결들은 약관에 연금월액에 관하여 보험금 지급기준표상으로 연금계약 적립액 또는 책임준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주석으로 생존연금의 계산은 공시이율을 적용하여 계산하므로 공시이율이 변경되면 생존연금도 변경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객관적 해석 또는 위와 같은 내용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결과가 '순보험료 × 공시이율'의 계산식이라는 취지의 판단을 하였다.

그러나 그 약관의 해석만으로 '순보험료 × 공시이율'의 계산식을 곧바로 도출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의문이 있다. 즉시연금보험 관련 약관상 연금월액의 계산방법에 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약관의 내용만을 객관적으로 보면, 사실상 생존연금월액을 어떻게 계산한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도 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법 2018가합572096 판결은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주석 조항에서 피고의 연금월액 지급에 있어 공시이율 적용이익의 전액 지급이 곧바로 도출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에 의하면, 즉시연금보험계약의 가장 중요한 내용 중의 하나인 연금월액 계산방식에 관한 합의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계약 자체가 무효로 된다는 주장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대상 분쟁의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3. 결론

즉시연금보험 사건과 관련하여 하급심판결이 다수 선고되었는데, 전체 사건의 규모나 그 결과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항소심 단계에서도 적지 않은 기간 공방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치열한 공방 속에서 보험약관의 적용과 해석에 관한 새로운 법리와 논리들이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는 만큼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남궁주현 교수(성균관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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