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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준법감시 책임 모든 이사들로 확장되나… 상고심 주심에 이동원 대법관

대우건설 주주대표소송, 대법원 민사2부 배당

대표이사 뿐만 아니라 사내·외 등기 이사들도 준법감시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게을리한 경우 주주들에게 배상책임을 진다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의 상고심 심리를 맡은 주심 대법관이 결정됐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준법경영 관련 책임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최근 경제개혁연대와 대우건설 주주들이 4대강 사업 입찰담합 관련 감시의무 위반을 이유로 서종욱 전 대우건설 대표와 사내·외 등기이사 등 10명을 상대로 낸 주주대표소송 사건을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에 배당했다(2021다279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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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9월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서 전 대표에게만 직무감시의무 위반 책임을 물었던 1심보다 더 나아가 준법감시 책임을 모든 이사들로 확장하는 판결(2020나2034989)을 내렸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확정되면 준법감시(준법경영)에 대한 기업 이사들의 책임이 크게 확대되기 때문에 재계와 산업계에서도 이번 상고심 최종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컴플라이언스 등 준법경영과 관련한 기업 내부 통제시스템 강화의 필요성을 짚어준 획기적인 판결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가뜩이나 규제로 힘든 기업에 또다른 족쇄를 씌워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2012년 8월 대우건설이 4대강 사업 입찰담합행위를 했다며 총 446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와 대우건설 주주 12명은 2014년 4월 대우건설에 담합행위와 관련해 서 전 대표와 이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낼 것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자 주주대표소송을 냈다.

 

1심은 서 전 대표에게만 임직원에 대한 직무감시의무 위반 책임을 물었지만 2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나머지 이사진들에 대해서도 책임이 인정된다며 준법감시 책임을 모든 이사들로 확장했다.

 

당시 재판부는 "상법 제393조에 따르면 주식회사의 이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에 대해 찬부의 의사표시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담당 업무는 물론 대표이사를 비롯한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할 의무가 있다"며 "대표이사나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감시의무를 위반, 이를 방치한 때에는 그로 인해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사들이 개별 공사에 관한 입찰업무에 관여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어 입찰담합에 관해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으며, 이를 의심할 만한 사정 또한 전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사들은 입찰담합 등 임직원의 위법행위에 관해 합리적인 정보와 보고시스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배려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이사의 감시의무를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지난달에는 대법원에서 기업 담합행위에 대한 대표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을 인정한 첫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소수주주 오모씨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을 상대로 낸 회사에 관한 소송(2017다222368)에서다.

 

회사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영업 성격 및 관련 법령 규정 등에 비춰 가격담합행위의 높은 법적 위험이 있음에도 이와 관련된 내부통제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 운영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고 이로써 지속적·조직적으로 발생한 담합행위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대표이사의 준법감시 의무를 확정한 것이다. 대법원이 처음으로 기업의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의무를 구체적으로 판시한 사례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표이사 등 기업 이사들의 준법감시(준법경영) 책임을 확대하는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오는데다, 내년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 등이 시행되는 점까지 감안할 때 각 기업들이 서둘러 더욱 정밀하고 강력한 준법경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