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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세무대리업무 제한' 세무사법 개정안, 법사위서 제동

"헌재 결정에 반해… 위헌 소지" 지적

리걸에듀

2004~2017년 사이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해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 받은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 허용 범위에서 장부 작성 및 성실신고확인을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본회의 상정 전 마지막 관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해 위헌 소지가 크다는 지적 때문이다.

 

국회 법사위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획재정위원회가 넘긴 세무사법 개정안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전체회의에 계류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법조인 출신 의원들은 세무사법 개정안이 헌재 결정에 반하는 입법이라며 추가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정안이 기장대행(장부작성)업무와 성실신고확인업무 제한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두 가지 업무가 세무업무의 핵심이므로 사실상 헌재 결정을 형해화한다는 것이다. 헌재는 지난 2018년 세무자 자격을 자동취득한 변호사의 세무업무 대리를 제한하는 세무사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유상범(55·사법연수원 21기) 국민의힘 의원은 "헌재가 실질적으로 (변호사의 세무 대리 업무 제한을) 위헌으로 결정했는데 또 다른 법률로 특정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변호사가 세무사 업무를 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위헌 결정의 취지를 또 다른 입법으로 막아 위헌 결정 취지를 형해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주혜(55·21기) 의원도 "세무 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 장부작성 대행과 성실신고확인을 못하게 한다는 것은 직업선택의 과도한 침해로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무사는 세무의 영역이 있고 노무사는 노무 영역이 있는데 변호사라는 직업 하나가 모든 영역을 총괄해서 영유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이 법안도 세무사 전문 영역을 제외하고 변호사도 (세무 대리)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려고 만든 취지인데 오히려 변호사가 이 영역을 고수하려고 하는 것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조속한 처리를 주장했다.

 

같은 당 김용민(45·35기) 의원은 "헌재 결정을 고려하더라도 세무사 업무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느냐 안하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 같다"며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성도 있지만 전체회의에 남겨 두고 다음 회의때 고민해서 본질적인 침해 여부를 검토해 결론을 내자"고 말했다.

 

의견이 엇갈리자 법사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박주민(48·35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번 정도만 전체회의에 계류해서 현재 결정문 등을 좀 숙지하고 토론을 더하는 식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개정안 처리를 보류했다.

 

예전에는 모든 변호사가 세무업무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3년 12월 세무사법이 개정되면서 2004~2017년까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1만8100여명은 세무사 자격을 취득한 상태에서 세무사 등록을 하지 못해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제한을 받았다.

 

그러다 2018년 4월 헌재의 결정(2015헌가19)으로 이들이 세무대리 업무와 세무조정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헌재는 당시 "세무사법이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면서도 (세무소송 등) 변호사의 직무로서 행하는 경우 이외에는 세무대리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게 하는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면서 변호사의 세무사 등록과 관련한 세무사법 제6조 1항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개선입법시한을 2019년 12월 31일까지로 못박았다.

 

그러나 개정입법이 지연되며, 2020년 1월 1일부터 변호사의 세무사 등록이 전면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입법 공백 상태가 발생했다. 결국 지난해부터 한시적으로 세무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들은 국세청으로 임시 관리번호를 부여받아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영상재판 확대를 위한 민사소송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가결했다.

 

민사소송법 개정안은 변론준비기일 뿐만 아니라 심문기일 및 변론기일도 비디오 및 인터넷 장치를 이용한 영상재판으로 열 수 있도록 하고, 당사자와 증인, 소송대리인 등 모든 소송관계인이 영상기기를 통해 재판에 출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피고인에 대한 구속 전 심문절차(영장심사), 증인신문절차, 공판준비기일을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중계시설을 통해 열 수 있도록 해 영상재판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출입국관리법 개정안도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됐다.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은 우리나라에 입국이 거부된 외국인이 송환되기 전까지 머무는 출국대기실의 운영을 민간이 아닌 국가가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권침해 논란 등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전체회의 안건에서 제외됐다. 판사 임용에 필요한 최소 법조경력 기준을 10년에서 5년으로 완화하는 내용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회의에서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안건에서 제외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박주민 법사위원장 직무대리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걸 다 말할 수는 없다"며 "윤한홍 국민의힘 간사와 법원행정처장과도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각종 현안을 둘러싼 박범계(58·23기) 법무부 장관과 야당 법사위원간 설전도 벌어졌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동재 전 채널 A기자가 '권언유착 의혹 수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지휘를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박 장관은 "이 전 기자 사건에서 무죄가 난 것은 유감"이라며 "현재로선 수사지휘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이제 1심 선고가 났고 2심을 지켜봐야 한다"고도 했다.

 

법무부 합동감찰이 '한명숙 구하기'를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냐는 야당의 비판도 이어졌다. 이에 박 장관은 "한 전 총리 재심 절차와 합동감찰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전주혜(55·21기) 국민의힘 의원이 "한명숙 전 총리가 8·15 특사범위에 포함되느냐"고 묻자, 박 장관은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현재까지 대통령의 뜻을 받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김진욱(55·21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김 처장은 "압수수색 영장에 실시 방법에 임의제출을 포함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며 "청와대가 영장을 거부했다는 것은 너무 나간 주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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