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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판결] 성폭행 무혐의 처분 났다고 무조건 고소인 무고죄로 처벌 안돼

대전지법, 징역 1년 선고한 1심 파기하고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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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피의자에게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고 고소인을 무조건 무고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형사2부(재판장 남동희 부장판사)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2020노2758).

 

A씨는 대학원에 다니던 2014~2016년 "지도교수 B씨가 14회에 걸쳐 강간·간음했다"며 B씨를 고소했다. A씨는 자신이 살아온 삶의 곡절, 평소 성정, B씨를 만날 당시의 처지와 심리적 상태 등을 밝히며 B씨와의 성관계가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고 '그루밍 성범죄'였음을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B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B씨는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1,2심은 "문자 메시지나 주변 증언 등을 토대로 볼 때 성관계 과정에서 강제력이나 억압이 개입됐다는 정황을 찾아볼 수 없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1심은 징역 8개월을, 2심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대법원은 "신고 사실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해서 그 내용을 허위로 단정해 무고죄로 처벌할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이번 재판부는 "무고죄는 타인을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한다"며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 사실이라 단정해 무고죄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성폭력 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서 이뤄져 당사자들 외에 그 내막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고,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르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A씨가 일부 보인 행동들이 성폭력 피해자로서 전형적으로 취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거나 B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고, A씨가 주장한 사실 자체를 허위라고 볼 수 없는 이상 허위사실을 고소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B씨를 고소하면서 주장했던 사실들이 허위라는 점에 관한 적극적 증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고, A씨의 고소사실이 나름의 진실성이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며 "A씨가 B씨를 무고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최경혜(31·변호사시험 6회) 법무법인 K&L 태산 변호사는 "성폭력 무고 사건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여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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