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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중화인민공화국중재법(개정)의견수렴안>의 공표와 시사점

미국변호사

[2021.09.27.]



I. 서론

2021년 7월 30일 중국 사법부는 <중화인민공화국중재법(개정)(의견수렴안)>(이하 “의견수렴안”)을 공표하였습니다. 이는 1995년 <중화인민공화국중재법>(이하 “중재법”)이 시행된 이래 2009년 및 2017년에 각각 일부 조항에 대하여 개정이 이루어진 이후 최초로 중재법에 대한 전면적인 개정작업으로서 향후에 중국 중재제도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에 대한 좋은 시사점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이에 본 Legal Update에 서는 이러한 <의견수렴안>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II. 의견수렴안의 주요내용

<의견수렴안>은 총 8장 99개 조항으로 구성되었고 중재합의의 효력, 관할권이의제도, 임시조치제도, 중재인의 선정, 중재판정의 철회 등과 관련하여 큰 폭의 개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행 중재법과 비교한 주요내용은 아래 도표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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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시사점

중국 중재법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의 중재법과 달리 UNCITRAL 모델중재법을 수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동안 UNCITRAL 모델중재법을 중재법에 반영된 국제중재의 통상적인 practice들이 중국에서도 적용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 외국중재기관의 중재를 행하는 것 역시 중국 중재법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의견수렴안>은 외국중재기관에 의한 중국 내 중재진행, 중재지, 중재합의, 임시조치, 중재판정부의 권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국제중재의 일반원칙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의견수렴안>이 입법되고 시행될 경우 중국은 한층 더 중재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며, 중국에서 진행되는 중재사건, 특히 국제중재사건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의견수렴안>은 최종적으로 확정될 때까지 개정방향 및 동향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중재기관의 중국 내 진출 가능성을 명문화하였다는 점입니다. 기존 중재법은 인민정부의 사법행정부(Administrative Department of Justice of the People’s Government)를 통하여 중재기관이 설립되도록 명시하고 있었고(제10조), 외국관련중재기관은 중국국제상공회의소를 통해 설립되어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 있어(제66조) ICC나 SIAC과 같은 해외 중재기관이 중국 내 중재를 관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중국에서 중재를 하려면 중재기관인 CIETAC (China International Economic and Trade Arbitration Commission)이나 베이징중재센터(Beijing International Arbitration Center)와 같은 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의견수렴안>은 ‘외국중재기관’이 일정 절차를 거쳐 중국 내에서 영업지점을 설립하거나 국제중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명문화하고 있어(제12조) <의견수렴안>이 도입된다면 중국 내 중재사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중재기관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UNCITRAL 모델중재법을 근거로 국재중재사건에서 통용되는 일반 원칙이 중재법 내 다수 도입되었습니다. 이하에서는 이에 관한 주요 개정사항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이번 <의견수렴안>은 중재지의 개념을 명시적으로 도입하고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합의할 수 있음을 명시하였습니다(제27조). 중재지는 일반적으로 중재의 법적주소지이자, 중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경우 관할 법원을 정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UNCITRAL 모델중재법에 따르면 중재합의의 당사자들은 제한 없이 자유롭게 중재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제20조 제1항). 그런데, 중국에서는 그동안 중재기관을 기준으로 중재의 법적주소지를 판단하는 태도를 취해오면서도, 일부 판례에서는 중재지에 따라 법적주소지를 판단하여 인민법원에 관할권이 없다고 보기도 하여 혼란이 있어 왔습니다. 그러나 <의견수렴안>에서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중재지를 합의할 수 있도록 하고, 중재합의에 중재지를 약정하지 않았거나 불분명한 경우 사건을 관리하는 중재기관 소재지를 중재지로 하도록 명시하였는바(제27조) 중재지와 관련된 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둘째, 이번 <의견수렴안>에 따르면 중재합의 시 중재기관을 명시할 것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기존 중재법에서는 당사자의 중재합의 시 중재기관을 반드시 정하여야 하며 그렇지 아니한 중재합의는 무효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기존 중재법에 의하면, 임의중재(ad hoc arbitration)는 허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중재합의에서 중재기관은 명시하지 않은 채 특정 중재기관의 규칙을 따른다고만 규정한 경우 중재기관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보아 중재합의가 무효라는 판례가 있어 이러한 경우에도 중재합의가 무효가 될 위험성이 존재하였습니다. 