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법조계 커뮤니티

신선경의 와인 이야기(4) 이탈리아 '라밍고'

구름처럼 떠돌고 싶을 때는 이탈리아 産 ‘라밍고’ 한잔

미국변호사

174763.jpg


‘인생은 나그네길~’ 가수 고(故) 최희준씨는 국악인 고(故) 황병기씨와 함께 가장 대중적으로 유명한 나의 법과대학 동문이며, 그분들이 활동한 50년대 말부터 거의 60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동문들 중에서 그의 유명세를 뛰어넘는 사람이 없다. 오죽하면 1993년, 나의 대학 신입생 수련회 때 퀴즈시간에도 동문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한 정답이 최희준씨였을까. 직업군이 넓지 않은 법전공의 특성상, 앞으로도 동문 중에 이 분의 인기를 능가할 월드스타급 아이돌 가수나 배우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애저녁에 마음을 접었다.


174763_1.jpg많은 사람들이 최희준씨의 히트곡 제목이 가사 중 가장 알려진 부분인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대로 ‘나그네’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하숙생’이다.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고 정과 미련을 두지 않고 정처없이 흘러간다는 가사 내용대로라면 나그네라는 제목이 더 맞지만, 당시 영화화된 라디오 드라마 ‘하숙생’의 OST였기 때문에 제목이 하숙생으로 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처없이 떠도는 나그네의 상징은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이태리 와이너리 Indomiti의 내추럴 와인 Ramingo의 레이블을 봐도 놀랍게도 동서양이 똑같다. 모자/삿갓과 바람에 나부끼는 외투/도포, 쓸쓸한 뒷모습. 라밍고가 이태리어로 나그네란 뜻이다. 이 와인은 스킨컨택(skin contact)이라는 포도껍질(skin)과 함께 과육을 일정기간 발효 숙성하는 양조방식으로 만든다. 일반적으로 레드와인만 껍질을 침용하여 만들고 화이트와인은 포도즙을 짜낸 후 껍질을 접촉(contact)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스킨컨택 방식으로 화이트와인을 양조하면, 포도껍질에서 탄닌과 향이 더 추출되어 더 묵직하고 색이 오렌지색으로 더 짙어진다. 그래서 소비뇽 블랑 특유의 뚜렷하고 날카로운 산미뿐 아니라, 존재감 있는 탄닌이 쌉싸름함을 더하여 자몽, 허브, 흰꽃, 복숭아향이 같이 먹은 장어 튀김과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나그네의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는 상쾌한 자유와, 씁쓸한 외로움처럼.


신선경 변호사 (법무법인 리우)

 

종합법무관리솔루션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