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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 보호, 메타버스에서는?

리걸에듀

[2021.11.05]



법무법인(유) 화우의 신사업팀은 메타버스와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법적 쟁점들에 대하여 뉴스레터 시리즈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기존 상표권의 논의들이 메타버스 내에서 어떻게 적용/변형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메타버스 내 디지털 상품의 상표권 침해 여부

(1) 메타버스 내 상표권 보호의 필요성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억눌려 있던 소비심리가 ‘보복 소비’ 형태로 발현되면서 2021년 상반기 명품의 판매매출이 급증하였습니다. 이러한 소비심리를 반영하듯 최근 메타버스의 새로운 동향은 명품 패션 기업과의 협업인 것으로 보입니다. 명품 패션 브랜드인 구찌(Gucci)는 제페토와의 협력을 통해 메타버스인 제페토 내에 가상 매장 ‘구찌 빌라’를 열고 이용자들이 직접 자신의 아바타에 구찌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도록 한 바있습니다.


이와 같이 현실 공간에서의 상표나 디자인 등을 활용한 디지털패션 상품이 메타버스 내에서도 유통됨에 따라 오프라인에서도 소위 ‘짝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패션 브랜드들은 메타버스 내에서도 이러한 ‘짝퉁’ 상품의 유통 가능성을 중요한 이슈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가상 공간에서의 상표 사용 등을 이유로 한 다수의 소송이 문제된 바 있습니다.


(2) 상표권으로 보호받기 위한 요건

기존 상표법 법제에 따르면 현실 공간에서도 모든 상표의 사용이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표 등록을 위해서는 상표와 함께 보호받으려는 상품을 지정(“지정상품”)해야 하며(상표법 제38조 제1항), 이러한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대해 출처표시를 위하여 상표를 사용(실무적으로는 ‘상표적 사용’이라고 표현합니다)하여야만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게 됩니다.


(3) 지정상품의 문제

따라서 어떤 브랜드(상표)가 ‘의류(제25류)’만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상표 등록을 받았다면,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아바타의 의류에 이러한 상표가 사용되는 경우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대해 상표가 사용된 것인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아바타의 의류는 실제 의류가 아니라 화상 이미지 내지는 디지털 파일이기 때문입니다. 견해에 따라서는 아바타의 의류는 실제 의류와 지정상품이 다르기 때문에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상표권자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내려받기 가능한 이미지 파일(제9류)’ 등의 지정상품에도 모두 상표를 등록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 시대를 미처 상정하지 못한 채 현실세계의 ‘의류’ 등에만 등록된 기존 상표는 메타버스 내에서의 상표권 침해에 대해 보호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현실 공간에서의 ‘의류’와 가상 공간에서의 ‘의류’가 유사한 지정상품이라고 판단될 여지도 있습니다.

 

지정상품의 유사 여부는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판단요소는 ‘수요자가 상품출처의 오인이 있다고 생각할 것인가’이므로, 수요자가 실제 공간에서의 상품의 제공(예컨대 구찌 의류의 판매)과 가상 공간에서의 상품의 제공(예컨대 구찌 아바타 의류의 판매)이 동일한 업자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라면, 실제 공간에서의 ‘의류’와 가상공간에서의 ‘의류’가 유사한 지정상품이라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상표법과 유사한 법리가 적용되는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 금지되는 부정경쟁행위의 경우에는 지정상품 자체가 문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의 경우에는 상표법과 별개의 요건(예컨대 상표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있을 것)을 요구하므로 유명 브랜드나 상표가 아닌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를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4) 출처표시를 위한 사용의 문제

상표권 침해가 되기 위해서는 출처표시를 위하여 상표를 사용하여야 하므로 예컨대 패러디를 위한 상표 사용 등 정당한 사용(fair use)의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가 되지 않습니다. 메타버스 등 가상 공간에서의 상표의 사용은 현실 공간에서의 상표의 사용의 경우보다 변형적(transformative)으로 이용되는 형태의 것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출처표시를 위한 사용, 즉 상표적 사용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현실 공간에서보다는 더 많을 것입니다. 다만, 현실 공간에서의 상품을 메타버스 등 가상 공간에서의 디지털 상품으로 그대로 옮겨 온 경우(예컨대 ‘짝퉁’ 상품)에는 상표가 가지는 고객흡인력 등에 무임승차(free-ride)하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출처표시를 위한 사용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2. 메타버스 내 상표권 침해에 대한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자의 법적 책임

메타버스 내에서 상표권 침해가 발생하였을 때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자는 어떤 법적 책임을 질 것인지 역시 중요한 이슈입니다. 실제 침해자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피해자인 상표권자가 플랫폼 운영자에게 책임을 묻고자 할 수도 있고, 법정책적으로 보면 플랫폼 운영자에게 일정한 법적 책임이 인정되어야 플랫폼 운영자가 상표권 등의 보호 정책을 엄격히 실시할 유인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상표권 침해에 대한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오픈마켓 운영자)의 법적 책임을 유추적용하자는 견해가 다수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아디다스 사건’에서 대법원(대법원 2012. 12. 4.자 2010마817 결정)은 오픈마켓에서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짝퉁 상품이 판매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오픈마켓 운영자에게 상표권 침해 상품 판매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러나, ①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상표권 등을 침해한다는 사실이 명백하고, ② 오픈마켓 운영자가 위와 같은 판매 게시물로 인하여 상표권을 침해당한 피해자로부터 게시물의 삭제 및 차단 요구를 받거나, 해당 게시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나고, ③ 기술적, 경제적으로 그 게시물에 대한 관리·통제가 가능한 경우에는, 오픈마켓 운영자에게 그 게시물을 삭제하고 향후 해당 판매자가 위 인터넷 게시공간에서 해당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판시하였으며, 오픈마켓 운영자가 이를 게을리하여 게시자의 상표권 침해를 용이하게 하였을 때에는 위 게시물을 직접 게시한 자의 행위에 대하여 부작위에 의한 방조자로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위 대법원 결정에 비추어 보면, 메타버스 내에서 특정 브랜드의 ‘짝퉁’ 상품이 유통됨으로 인하여 상표권 침해가 발생한 경우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자 역시 일정한 요건 하에서는 상표권 침해에 대하여 부작위에 의한 방조자로서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자는 이러한 불법행위책임 부담을 방지하기 위하여, 상표권 등 정당한 권리 침해행위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사용자들의 ‘짝퉁’ 상품 거래 등을 인지하게 되는 경우에는 일정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광욱 변호사 (kwlee@hwawoo.com)

이근우 변호사 (klee@hwawoo.com)

임철근 변호사 (cglim@hwawoo.com)

이수경 변호사 (sgyi@hwawoo.com)

선 민 변호사 (msun@hwawoo.com)

황희경 미국변호사 (hkhwang@yoon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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