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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개성공단서 형사사건 발생하면 누가 수사하나

법무부 지침에 수사권 조정으로 변경된 사항 고려 안돼

미국변호사

올 1월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됐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발생하는 형사사건에 대한 수사권 관련 규정은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6대 범죄로 한정되는지,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되는지 여부 등이 불명확한 것이다. 남북관계가 호전돼 개성공단 등이 재가동에 들어가더라도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 형사사건 처리와 관련해서는 혼선이 생길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개정 '개성공업지구 및 금강산관광지구에서 발생한 형사사건 처리지침(법무부 훈령)'을 마련해 지난 2월 말부터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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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지침은 북한과의 공조 주체를 기존 대검 공안1과에서 대검 공안수사지원과로 변경하는 등 조직 개편에 따라 바뀐 부서명과 직제를 기존 지침에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

 

이 지침은 이전부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역 내에서 발생한 형사사건의 수사·행정업무에 대한 관할 및 지휘권을 검찰(대검)에 부여하고 있었다.이 지역에 출입·체류하는 남한 주민, 해외동포, 외국인이 저지른 형사사건 등이 그 대상이다.

 

문제는 이 지침을 개정하면서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변경된 사항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검·경 어느 쪽도 직접수사 여부 등 

명확한 답변 못해

 

개성공단 등에서 발생한 형사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6대 범죄로 제한되는지, 경찰에 1차적인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이 모두 부여되는지, 송치사건에 대한 검찰의 보안수사 요구권과 불송치사건에 대한 재수사요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등에 대해 검찰과 경찰 어느 쪽에서도 확답을 못하는 상태다.

 

현행 법령과 수사기관 내부지침 가운데 북한이 개방한 지역에서 발생한 형사사건 관할 관련 규정은 이 지침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 수사권 조정 내용이 담긴 개정 형사소송법과 시행령 등에는 이와 관련한 규정이 없고, 수사권 조정에 앞선 법무부, 행정안전부, 검찰, 경찰 간 협상 테이블에서도 이 문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침 내용에 그대로 따른다면, 개성공단 등에서 발생한 모든 형사사건에 대한 수사업무는 원칙적으로 관할 검찰청(고양지청) 공안전담검사가 담당하고, 대검 공안수사지원과가 관할 검찰청을 지휘·감독한다. 대상 사건에는 형법과 형사특별법에 규정된 범죄와 변사사건까지 포함된다. 형사사건이 발생하면 통일부가 사건 발생 사실을 법무부 통일법무과에 통보하고, 통일법무과가 법무부 공공형사과를 통해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에 통지하기 때문에 경찰은 배제된다. 북한주민을 상대로 한 참고인 조사 등 북한과의 공조, 고소·고발·진정·자수한 형사사건 처리 등도 검찰이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같은 프로세스는 검·경 수사권 조정 내용에 어긋나는 것이다. 법무부 훈령인 지침이 상위법인 형사소송법에 배치되는 내용으로 규정돼 있는 것이다.


공단가동 재개될 경우

 복잡한 쟁점에 대한 조율 필요

 

전문가들은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변호사는 "법무부 훈령은 기관 내부를 규율하는 내부지침이기 때문에 수사권 조정 내용을 담은 상위법인 형소법에 배치되면 무효"라며 "법무부가 안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등에서 발생하는 일반 형사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에서 파주 경찰서를 관할로 하는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 전에 검·경이 북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형사사건 처리와 관련한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변호사도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형사사법 제도 차이를 고려할 때, 개성공단 등이 재개될 경우 복잡한 쟁점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며 "일관된 형사사건 처리기준과 사법공조체계를 마련해야 하는데, 남한 내에서도 혼선을 빚고 있는 수사권 조정 문제가 겹치면서 더 복잡해질 것이다. 북한이 이 같은 복잡한 변화를 이해할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1998년 11월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발생한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이후 13년째 중단 상태다. 2005년 문을 연 개성공단은 박근혜정부 때인 2016년 2월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문재인정부가 재가동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6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4·27 판문점 선언(2018년) 국회 비준 동의를 추진하면서, 이산가족 상봉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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