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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대선 후보 8명이 ‘법조인’… ‘공정’·‘정의’에 국민 갈증

공익에 대한 개념 정의가 민주화→경제→법치로 이동

미국변호사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향한 잠룡(潛龍)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법조인 출신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야 유력 대선 주자 가운데 무려 8명이 법조인 출신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공정'과 '정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법치주의 수호자 역할을 해온 법조인 출신에 대한 선호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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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 이재명 · 최재형 · 홍준표 · 추미애

 

◇ '법조인 출신' 8명… '법학도 출신'까지 합치면 11명 = 내년 대통령선거까지 8개월여를 앞둔 6일까지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법조인 출신은 7명이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야권 유력 후보로 꼽히는 최재형(65·사법연수원 13기) 전 감사원장까지 포함하면 8명에 달한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처럼 법조인은 아니지만 법대를 졸업한 정치인까지 포함하면 법조계 대선 후보는 더 늘어난다. 오세훈(60·17기) 서울시장처럼 현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출마를 결심할 경우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분석되는 법조인 출신 예비 잠룡도 다수다.

 

일찌감치 대권 레이스가 시작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예비경선 후보 9명 중 추미애(63·14기) 전 법무부 장관, 이재명(57·18기) 경기도지사, 양승조(62·27기) 충남도지사 등 3명이 법조인 출신이다. 정세균(71·고려대 법대) 전 국무총리와 이낙연(69·서울대 법대) 전 당대표, 이광재(56·연세대 법대) 의원 등은 법조인은 아니지만 법학을 전공했다. 법조인 또는 법학도 출신이 아닌 후보는 김두관·박용진 의원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3명이다.

 

법학도 출신 합하면 11명


야권에서도 법조인 출신 5명이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힌다. 윤석열(61·23기) 전 검찰총장과 최 전 감사원장이 대표적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67·14기) 의원과 원희룡(57·24기) 제주도지사, 황교안(64·13기) 전 국무총리도 법조인 출신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윤 전 검찰총장(25%)과 이 경기지사(24%)가 오차 범위 내에서 박빙을 벌이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그 외 법조계 출신 후보들이 뒤를 잇고 있다. 이 전 민주당 대표는 6%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 전 감사원장, 홍 의원, 추 전 장관, 정 전 총리는 2%대의 지지를 얻고 있다.

 

공익수호와 법치주의에 가치 둔

 법조인들 주목 받아


◇ '공정·정의' 화두로… 정치학계 "현실 문제 해결에 강점" = 정치 전문가들은 법조인 출신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주요원인으로 공정과 정의, 상식과 원칙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꼽는다. 법률가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과 제도적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찬희(55·30기)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최근 공정과 정의가 핵심 담론으로 떠오르면서 공익수호와 법치주의에 가치를 둔 법조인들이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법조인의 기본소양인 리걸 마인드 역시 원칙을 지키고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상대적으로) 원칙을 지키는 안정적 국정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이재명 양강 구도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법조인들은 누구보다 법을 잘 알고 법치를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국민이 법조인을 원한다는 것은 법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는 직책에 있다가 바로 정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진봉 성공회대 정치학과 교수는 "법조인이 두드러지는 것은 윤 전 검찰총장처럼 현직에서 물러나 바로 대선에 뛰어들어 조명을 받는 사람들이 유력주자로 꼽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며 "정치적 경험이나 능력을 쌓지 못하면 반짝 열풍에 그치거나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후보가 당선되는 비극이 초래된다"고 말했다.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이어 

3번째 법조인 출신 기대 

 

◇ "정치의 사법화 우려도" = 법조인 대망론의 배경에는 공익에 대한 개념 정의가 민주화에서 경제를 거쳐 법치로 이동하고 있다는 거시 진단도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가 복합적으로 진행된 반작용이라는 분석이, 단기적으로는 법조인이 대통령인 현 정부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이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인 후보에게 필요한 역량으로는 좁은 법조계에 치우치지 않는 탕평책과 상대적으로 취약한 외교·경제 역량이 거론된다.

한 정치학과 교수는 "한국에서는 정당이 유난히 법조인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과거에 비해서도) 법조인을 많이 기용했다"며 "(이 같은 경향이 강화되면) 이념적·과거지향적 정책이나 대결이 많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치가 흔들린다는 증거”

“진영싸움 법률가가 선봉”


한 정치평론가는 "민주화 이후 정치가 진영화되면서 법조인들의 정치 참여가 활발해졌다"며 "정치가 사법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원래 법률의 영역보다 훨씬 넓고 창조성과 포용성이 필요한데 정치가 사법화되면서 정치가 아닌 법률 싸움을 하는 현상이 많아졌다"며 "진영 싸움을 벌이면서 상대방을 고소·고발하는 과정에서 법에 능한 법률가가 선봉에 서왔다"고 설명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독일에서는 판사가 정치한 사례가 없고 영국에서도 상상 못할 일"이라며 "미국에서도 법률가가 다년간 정치적 커리어를 쌓아야 인정받는다"고 꼬집었다.


한 야당 관계자는 "법조인이 법치주의와 헌법주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는 것은 인물론적 허상"이라며 "인재를 고루 등용하고 제도를 바르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치의 핵심역량"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직 국회의원은 "법조인이 대통령인 현 정부는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자의적 전횡을 한 탓에 신망을 잃었다"며 "법에 집착하는 순간 정치가 법에 종속돼 자율성·초월성·재량성이 사라지고 공무원 아니면 제왕이 되어 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관계가 대표적인 예로, 법으로 제약해 버리면서 탈출구가 없는 미로에 빠지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정치는 그보다 한 차원 높은 문제"라며 "모든 문제를 법으로 해결하려 하면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은 실종되고 만다"고 했다.



강한·안재명 기자   strong·j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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