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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판결] "생식능력 제거하거나 성기 성형수술 받지 않아도 성별 정정"

수원가정법원 "생식능력 비가역적 제거 요구는 자기결정권 및 인격권 제약"

미국변호사
생식능력을 제거하거나 성기 성형수술을 받지 않아도 성별 정정을 할 수 있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자궁적출술과 같은 생식능력의 비가역적 제거가 성별 정정의 필수요건은 아니라는 취지다.


수원가정법원 가사항고2부(재판장 문홍주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20대 성전환자 A씨가 신청한 성별 정정 신청사건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했다.


지난 2000년 여성으로 태어난 A씨는 중학교 3학년 무렵부터 자신을 남성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2019년 무렵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성전환증을 진단받았다. 이후 A씨는 양측 유방절제술을 받고, 남성 호르몬 요법을 거치며 외모와 목소리 등이 남성화됐다. 하지만 A씨는 자궁적출술이나 남성의 성기를 갖추는 수술은 따로 받지 않았다. 대신 남성의 옷과 머리 모양 등을 갖춘 채 남성으로 생활해 왔다.

이후 A씨는 2019년 12월 "내 성 정체성에 맞도록 법적 성별을 남성으로 바꿔 달라"며 법원에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신청을 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2020년 4월 "A씨가 성전환을 위한 의료적 조치 중 양측 유방절제술 등은 받았지만, 자궁 난소 적출술 등은 받지 않아 여성으로서의 신체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항고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고심 재판부는 "자궁적출술과 같은 생식능력의 비가역적인 제거를 요구하는 것은 성적 정체성을 인정받기 위해 신체의 온전성을 손상토록 강제하는 것"이라며 "자기 결정권과 인격권,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결과가 된다"며 성별정정 허가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신청인은 남성화된 현재 모습에 대한 만족도가 분명해 여성으로의 재전환을 희망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며 "여성으로서의 생식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성으로의 전환이 신분 관계의 안정성을 해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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