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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플랫폼노동종사자에 대한 사회보험법의 적용

리걸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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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플랫폼은 1990년대 이후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등장한 분야로 일반적으로 서비스 수요자와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시켜주는 양자간 또는 복수 당사자간의 시장을 의미한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대개 서비스 제공자와 서비스 수요자를 중개하는 대가로 이익을 취한다. 가장 보편적인 양자간 시장으로는 고객(승객)과 운전자를 연결시켜주는 운송플랫폼을 들 수 있다. 3자간 시장으로는 가맹점(음식점), 배달노동종사자 및 고객을 연결시켜주는 배달플랫폼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배달시장도 다양해 플랫폼이 배달대행업을 겸하여 고객과 배달노동종사자를 직접 연결시켜주기도 한다. 상세한 논증은 '플랫폼노동종사자에 대한 사회보장법적 보호' 노동법학 제79호(2021. 9.)에 게재된 글을 참조하길 바란다.


플랫폼노동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플랫폼의 중개로 고객과 노동종사자가 대면하지 않고 순전히 가상공간에서만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웹(web) 기반 노동, 애플리케이션(app.) 기반 노동 또는 크라우드 노동(crowed work)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업워크(UpWork), 피플퍼아우어(PeoplePerHour), 탑탈(Toptal), 프리랜서(Freelancer) 및 아마존 메커니컬 턱(Amazon Mechanical Turk) 등을 들 수 있다. 웹기반 노동은 데이터 입력 등 단순 노동부터 소프트웨어 디자인, 오디오 및 비디오 내용 조정, 번역, 온라인상담, 디자인개발, 법률상담, 회계 등 전문성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고숙련 노동까지 업무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다른 하나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고객의 주문에 대하여 플랫폼노동종사자가 오프라인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주문형 노동(on-demand work)이다. 주문형 노동은 플랫폼노동종사자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고객에게 직접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아 오프라인에서 노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O2O(Online to Offline) 노동'이라고도 한다. 주문형 노동은 우리에게 친숙한 유형으로 음식배달, 택배, 대리운전, 가사 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 이츠 등이 대표적인 주문형 노동이다. 전세계적 주문형 노동으로는 우버, 캐림, 리프트, 딜리버루, 글로보, 푸도라, 푸드판다, 우버이츠, 캐어, 에어비앤비 등을 들 수 있다. 주문형 노동은 대개 단순하거나 중간 정도의 숙련을 요구하는 업무가 주를 이룬다.

플랫폼노동은 대부분 잘게 세분화된 작업으로 이루어진 초단기 일자리로 매우 자유롭고 법적 규제를 덜 받는다는 특징을 갖는다. 또한 진입장벽이 거의 없고 노동방식이 유연하기 때문에 사업자에게나 노동종사자에게나 거래비용을 절감하게 한다. 사업자는 유형의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전속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도 사업을 할 수 있고, 그로부터 높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노동종사자는 취업에 필요한 복잡한 절차가 없이도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지휘·감독을 덜 받아 인적 종속성 측면에서 일반 근로자에 비해 자유롭다. 그러므로 경력단절여성, 청년 및 장애인 등 취업이 어려웠던 사람들도 언제든지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전일제든 시간제든 본인이 원하는 대로 노동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원치 않으면 언제라도 일을 그만둘 수 있다.

한편 노동종사자 측에서 볼 때 플랫폼노동이 자유롭다는 장점은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결정적 약점으로 귀결된다. 예컨대 대부분의 노동종사자들이 독립자영업자의 지위에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노동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므로 최저임금, 근로시간 제한, 휴가 등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또 그러기에 사회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해 일을 하다 다쳐도 보상을 받지 못하고, 실직을 해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 또한 근로시간의 제한이 없어 누구나 일한 만큼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종사자들이 신체건강에 무리가 갈 정도까지 노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수면, 용변, 식사 등 생리적 욕구까지 참아 가며 '자기착취(self exploitation)'적으로 일하는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및 배달기사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플랫폼노동은 웹기반 노동, 주문형 노동을 불문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플랫폼노동을 주된 직업이나 부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법적 지위는 여전히 불명확한 상태이다. 이들을 자영업자로 보는 견해도 있고, 근로자로 간주하는 견해도 있고, 양자의 중간인 제3의 '회색 지대'에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일반적으로 플랫폼노동종사자는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직접 노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광의의 '특수고용직종사자'로 간주된다. 다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노무를 제공하므로 일반 특수고용직종사자와 구별하여 '디지털 특수고용직'이라고도 한다.

