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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경의 와인 이야기(3) 남프랑스의 '비오니에'

나는 주인공으로 만드는 특별한 와인

리걸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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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만남부터 살갑게 굴며 편하게 친절한 사람이 좋은가, 아니면 대중에게 무뚝뚝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에게만 조용히 잘해주는 사람이 좋은가? 일단 나는 둘 다 좋다. 나에게 잘하는 건 같으니까.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잘해주는 사람의 호의를 받을 때와, 원래 안 그러는 무뚝뚝한 사람이 내게만 서투르지만 따뜻한 친절을 베풀 때는 그 특별함이 다르다. 가벼운 로맨스 소설의 흔한 주제이기도 하다. 외모는 뛰어나지만 성격은 그다지 좋지 못한 (또는 그렇게 오해를 받는) 사람이 주인공과 좋지 않은 첫만남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여러 사건으로 엮이게 되고, 그때마다 보이는 쾌활하고 꾸밈없는 주인공의 성격에 반해서 (그런데 주인공도 안경을 벗고 꾸미면 미남 또는 미녀임) 마음을 열고 남들에겐 여전히 까칠하게 굴면서도 주인공에게는 헌신적으로 충성하고 사랑을 보인다. 아름답지만, 그래서 소설이다. 원래도 예의바르고 친절한 사람이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든 아니든 다른 사람에게 능숙하게 잘 해줄 것이고, 안하던 사람이 갑자기 친절하려면 서툴기도 하고, 상대가 원하는 방향의 친절이 아닐 수 있으며 무엇보다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원래 안그러던 사람이 자발적으로 스스로 바꾸는 모습은, 거의 반백년을 살았지만 소설에서만 보고 현실에서는 못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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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못봤고 포도는 봤다. 비오니에(viognier)는 남프랑스 론(Rhone)의 토착 화이트 품종으로 과할 정도의 꽃향기가 특징이다. 심할 때는 어디서 향수를 뿌렸나 생각이 들 정도여서, 비오니에로 만든 와인을 비누 먹는 것 같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남 신경 안쓰고 자신의 아름다움만 뽐내기 바쁜 비오니에는 까칠한 것만 같지만, 그 꽃향과 포도의 다른 향들이 병 안에서 어우러져 잘 숙성되고 알맞은 온도에 마시게 되면,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특별한 와인이 된다. 비교적 쉽게 열리는 도멘 조르쥬 베르네 비오니에 르 피에 드 삼손(Domaine Georges Vernay Le Pied de Samson 2016)을 추천한다.



신선경 변호사(법무법인 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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