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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하나로마트의 업무가 특경법상 ‘금융회사등 임직원의 직무’에 해당하는지 여부

[2021.11.29.]



1. 관련 조문 및 쟁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 제5조 제1항은 “금융회사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收受), 요구 또는 약속하였을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특경법 제5조상의 ‘금융회사등’의 정의에 관하여 특경법 제2조 제1호 라목은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과 농협은행”이 포함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 경제사업부문 ‘하나로마트’에 종사하는 직원이 직무에 관하여 금품 등을 수수했을 때 ‘금융회사등’의 임직원의 직무에 해당하여 특경법 제5조가 적용되는지가 문제됩니다.



2. 관련 헌법재판소의 결정(헌법재판소 2001. 3. 21 자 99헌바72 결정)

2001년에 구 특경법(2001. 3. 28. 법률 제64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수재등의 죄) 제1항 중 제2조(정의) 마, 사목 즉 농업협동조합과 축산업협동조합이 관련되는 부분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있었습니다(이하 ‘이 사안 헌법재판소 결정’).


해당 위헌소원에서 청구인은 농협의 사업이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으로 나뉘는데 경제사업의 경우 일반업체들이 하는 사업과 달리 볼 수 없고, 그러한 경우 사업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했다고 하여 일반업체들의 직원이 금품을 수수한 것과 달리 무거운 법정형을 적용받을 정도로 업무의 순정성 등 보호법익이 크거나, 그로 인하여 금융기관의 부실화가 초래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는 특경법 제2조 제2호, 제3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저축’, ‘대출등’의 업무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특경법의 입법목적에 비추어볼 때 문제되는 것은 '금융기관' 자체의 건실한 운영과 이를 통한 건전한 경제적 역할수행이며, 일반적 의미에서의 금융 또는 신용사업 부문의 건전성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한다면 그 구체적 직무가 금융업무에 관한 것이든 그 외의 부문에 관한 것이든 결국 이들 금융기관 자체의 건전한 경제적 기능 수행에 영향을 미치거나 기관의 부실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과잉금지원칙, 평등의 원칙 등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3. 최근 헌법재판소 결정들에 비춰볼 때 재해석의 필요성

최근에는 특경법 제5조 제4항 가중처벌 규정에 관하여 지속적인 위헌소원이 제기되었고, 다수 결정에서 재판관 과반수인 5인의 위헌의견이 나왔으나, 심판정족수 6인에 이르지 않아 합헌결정이 내려졌습니다(헌법재판소 2020. 10. 29 자 2019헌가15 결정, 2020. 3. 26 자 2017헌바129, 2018헌바93(병합) 결정, 헌법재판소 2012. 12. 27 자 2011헌바217 결정). 이는 이 사안 헌법재판소 결정처럼 금융회사등 임직원의 직무 범위에 관한 것은 아니고, 가중처벌규정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당해 결정들의 위헌 의견에 의하면 “금융산업의 발전과 확대에 따라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담당하는 업무가 다양화되고 있어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는바, 금융기관의 임·직원 모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청렴의무를 부과하여 금품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것은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여,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되고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결정들의 위헌 의견을 볼 때 농협 하나로마트 임·직원에게 특경법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금융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업무가 다양화되고 있고, 모든 업무가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고 보입니다.



4. 결론

특경법 제5조의 입법 취지에 대해 대법원은 “금융기관은 특별법령에 의하여 설립되고 그 사업 내지 업무가 공공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국가의 경제정책과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임·직원에 대하여 일반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청렴의무를 부과하여 그 직무의 불가매수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데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0. 2. 22. 선고 99도4942 판결).


현행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르면 농협은행 하나로마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는 것이 ‘농협은행’의 부실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으므로 특경법 제5조가 적용됩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최근 헌법재판소 결정의 위헌의견을 볼 때 모든 금융기관 직원의 업무가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합니다. 따라서 이 사안 헌법재판소 결정으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도 여전히 일반적인 유통업체의 업무와 다를 바 없는 농협 하나로마트의 임·직원의 업무가 특경법 제5조 ‘금융회사등 임·직원의 직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재고되어야 합니다.



정해윤 변호사 (hyjung@lawlog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