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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법원

코로나19 여파… ‘개인회생 특별면책’ 크게 늘었다

회생법원 2017년 17건 2018년 18건 2019년 35건서
2020년 3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16개월간 73건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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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7)씨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급여가 깎이고 유급휴직에 들어갔다. 다니던 여행사가 경영난을 맞았기 때문이다. A씨는 당시 개인회생절차를 밟고 있었는데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급휴직이 무급휴직으로 전환됐다. 재기를 위해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던 A씨는 결국 개인회생 변제금 충당이 어려워져 서울회생법원에 특별면책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해 말 A씨에 대해 특별면책 결정을 내렸다.


개인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B(57)씨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다니던 회사가 폐업했다. B씨는 아픈 가족의 간병까지 맡고 있었기 때문에 재취업이 더 어려웠다. 결국 B씨도 서울회생법원에 특별면책을 신청해 특별면책 결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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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38·여)씨도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돼 특별면책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 개인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C씨는 지난해 출산을 하고 휴가에 들어갔는데, 다니던 회사가 코로나19 여파로 경영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복직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특별면책을 신청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올 2월 "C씨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하지 못했으나, 더 이상 소득활동이 어려운 상태로 계획에 따른 변제수행을 완료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C씨가 특별면책을 신청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2항 각호의 요건을 충족했으므로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듣고 C씨를 면책한다"고 결정했다.

이처럼 최근 법원에서 특별면책이 인용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실직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특별면책이란 개인회생 절차를 밟던 채무자가 변제 계획에 따른 변제를 잘 이행하고 있었더라도 사정변경으로 인해 더 이상 변제를 지속하기 어려워진 경우 이를 개인회생 절차 안에서 해결할 수도 있도록 만든 제도이다.

특별면책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에 따르면, 법원은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에도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변제를 완료하지 못했을 것 △개인회생 채권자가 면책결정일까지 변제받은 금액이 채무자가 파산절차를 신청한 경우 파산절차에서 배당받을 금액보다 적지 않을 것 △변제계획의 변경이 불가능할 것 등 3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 때에는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은 후 면책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법연감 등 통계에 따르면, 특별면책이 인용된 건수는 서울중앙지법을 기준으로 2014년 11건, 2015년 13건, 2016년 13건에 불과했다. 2017년 3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확대 개편돼 서울회생법원이 출범한 이후에도 2017년 17건, 2018년 18건, 2019년 35건 정도에 불과했다.


서울회생법원 

‘특별면책 활성화 준칙’ 개정 후 탄력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 한 2020년 3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16개월간 총 206건의 특별면책이 접수돼 73건이 인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서울회생법원에서 '특별면책 활성화를 위한 준칙 개정'이 이뤄진 2020년 7월을 기점으로 특별면책 인용 건수가 상당폭 증가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총 48건의 특별면책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올 상반기에만 이미 전년도 전체 인용건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한 특별면책 신청도 점차 늘어 전국 법원 단위에서 2018년 11건, 2019년 7건에 이르던 특별면책 신청 사건 수가 지난해에는 14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11건을 기록했다.

신지식(44·사법연수원 35기)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코로나 여파로 이전보다 공단을 통해 특별면책을 신청하는 건수가 확연히 늘어난 것 같다"며 "전례없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법원도 이러한 사회적 상황 등을 고려해 조금 더 유연하게 특별면책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면책 신청이 늘고 있는 주된 요인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악화와 실직 등이다. 여기에 국민들의 어려움을 고려한 법원의 특별면책 활성화 정책이 더해지면서 특별면책 인용 건수도 늘고 있다.

앞서 대법원 회생·파산위원회는 지난해 6월 제12차 정기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악화로 파산 신청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각급 법원에 특별면책 제도 활성화와 같은 개인회생 절차의 제도적 개선 방안 등을 권고했다. 이후 서울회생법원은 자체 실무준칙을 개정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실무준칙 제451호(면책허부의 결정) 제4조의 '재량면책'을 '특별면책'으로 개정하고, '비자발적 실직으로 인한 장기간의 소득상실'과 '생계비를 초과하는 수입을 계속적으로 얻을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 등을 면책요건으로 상세히 규정했다. 코로나 여파에 따른 실직 등을 특별면책 요건으로 적극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회생법원은 당시 준칙 개정이유로 "특별면책이 가능한 채무자로 하여금 개인회생절차 폐지 후 다시 개인파산을 신청하도록 하는 것은 채무자와 법원 모두의 부담을 가중시키므로 특별면책 제도를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며 "당초 특별면책의 인정여부는 개별 사건별로 정해지는 사항으로서 그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측면이 있었지만, 준칙 개정으로 특별면책을 기존보다 조금 더 넓게 인정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코로나 장기화 따른 

경기악화·실직 등 어려움 반영


회생법원 관계자는 23일 "지난해 준칙 개정 이후부터 실제로 특별면책 신청이 접수돼 인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대규(53·28기)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법원이 정책적인 관점에서라도 특별면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면책이라는 것이 결국 사회 안전망으로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채무자의 성실성 등이 어느 정도 증명된다면 법원이 특별면책을 적극적으로 해서 경제 회복 등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명한석(56·27기) 법무법인 화현 변호사는 "회생제도 자체가 경제적 재기를 돕는 것이기 때문에 요건을 갖췄다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특별면책을 해주는 것이 좋다"며 "그것이 약자 보호라는 법의 취지와도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법과 같은 계약법 혹은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법원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하는 특별면책이 잘못된 것이라고 볼 여지도 있지만, 단순히 그렇게 평가하기에는 코로나19로 사회가 너무나도 어려워졌다"며 "법원에 '특별면책'이라는 재량이 폭넓게 인정되는 것에 찬성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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