그러나 <의견수렴안>에서는 중재합의 시 중재기관을 명시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삭제하고, 중재합의를 통해 중재기관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에도, 적용하는 것으로 약정된 중재규칙으로 중재기관을 확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당해 중재기관에서 중재를 수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중재합의에서 중재기관을 약정하지 않았고 보충합의에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당사자의 공동주소지의 중재기관에 중재를 제기할 수 있고, 공동주소지가 없을 경우 당사자 주소지 외 최초로 입안한 제3의 장소 중재기관에서 중재를 수리할 수 있습니다(제35조). 나아가, 중재기관을 명시하지 않는 중재합의도 인정하게 됨에 따라 국제중재사건에 있어 임의중재가 인정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셋째, 중재판정부에게 임시조치를 내릴 권한을 부여하였습니다(제43조). 기존 중재법은 오직 인민법원만이 재산보전조치와 증거보전조치와 같은 임시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의견수렴안>에서는 UNCITRAL 모델중재법과 동일하게 중재판정부에게 재산보전, 증거보전, 행위보전과 중재판정부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단기 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건 전반에 대해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중재판정부에 의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임시조치가 내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넷째, 중재판정부의 권한을 중재판정부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제28조, CompetenceCompetence원칙). 중재판정부에게 자신의 권한을 결정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는 UNCITRAL 모델중재법과는 달리 기존 중재법은 당사자가 중재합의의 효력 또는 관할권에 이의가 있을 경우 중재기관 또는 인민법원에 결정을 할 것을 청구하도록 되어 있어, 중재기관 또는 인민법원의 판정이 내려질 때까지 중재는 중단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의견수렴안>에 따르면 이러한 경우 중재합의의 효력 또는 관할권에 이의가 있을 경우 당사자는 중재규칙에서 규정한 “답변기한” 내 제기하여야 하며 중재판정부가 직접 이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의견수렴안>이 도입될 경우 중재판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한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재판정부의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중재지의 중급인민법원 및 상급인민법원에 심사 및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28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의견수렴안>은 국제중재절차에서 통용되는 일반원칙을 다수 반영한 것으로, 그동안 각국에서 중재를 진행해본 당사자들에게는 익숙한 내용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외에 새롭게 도입되거나 종전 중재법 내용과 기간 등이 변경되어 유의를 요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주계약과 종된 계약이 문제되는 분쟁에 있어서의 중재합의의 문제입니다. <의견수렴안>은 주계약 및 종된 계약과 관련되는 분쟁의 경우, 주계약과 종된 계약의 중재합의가 다르다면 주계약의 중재합의를 기준으로 하며, 종된 계약에서 중재합의를 하지 않았을 경우 주계약의 중재합의가 종된 계약의 당사자에게도 효력이 미치도록 명시하였습니다(제24조). 일례로 주계약에서 요구되는 보증서 등을 발행하는 경우를 본계약을 주계약으로, 보증서를 종된 계약 관계로 보는데, 엄밀히 말해 두 계약은 별개의 계약에 해당하므로 원칙적으로 각 계약상 중재합의가 존재하여야 하며, 두 중재합의가 상이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견수렴안>에서는 이러한 경우 각 중재합의의 내용이 상이한 경우 주계약의 중재합의를 종된 계약의 분쟁에 있어서도 적용하게 함으로써 중재판정부의 관할을 종된 계약에 이르기까지 보다 넓게 인정하여 보다 효율적인 분쟁의 해결을 도모하고자 하였습니다.


또 한가지 유의하여야 할 것은 <의견수렴안>에 따르면 중재취소를 구하는 경우 판정서를 받은 날부터 3개월 내 제기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제78조). 이는 기존 중재법에서 규정한 6개월의 기간에서 절반으로 단축된 것으로, <의견수렴안>이 도입된다면 중재취소 신청 시 기간도과에 각별히 유의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강희철 변호사 (hckang@yulchon.com)

백윤재 변호사 (yjbaek@yulchon.com)

변웅재 변호사 (ujbyun@yulchon.com)

박현아 변호사 (hapark@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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