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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LAW

[박상오 변호사의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LAW] 유명인 허락 없이 마음대로 관련 상품을 판매하면 안 되는 이유

리걸에듀

[2021.08.28.]



세상에는 어떤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밤낮으로 아이디어를 짜내고, 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모든 것을 바쳐 노력하는 사업가도 있지만, 반대로 남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그대로 베끼거나(이른바 '카피캣') 남의 유명세만 자신의 사업에 활용해 쉽게 돈을 벌려는 사업가도 있다. 후자의 예로는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의 사진을 당사자 동의 없이 마음대로 자사 광고에 사용하는 경우, 유명 연예인 등의 포토카드나 화보집을 무단으로 제작해 판매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연예인 등의 소속사는 과거에는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해 주로 초상권 침해나 퍼블리시티권(이는 현행 법령상 인정되는 권리는 아니다)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런데 대법원이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해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해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해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이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 개정됐고, 같은 법 제2조 제1호 (차)목에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추가됐다(이후 다시 조문 위치만 차목에서 카목으로 변경됐다).


그리고 소속사 등은 소속 연예인의 사진 등을 무단으로 사용한 상품의 판매 행위 등에 대하여 위 조항에 근거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주장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월간 연예잡지를 발간하는 어떤 잡지사가 BTS의 행사나 공연 사진, 비하인드컷이 수록된 화보집을 소속사의 허락 없이 발간하려고 하자 BTS의 소속사(빅히트엔터테인먼트, 현 '하이브')가 해당 화보집의 인쇄, 제본, 제작, 복제, 배포, 판매 등의 금지를 청구한 사건에서, BTS의 소속사 측은 위 잡지사의 행위가 위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 대법원은 우선 BTS의 소속사가 해당 그룹의 구성원들을 선발해 전속계약을 체결한 후 훈련을 통해 구성원들의 능력을 향상시켰고, 전속계약에 따라 그들의 음악, 공연, 방송, 출연 등을 기획하고, 음원, 영상 등의 콘텐츠를 제작·유통시키는 등 BTS의 활동에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했으며, 그로 인해 BTS과 관련해 쌓인 명성?신용?고객흡인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는 위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에서 말하는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20. 3. 26.자 2019마6525 결정).


또한 대법원은 BTS의 소속사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위 성과 등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타인이 무단으로 이를 사용하면 그 소속사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게 된다고 판단했고, 연예인의 이름과 사진 등을 상품이나 광고 등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예인이나 소속사의 허락을 받거나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인 점을 감안하면 통상적인 정보제공의 범위를 넘어 특정 연예인에 대한 특집 기사나 사진을 대량으로 수록한 별도의 책자나 DVD 등을 제작하면서 연예인이나 소속사의 허락을 받지 않거나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상거래 관행이나 공정한 거래질서에 반한다고 봤다. 아울러 위 잡지사가 발매판 특별 부록 등은 BTS의 소속사가 BTS 화보집과의 관계에서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이 충분해 경쟁관계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위 대법원 결정).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위와 같은 이유에서 위 잡지사가 무단으로 BTS의 화보집 등을 제작?판매하는 행위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BTS 소속사의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로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함으로써 BTS 소속사의 손을 들어 줬다.


연예인이나 아이돌의 사례뿐만 아니라 여러 유튜버나 인플루언서의 사례들을 통해 확인되는 것처럼 어떤 특정인의 유명세나 영향력은 현대사회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무단으로 활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분명 제재가 필요하고, 앞으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위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을 활용하는 사례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오 변호사 (sangoh.park@baru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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