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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의 옴니버스법 헌법불합치 결정 및 그 영향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의 옴니버스법 헌법불합치 결정 및 그 영향[1]



I. 헌법불합치 결정 및 현지 상황

2021년 11월 25일,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총 78개의 법률과 다수의 하위 시행규정을 개정한 2020년 제11호 일자리 창출법(“옴니버스법”)[2] 이 중대한 입법 절차상의 흠결(cacat formil)이 있다고 보고, 헌법불합치 결정(No. 91/PUU-XVIII/2020: “본건 결정”)을 내렸습니다.


본건 결정 당일, 조코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해당 결정을 존중하며, 인도네시아 투자부 및 관계부처에 본건 결정을 즉시 따르도록 지시하였다”고 발표하였고, 인도네시아 언론 및 실무에서도 본건 결정 해석 및 그 효과에 대한 분석과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래에서는 현재까지 확인된 본건 결정의 경위, 근거 및 결정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로 인하여 예상되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영향 등을 안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II. 본건 결정 관련 각 당사자의 주장 및 결정의 구체적 내용

1. 위헌심사 청구인 측이 주장한 옴니버스법의 위헌성 요지

위헌심사 청구인[3] 측이 주장한 옴니버스법에 대한 위헌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인도네시아 법률의 제정은 인도네시아 대통령 및 국민대표협의회(Dewan Perwakilan Rakyat/DPR: “하원”)[4]의 공동 비준에 의함(인도네시아 헌법 제20조 제(4)항)


나. 위 비준에 앞서 해당 법안의 계획과 준비는 「입법에 관한 2011년 제12호 법」 (“입법절차법”)이 구체적으로 명시한 입법 목적의 명확성, 법률형성과정의 명시성과 투명성 등의 입법 원칙을 준수하여야 함.


다. 그런데, 옴니버스법은 무려 78개의 법률을 단일 법을 통해 개정하려고 하였는바, 이러한 광범위한 기존 법률 개정은, 입법절차법이 요구하는 입법 목적의 명확성을 해쳤을 뿐만 아니라, 그 도입을 지나치게 서두르는 과정에서 대중과 지방정부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음


라. 위와 같이 옴니버스법은 헌법과 입법절차법이 보호하는 법질서를 위반하여 위헌성이 인정되므로, 해당 법률은 위헌법률로서 폐지되어야 함.


2. 하원 및 대통령의 대응

가. 위 위헌심사 청구인들의 주장에 대해서 하원은 옴니버스법 제정 과정의 합법성과 위헌심사 청구인들의 당사자 적격 위반 등을 주장하였습니다.


나. 조코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헌법재판소로부터 아래 사항 등에 대한 의견 제공을 요청받고, 각 이슈에 대한 상세한 소명을 제출하였습니다.


1) 옴니버스법 제정의 입법절차법 준수 여부와 그 근거

2) 단 기간에 옴니버스법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

3) 정부가 생각하는 입법절차 상 국민참여란 단순히 국민의 물리적 참석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국민으로부터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고 보는 것인지 여부

4) 다른 나라라면 옴니버스법과 같은 법률을 논의하는데 어느 정도 기간이 소요될지에 대한 예상

5)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그 고유권한으로 각각의 규정을 도입 또는 개정할 수 있는데, 옴니버스법을 통해 여러 법률을 일시에 개정한 사유 등


3. 헌법재판소[5]의 결정

옴니버스법의 위헌성과 관련하여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습니다.[6]


가. 위헌성 인정

1) 인도네시아 1945년 헌법 제22D조에 따르면, 지역대표협의회(Dewan Perwakilan Daerah/DPD: “상원”)는 법안을 만들기 위하여 중앙/지방정부는 물론 다수 관계자와 논의를 진행하고, 해당 논의를 통해 확인된 사항들을 고려하여 하원에게 제출하여야 함. 이 같은 원칙은 입법절차법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음.

2) 다수의 법령을 개정하는 옴니버스법은 이를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노동자, 학생, 농업/어업 종사자, 학계 및 기타 사회구성원들을 비롯한 대중의 참여를 포함한 사회적 합의를 기초로 하여야 하며, 이러한 참여는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함.

3) 그런데 옴니버스법이 대통령과 하원의 공동 비준으로 도입된 이후에도 그 내용이 상당 부분 수정된 점, 옴니버스법 제정 시 유의미한 대중의 참여가 있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옴니버스법의 입법 절차 상 흠결은 헌법상의 질서를 위반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함.


나. 본건 결정의 효과

1) 위 위헌성에도 불구하고, 옴니버스법을 즉시 무효화할 경우 다수 법규의 공백과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본건 결정일로부터 2년간 유예기간을 주고 해당 기간내 그 흠결을 치유할 필요가 있음.

2) 만일, 국회가 위 유예기간 내에 흠결을 치유하지 못한 경우, 옴니버스법 및 옴니버스 법에 의하여 개정 또는 취소된 하위규정 일체는, 유예기간 만료일부터 즉시 법적인 효력을 상실함.

3) 또한, 본건 결정에서 정한 유예기간 동안 옴니버스법은 유효하나, 옴니버스법의 시행규정을 추가로 제정할 수 없음.



