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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성범죄, 민간이 수사·재판… '법관임용 경력 5년 단축'은 부결

국회, 고등군사법원 폐지 등 군사법원법 개정안 가결… 내년 7월부터 시행
'법사위 법안 자구심사기간 60일로 단축' 국회법 개정안도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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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사건 등을 군 검찰이나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 수사기관과 법원이 수사·재판하도록 하는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관 임용에 필요한 최소 법조경력을 5년으로 단축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부결돼 판사 수급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국회는 31일 본회의를 열고 군사법원법 개정안을 재석의원 227명 중 찬성 135명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내년 7월부터 군내 성폭력 범죄와 군 사망 사건 및 군인 신분 취득 전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군사법원의 재판권이 제한되고 일반 민간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하게 된다.

군단급에 설치돼 1심 군사재판을 담당하는 보통군사법원 30여개도 국방부와 광역시·도 4곳 등 총 5곳으로 통폐합되고 소속도 각 군단급에서 국방부 직할부대로 바뀐다.

아울러 고등군사법원도 폐지된다. 군사법원 항소심을 민간법원으로 이관함으로써 1심은 군사법원, 2심은 서울고법이 담당하게 된다. 지금까지 군 관련 사건은 1심과 항소심은 군사법원이 맡고, 최종심만 대법원이 맡았다.

일선 부대 지휘관에게 사실상 형 감경권을 부여했던 '관할관 확인조치권' 제도와 법조인이 아닌 일반 장교가 재판관을 맡는 '심판관' 제도도 폐지된다. 군에서는 군단장 등 부대 지휘관이 보통군사법원 등의 '관할관'을 맡아 재판부가 결정한 형량을 3분의 1 미만 범위 내에서 감경할 수 있는 권한인 '확인조치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관할관은 법조인이 아닌 일반 장교를 '심판관'으로 임명하는 권한도 갖고 있었다.

개정안에는 수사의 공정성 및 군검찰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 및 각 군 참모총장 소속으로 검찰단을 설치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방부장관 및 각 군 참모총장은 군검사를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관해서는 소속 검찰단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게 해 군검사에 대한 구체적 지휘권 행사를 제한했다.

법제사법위원회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도 이날 재석의원 235명 중 찬성 198표를 얻어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법사위에 오른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되기까지 체계·자구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하는 한편,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 범위를 벗어나 심사할 수 없도록 명확히 규정했다.

법관 임용에 필요한 최소 법조경력을 5년으로 단축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재석의원 229명 중 찬성 111표, 반대 72표, 기권 46표로 부결됐다.

현행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법관이 될 수 있는 최소 법조경력은 올해까지만 5년으로 유지되고, 내년부터 2025년까지는 7년, 2026년부터는 최소 10년으로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법원은 현행법이 유지되면 법관 임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법조경력이 많은 우수 자원들은 이미 각자 직역에서 자리를 잡은 상태여서 법관으로 자리를 옮길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판사 임용에 필요한 최소 법조경력 기간을 '5년 이상'으로 단축하고, 고등법원 및 특허법원에는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가진 판사를 보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법원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이게 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에 나선 이탄희(43·사법연수원 34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정안은 표면적으로는 인력난을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법조 현실과 전체 사법 시스템에 최악의 나비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개정안은 법원을 점점 더 기득권에 편향되게 만들 것이고 그 최대 피해자는 재판받는 국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홍정민(43·42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판지연으로 국민들께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최소 법조경력이 10년 이상으로 강화되면 법관부족으로 인한 재판 지연문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특히, 군사법원법 개정에 따른 추가 판사 수요만 15명에 달하는 만큼, 증가하는 판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법관 수요 감소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부장판사는 "여러 논란 속에서도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기대를 했는데 부결돼 충격"이라며 "내년부터 당장 7년으로 판사 임용에 필요한 법조경력 요건이 강화되는데 법원행정처와 대법원이 뾰족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안재명·박솔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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