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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범죄 역대 ‘최다’… 수사 역량은 ‘뒷걸음’

2020년 1만8050명 적발… 2010년의 2배 늘어

미국변호사

지난 2월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외국인 집단폭행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관련자들을 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후속 수사를 통해 사건 배후에 마약 유통과 관련한 조직범죄 정황이 있음을 포착했다. 이후 수원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원형문)는 3개월 간의 수사 끝에 이들이 수괴부터 하위 판매원까지 통솔체계를 갖추고 신종 마약류인 '스파이스'를 제조·판매해오던 외국인 마약조직임을 밝혀 내 2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A씨 등 16명에게 마약사범으로는 처음으로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혐의를 적용했는데, 외국 국적자에게 이 혐의를 적용한 것도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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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앞으로 이 같은 검찰의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가 추진한 검찰 직제개편안에 따라 기존 강력부(강력범죄형사부)가 '반부패·강력수사부'라는 이름으로 통합돼 크게 축소되면서, 마약범죄에 대한 대응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마약범죄 수사는 유통·투약 사범 단속에 주력해온 경찰과 해외 밀반입이나 조직범죄 관련 등 기획수사를 통해 공급원 차단에 주력했던 검찰 등 투 트랙(two track)으로 진행됐는데 그 한 축이 무너질 우려가 커지면서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약밀수사범은 

2016년 383명서 작년 847명으로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검찰의 직접수사를 대폭 축소하되 경찰에 대한 사법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령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대구지검을 제외하고 서울·부산·광주 등 일선 지검 강력범죄형사부가 사실상 반부패수사부에 흡수 통합돼 반부패·강력수사부로 재편된다. 수원지검은 강력부가 인권보호부로 전환돼 아예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전국 지방검찰청 강력범죄형사부가 따로 온전히 남는 곳은 대구지검과 인천지검 2곳 뿐인 셈이다. 이 같은 검찰 직제개편안을 담은 중간간부 인사도 2일자로 이미 단행돼 검찰 강력부 축소는 목전에 이른 상황이다.

 

법조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크웹·SNS 등 온라인 유통망이 활성화됨에 따라 마약범죄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최근 발간한 '2020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0년 마약류 사범 적발 인원은 1만805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19년 1만6044명에 비해 12.5%나 증가했다. 2010년 9732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며 10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기존 강력부, 

검찰 직제개편으로 반부패부와 통합 

 

마약류 공급사범도 지난해 4793명으로 2019년 4225명에 비해 13.4%나 증가했다. 특히 밀수사범은 2016년 383명에서 지난해 847명으로 118.5% 늘어났다.

 

지난해 검찰이 압수한 신종 마약량도 162.8㎏으로 2019년 82.7㎏보다 96.9% 증가해 2배 가까이 늘었다.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적발된 청소년 마약류 사범은 313명으로 2019년 239명에 비해 31% 증가했다. 5년 전인 2016년(121명)과 비교하면 158.7% 늘어난 수치다.

 

한 부장검사는 "마약류 범죄백서에 나타난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나라 마약범죄 상황이 매우 심각해 강력통들 사이에서는 '목구멍까지 찬 상태'라는 말을 하고 있다"며 "검·경 등 관련 수사기관 등의 전방위적인 대응으로 지금까지 '마약청정국'이라는 지위를 유지해왔지만 조금만 삐끗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황이 이런데도 마약범죄 대응 역량을 키우기는커녕 '검찰개혁', '검찰 직접수사 축소' 등에만 매몰돼, 강력부까지 인지수사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축소하는 것은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망 보호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수사 축소 등으로

 대응능력 현저히 떨어뜨려 


다른 검사는 "지금까지 강력부와 반부패부를 둔 검찰청의 경우 각 부당 약 검사 4명을 배치해왔다. '직접수사 축소' 운운하며 직제개편을 했는데, 이후 재편되는 반부패·강력수사부에서 8명의 검사를 둘 리 없다"며 "특히 수원지검처럼 강력부가 아예 없어지는 청의 경우 관련 수사역량이 떨어지는 건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강력통 출신의 한 변호사는 "통상 경찰은 단순 투약사범을 위주로 수사하는 한편 검찰은 국제적 네트워크 등을 동원해 밀반입 등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 수사를 진행해왔다"며 "마약수사 등의 경우 정치적 입김이 들어갈 이유가 전혀 없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수사권을 축소시키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변호사는 "미국 등 마약류가 범람하고 있는 외국에 가면 대도시 뒷골목에 중독자 등이 노숙하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등에 주사기를 모으는 통을 비치해둔 곳도 있다"며 "마약류 남용이 심각해 공급책 차단에만 주력하고 투약사범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대처를 잘못하면 그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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