III. 본건 결정의 분석 및 그 영향

1. 입법상의 흠결 및 그 치유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부재

가. 헌법재판소는 옴니버스법의 입법 과정에서 발생한 사회적 합의/참여의 부존재, 공동비준 후의 추가 법률 수정 상황 등을 근거로 입법절차법 위반이 있었다고 설시하였으나, 구체적인 입법상의 흠결 내용 또는 그 치유 방안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어서, 그 유예기간 내 입법상 흠결 치유의 방법이 다소 불분명합니다.


나. 참고로, 현재 옴니버스법 내용상의 오류[7]나 2020년 10월 5일 인도네시아 하원의 본회의 승인 뒤에도 옴니버스법안이 계속 수정되었던 사실 등은 그동안 옴니버스법을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문제였으나, 이는 인도네시아 입법체계의 혼잡성과 절차상 비효율로 인하여 인도네시아 법제 전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것으로, 옴니버스법 제정 당시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2. 본건 결정에 대한 현지 반응

가. 본건 결정 직후 인도네시아 대통령 및 국회가 신속히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옴니버스법의 절차상 흠결을 바로잡을 것을 발표한 만큼, 인도네시아 현지 법조계와 실무가들 은 적어도 유예기간 내에는 헌법재판소가 수용할 수 있는 정도로 입법상 흠결이 치유될 것이고, 이에 따라 종국적으로 옴니버스법 및 관련 하위규정들이 무효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추가 규정 도입 지연으로 인한 혼란 예상

가. 유예기간 내 흠결 치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할 때, 본건 결정과 관련한 즉각적이고 가장 중요한 영향은 제정 및 시행이 예정되어 있던 각종 법규의 도입 지연입니다. 예를 들어, 옴니버스법의 시행규정으로 「위험기반 사업허가에 관한 2021년 제5호 인도네시아 정부령」[8]이 도입되었고 해당 정부령의 하위 규정으로 공공사업주택부 규정 등이 근시일 내 제정될 예정이었습니다.


나. 그런데 본건 결정으로 인하여 옴니버스법과 관련하여 도입이 예정되었던 하위 규정들이 적시에 도입되지 않는 경우, 관련 영역에서의 법적 공백으로 인한 혼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같은 구체적인 시행 규정의 부재는 기존에도 인도네시아에서 법령 해석과 적용에 혼선을 주고 있었던 바, 한동안 이 같은 법규상의 공백에 따른 관련 업계의 실무상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Ⅳ. 결어

구체적인 법규의 불비 및 법적 공백으로 인한 관련 법률의 해석과 적용, 법규상 불분명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 방법은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고, 관련/유사 규정에 대한 검토 및 기존 동일/유사 사례 분석 등 해당 분야에 대한 대응 경험을 필요로 하므로, 법률전문가와 상의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은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의 법률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law firm들과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통하여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법률 자문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각주1] 본 자료는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을 위한 참고자료로 작성된 것으로, 해당 내용에 대하여 당 법인에서 법률의견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아니됩니다.

[각주2] Law No. 11 of 2020 on Job Creation

[각주3] Nahdlatul Ulama Indonesia 대학교 법대 행정법 교수와 학생 등 총 6인

[각주4] 인도네시아 입법부이자 국민대표기구인 국민협의회(Majelis Permusyawaratan Rakyat/MPR: “국회”)는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상원(DPD) 및 하원(DPR)의 양원(兩院)으로 구성되며, 의회의 고유권한인 입법권은 하원에게 주어져 있습니다(인도네시아 헌법 제20조 제(1)항 및 제20A조 제(1)항). 상원도 특정 영역의 법안 제출과 입법을 위한 여론조사와 대중과의 논의 참여 등 일정한 역할을 담당합니다(인도네시아 헌법 제22D조).

[각주5]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소장 및 부재판소장을 포함하여 총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됩니다.

[각주6] 4인의 반대의견이 있습니다. 반대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a) 옴니버스법의 도입은 정당한 기관이 정당한 양식과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으로 판단됨, (b) 다수의 법을 하나의 법을 통해 수정하는 방식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 다수 국가에서도 사용되는 방식이며, 과거 인도네시아 역사에서도 있었던 방식(네덜란드 식민지 기간 중의 법률계수 방식)이며, 각종 법학 연구와 역사에서도 정당성이 입증된 방식이고, 입법절차법이 금지하고 있지도 않은 바, 인도네시아 헌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보기 어려움; (c) 인도네시아 내 복잡한 법규상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여 수호하고자 하는 공공의 이익/법익이 위험심사 청구인이 주장한 제정과정 상의 흠결보다 큼, (d)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목적달성 방법이 효과적이고 적절한 것으로 판단됨; (e)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입법 방법을 존중하고 이에 대한 판단을 하고자 할 경우 매우 신중하고 조심하여야 함.

[각주7] (i) 옴니버스법 제6조가 제5조 제(1)항을 언급하고 있으나, 옴니버스법상 해당 조항이 없는 문제, (ii) 옴니버스법 제175조 제(5)항에서 제(4)항을 제(3)항으로 잘못 인용한 문제 등

[각주8] Government Regulation No. 5 of 2021 on the Implementation of Risk Based Business Licensing

 

 

양은용 변호사 (eric.yang@bkl.co.kr)

배용만 변호사 (yongman.bae@bkl.co.kr)

백웅렬 변호사 (woongryol.baek@bkl.co.kr)

안철표 외국변호사 (cheolhyo.ahn@bkl.co.kr)

장순필 외국변호사 (soonpeel.chang@bkl.co.kr)

이다은 외국변호사 (daeun.lee@bk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