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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이 변호사법 위반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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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이 운영하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서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는 용역입찰이 이뤄져왔으며 국가기관인 조달청이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법체처 유관기관인 한국법령정보원(원장 이상희)이 지난 수년간 변호사가 아닌 직원들을 동원해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정관 등 수십여가지의 기관·기업 내규를 만들어주는 수익사업을 계속해 변호사법 위반 논란이 제기됐는데<본보 2021년 4월 8일자 1,3면 참고>, 법령정보원이 국가기관인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서도 이 같은 용역을 따낸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지난달 중순 김정우 조달청장에게 '조달청 용역 공개경쟁입찰 관련 변호사법 미준수 업체 배제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등기우편으로 보내 항의했다. 하지만 변협은 한달이 다 되도록 조달청으로부터 관련 답변을 받지 못했다.

변협은 공문에서 "나라장터 입찰 공고 중 '내부 규정 정비 용역' 관련 입찰에서 (법제처 유관기관인) 한국법령정보원이 여러 차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변호사법 제109조는 변호사가 아닌 자의 법률사무취급을 금지하고 있고, (한국법령정보원이 시행하고 있는) 비(非)변호사의 내부 규정 정비 용역은 법이 금지하는 법률사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규정을 상위법령과 조화롭게 하거나 일치시키는 업무, 불합리한 조문을 정비하는 업무 등을 통해 법률상 효과가 발생한다면 금전적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수행한 용역"이라며 "명백히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변협은 또 한국법령정보원을 포함해 변호사법상 법률사무를 취급할 수 없는 업체들이 최종낙찰자로 선정되는 것에 대해 "정부부처가 변호사가 아님에도 법률사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공식 허용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용역사무를 낙찰 받은 사실 여부 △해당 용역업무의 전체 내역 및 상세내용 확인 등을 확인해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법률사무 관련 용역 공개경쟁입찰 시 법률사무 취급이 가능한 변호사 또는 법무법인 등 적격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변호사법에 따른 자격요건 제한도 요청했다.

하지만 조달청은 "공문이 접수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법령정보원은 법전 편찬, 법령집 발간 등 법제처가 위탁하는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2011년 설립된 비영리 법인이다. 2012년부터는 법학 석·박사급 내외부 전문연구인력과 비정규직을 활용해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법령 △내부규정 △법제 등을 연구하는 '내규정비용역사업'을 시작했다. 본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국법령정보원은 내규정비용역업무를 나라장터 입찰이나 외부 의뢰로 딴 뒤 조직 구성원을 정관 등을 만드는 업무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40개 이상 기관에 내규 제정안이나 정비안을 제공했다. 비용은 300만~7000만원을 받았고, 투입된 인력 가운데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나라장터에는 한국법령정보원 외에 다수 기관과 대학 산학협력단 등이 내규정비용역사업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로펌이 최종낙찰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로펌이 아닌 기관이 로펌을 꺾고 용역을 수주한 경우도 있다.

한국법령정보원은 이 같은 내규정비지원사업에 위법성이 없고 사업계획 제출을 통해 법제처의 승인도 받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제처는 한국법령정보원은 법제처 산하기관이 아니며, 논란이 된 내규정비지원사업도 법제처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법제처는 "한국법령정보원은 민법과 법제처 규칙에 따라 법인설립을 허가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라며 "내규정비 지원사업은 해당 기관의 자체 사업"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해당 사업의 적법성에 대해서는 "(유관기관인) 한국법령정보원이 구두로 법제처 의견을 문의했지만 변호사법 소관 부처인 법무부의 유권해석을 통해서 처리해야 할 사항으로 판단해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다만) 내규정비 지원사업에 대한 법률적 논란이 정리될 때까지 내규정비 지원사업의 신규 수주를 잠정 보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문서로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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