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대검찰청

물고기 바닥에 ‘내동댕이’ 치면 동물 학대인가

전문가들 “다양한 동물관련 법률문제 대두” 전망

미국변호사

동물권이 대폭 강화되고 민법상 물건으로 취급되던 동물에게 생명체로서 독립적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내용의 법개정까지 추진되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법제도가 바뀔 경우 동물학대범죄 관련 처벌 대상과 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검찰은 새로운 처벌 기준 확립 등을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총장 김오수)은 최근 형사법 관련 연구단체들을 상대로 '동물학대 행위 등 처벌 관련 비교법적 연구' 공고를 내고, 연구용역 대상자를 선정 중이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주요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동물학대 범죄 처벌 사례를 비교법적으로 검토해 한국형 요건과 기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상은 25개 로스쿨, 5개 법학회(한국비교형사법학회·한국형사법학회·한국형사소송법학회·한국형사정책학회·제4차산업융합법학회), 1개 연구원(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다.

 

 173137.jpg

대검 형사2과(과장 김종우 부장검사)가 주무를 맡아 지난달 말까지 접수한 제안서를 토대로 연구자를 심사 중이다.

대검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동물학대 행위는 유형이 매우 다양하다"며 "현재도 △형사법적으로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인 동물의 범위 △처벌 대상인 동물 학대의 구체적인 행위 태양 △처벌 수위 등에 대한 사회적인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기존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례, 판례, 통계 등의 분석을 통한 실증적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동물도 생명체로서 

법적지위 인정 추진’에 맞춰


법무부(장관 박범계)는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선언적인 조항을 민법 제98조2에 신설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마련해 지난달 30일까지 입법예고했다. 또 △사람이 동물을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 가해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반려동물의 정의를 확대하는 방안 △민사집행법 개정을 통해 반려동물을 강제집행의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 등도 논의 중이다. 현행 민법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물건으로 규정해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입법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동물보호법은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척추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반려견·반려묘 등 일반 국민에게 친숙한 애완동물을 학대한 경우에만 수사나 처벌을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처벌 수위도 높지 않다.


검찰, 

새로운 처벌기준 확립 위한

 연구용역 발주 


전문가들은 동물권이 대폭 확대되고 민법이 실제로 개정되면 △어류나 파충류를 학대한 경우도 처벌할 것인지 △어떤 행위를 학대로 볼 것인지 등 다양한 법적 쟁점이 발생해 혼선이 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정부 검역정책에 항의하는 취지의 집회에서 일본산 방어와 참돔을 바닥에 던진 경남어류협회 관계자들을 최근 검찰에 송치(기소의견)하기도 했다.

동물의 법적 지위가 향상되면 동물학대 처벌 대상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어류·파충류 학대한 경우도

 처벌할지 여부 관심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동물보호법 위반 관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동물학대)은 총 4039건에 그친다. 경찰이 검거한 4358명 중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인원수는 절반가량인 2751명이며, 구속된 사람은 11년간 5명에 그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동물보호에 관한 국민의식조사(온라인 조사·응답자 5000명)'에서는 48.4%가 "동물학대 처벌이 약하다"고 응답했으며, 동물을 구타하는 등 물리적으로 학대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96.3%가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다양한 동물 관련 법률문제들이 대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반려견 상속 및 의료 관련 소송, 어류 파충류 등 비반려동물에 대한 학대 범죄, 동물에 대한 과실치상 등 바꾸거나 검토해야 할 법제도가 엄청나게 많다"며 "법률시장도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한 로스쿨 교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럽에서는 동물학대죄를 다룰 때 '사람-물건'이라는 대립구도에서 벗어나 법제도를 발전시켜 혼선이 적은데, 우리나라는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동물권이 부각되면서 갑자기 법개정이 될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독일에서는 동물의 지위를 인간의 동료인 생명체로, 프랑스에서는 개인적 법익이나 사회적 법익과 구분된 별개의 법익으로 다룬다"고 설명했다.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