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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판결] '40대 중반부터 최대 50% 임금삭감' 임금피크제 적용은 "무효"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차별'… 고령자고용법 위반
합리적 이유 없고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도 반해
서울고법, 학습지 교사들이 낸 소송서 원고일부승소 판결

미국변호사

회사가 40대 중반 직원부터 최대 50%까지 임금을 삭감도록 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은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할 수 없도록 한 고령자고용법(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하며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전지원 부장판사)는 ㈜대교를 상대로 A씨 등 전·현직 학습지 교사들이 낸 임금소송(2019나2016657)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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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는 2009년 직급을 6단계로 나눠 일정 기간이나 횟수 경과 시까지 승급하지 못한 경우 승급 기회 및 임원 임용기회를 제한하는 '직급정년제'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직무등급별로 만 50세에서 만 57세까지 정년해당기간을 달리했고, 승급기회 역시 다르게 정했다. 또 직급에 따라 임금피크 적용연령을 달리해 1등급은 임금피크 최초 적용 연령을 만 50세로, 4등급은 만 44세로 적용하도록 했다.

 

대교는 이후 2010년 임금을 순차로 50%까지 삭감하는 등 임금삭감률을 높인 '2차 임금피크제' 등 인사제도 개선을 내용으로 한 취업규칙 개정안에 대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인사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이에 A씨 등은 "취업규칙 변경이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임에도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이 아닌 직원들까지 동의 대상에 포함시켰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개입이나 간섭했다"며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연령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고령자고용법 등에 위배된다"면서 소송을 냈다. 이들은 이같은 임금피크제는 민법 제103조가 규정하고 있는 선량한 풍속이나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에 해당해 무효라고도 주장했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1항은 합리적인 이유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해선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통상의 임금피크제와 비교할 때, 그 명칭만 동일할 뿐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근로자에게 일방적 불이익을 가하는 내용으로 설계돼 있다"며 "40대 중반에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이 된 근로자들은 이후 정년에 이르기까지 약 10여년간 절반에 가까운 임금 삭감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상당한 비율의 임금 삭감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질이나 양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일정한 연령에 도달했는지 여부'와 '승급대상에서 누락했는지 여부'에 연동돼,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의 특성에 비춰 합리성을 찾기 어렵다"며 "통상의 제도와 비교해 이례적인 내용의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이유도 추상적으로 언급했고, 그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며 "이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부당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므로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임금피크제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절차적인 문제 등을 들어 무효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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