플랫폼노동종사자들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전세계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나, 보호 여부 또는 보호 방식은 각 나라의 법제, 문화 및 업무방식에 따라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특수고용직종사자들 중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들에 대하여는 일부 사회보험법령에서 특례 규정을 두어 불완전하나마 보호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에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특수고용직종사자들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고 하여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산재보험법 제125조에서 의미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인정되려면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해야 하고, 노무를 제공함에 있어서 타인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자라야 한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125조에서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보험모집인, 건설기계운전자, 학습지방문강사, 골프장캐디,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회원모집인, 대리운전기사, 방문판매원, 방문점검원, 가전제품배송설치기사, 화물차주 및 소프트웨어기술자 등 14개 직종 종사자로 열거하고 있다. 문제는 시행령이 정하는 14개 직종에 포함된다 할지라도 플랫폼노동종사자들의 경우 대부분이 복수의 사업주에게 노무를 제공하므로 특정 사업주에의 전속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산재보험법의 사각지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21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고용보험법' 제77조의6에서는 이른바 '노무제공자'에 대한 특례 규정을 신설해 근로자가 아니면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고 해당 사업주 또는 노무수령자로부터 일정한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는 계약(노무제공계약)을 체결한 사람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노무제공자)과 이들을 상대방으로 하여 노무제공계약을 체결한 사업에 대하여 고용보험에의 가입을 강제하고 있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104조의11에서는 노무제공자인 피보험자의 범위를 보험모집인, 학습지 방문강사, 택배원, 대출모집인, 신용카드회원모집인, 방문판매원, 방문점검원, 가전제품설치기사, 방과후 강사, 건설기계운전자, 화물자동차운수사업자 등 11개 직종 종사자로 한정하고 있다.

또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노무제공플랫폼사업자에 대한 특례 규정에서는 노무제공사업의 사업주가 노무제공자와 노무제공사업의 사업주에 관련된 자료 및 정보를 수집·관리하여 이를 전자정보 형태로 기록하고 처리하는 시스템(노무제공플랫폼)을 구축·운영하는 사업자(노무제공플랫폼사업자)와 노무제공플랫폼 이용에 대한 계약(노무제공플랫폼이용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노무제공플랫폼사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노무제공자에 대한 피보험자격의 취득 등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고용보험법 제77조의7).

 
일견 고용보험법상 노무제공자 특례 규정에서는 산재보험법에서처럼 특정 사업주에의 전속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복수의 사업주를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는 특수고용직종사자(플랫폼노동종사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용보험법 역시 특수고용직 중 11개 직종 종사자만을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법정되지 않은 직종의 플랫폼노동종사자들은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게 된다. 노무제공플랫폼사업자에 대한 특례 규정의 적용을 받는 플랫폼노무제공자에 대한 직종은 아직 시행령에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이 또한 일부 직종에 한정될 것으로 보여 절대 다수의 플랫폼노동종사자들은 고용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문제는 고용보험법상 노무제공자에 해당하는 11개 직종이 방과후 강사를 제외하고는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직종과 중복된다는 점이다. 산재보험법은 산재의 위험이 높은 직종을 우선적 가입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직종들을 고용보험법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고용보험법은 그 목적에 맞게 실직 위험이 높은 직종을 우선 적용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플랫폼노동종사자들 대부분이 열악한 조건하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보호의 틀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데는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산재보험법과 고용보험법이 특례 규정을 두어 플랫폼노동종사자들에 대한 보호의 길을 열어 놓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플랫폼노동종사자들에 대한 사회보험법적 보호를 확대하려면 현행법의 문제 규정을 순차적으로 개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산재보험법상 특정 사업주에의 전속성 규정이 삭제되어야 절대 다수의 플랫폼노동종사자들의 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올 수 있다. 또한 산재보험법상 14개 직종, 고용보험법상 11개 직종만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내지 노무제공자로 간주되어 보호된다는 한계로 인하여 해당 직종 외의 종사자들은 법의 사각지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양 법상 적용 직종의 제한 규정을 삭제하여야 플랫폼노동종사자들이 산업재해 및 실직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조성혜 교수(동국대 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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