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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판결문 '데이터 베이스화' 신중한 접근 필요"

대한변협, '판결문 데이터베이스화' 관련 세미나
'검색 용이' 장점 있지만 개인정보 등 유출·악용 위험
리걸테크 업체가 '법률사무 잠탈' 우려도 유의해야

리걸에듀

판결문을 데이터 베이스화해 인공지능(AI)이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법조계의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개인정보 등에 대한 유출 및 악용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리걸테크 업체 등 비(非)변호사가 법률사무를 잠탈할 우려도 크다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변협회관에서 '판결문 데이터베이스화 및 그 이용에 대한 규제 방안'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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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협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판결문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 장점도 있지만, 공개된 판결서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경우 개인정보 또는 영업비밀이 영리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오늘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이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미나 전체 사회는 김대광(44·사법연수원 41기) 변협 사무총장이, 좌장은 이상직(56·26기) 변협 부협회장이 맡았다.

 

대한변협 AI 법률서비스 등에 대한 대응 TF 위원장인 김기원(36·변호사시험 5회) 변호사가 발제했다. 김 변호사는 먼저 기계 판독 가능한 형태로 판결서를 제공하는 방안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그는 "2019년 1월 1일부터 공개하는 모든 판결서에 임의어 검색 기능을 허용하고 있으나, 임의어 검색을 이용해 선택한 판결서를 다운로드 할 경우 다운로드 된 파일은 이미지 파일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기계 판독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판결서 다운로드 시 기계 판독이 가능하게 되면, 다수의 판결서를 다운받아 필요 시 검색이 용이하다는 잠정이 있지만, 반면 해당 판결서의 편집·수정도 가능하게 돼 편집된 판결서의 악용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판결문 데이터베이스화가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는 리걸테크를 출현시키거나 발전시킬 위험성도 있다면서, 불완전한 AI를 활용한 리걸테크 업체들이 변호사의 통제 없이 독립적으로 법률사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판결문 공개가 확대돼 이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화가 이루어진 후에는, 이를 기반으로 리걸테크가 점차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리걸테크의 발전은 불완전한 수준에서 법률사무 처리 보조, 소송 결과 예측을 하는 등의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판결문 공개의 방법과 절차, 행정적·기술적 쟁점 등을 떠나 어떠한 경우라도 주식회사인 리걸테크 업체가 '법률문서작성서비스', '소송결과예측서비스' 등을 독립적으로 제공해 직·간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형태의 모델을 상정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토론에는 김형준(45·35기) 변협 부협회장, 신인규(35·4회) AI 법률서비스 등에 대한 대응 TF 위원, 김진우(39·3회) 변협 정책이사, 최승재(50·29기) 변협 법제연구원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김 부협회장은 "현행 법률에서 여러 제한을 두고 있고 대법원에서도 판결문 공개 시 비실명화에 많은 제한을 두고 있다"며 "판결문 안에 담긴 많은 정보들에 대해 해당 당사자가 그 공개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를 공개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여러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판결문의 전면 공개와 데이터베이스화에 관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은 위험과 현행법 상의 제약을 고려한다면 판결문 공개 추진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본질적으로 AI가 할 수 없는 일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대체하려는 시도, 이를 통해 법률사무에 진출하려는 시도를 통해 영리를 추구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판결문 데이터베이스는 오로지 법률전문가 및 재판관계자의 업무수행의 편리성, 이를 통한 효율적 업무수행만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우리의 판결은 판례가 법원이 되는 영미법계에 비해 공개 실익이 적고, 내밀한 사실관계에 대한 적시가 주를 이룬다"며 "판결문의 무분별한 전면 공개가 초래할 부작용이 우려된다"면서 "판결문의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자격이 없는 리걸테크 업체가 판결문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법률사무를 잠탈하는 위험 역시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판결문 공개는 관련 기본권을 살피며 이익형량을 해야 되는 이슈임에도 '판결문 공개는 선(善)이고 비공개는 악(惡)'이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문 공개와 데이터베이스화는 별개의 이슈로 고려해야 한다"며 "판결문 데이터베이스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 판결서 공개에 기여하는 변호사들에게 적당한 대가가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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