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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성폭력 문제 해결 위한 소통창구 마련"

'후배 변호사 성폭행' 심각성 인식… 또 다른 피해 없게 노력
피해자 측 "피의자 사망과 별개로 수사… 실체 규명 관행 만들어야"

미국변호사

한 법무법인(로펌) 대표변호사가 새내기 변호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대한변협이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피해자 측은 수사기관에서 피의자 사망에 따른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는 것과 별개로 관련 수사 등을 중단하지 않고 실체를 규명해내는 관행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사건의 피해자 측 변호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검찰은 이 사건의 사회적 파장이 크고 가해자 사망으로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미 이뤄진 수사 결과에 대해 발표해야 한다.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사망으로 수사를 중단하는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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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같은 로펌에 근무하던 새내기 변호사를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수사를 받던 A변호사가 지난 26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된 점과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알려진 점 등을 바탕으로 A변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수사가 마무리 돼 검찰 송치를 앞두고 있던 이 사건은 A변호사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현행 경찰수사규칙 제108조 및 검찰사건사무규칙 제115조 제3항 4조에 따르면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공소권없음 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가 이 사건 문제제기에 이른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성폭력 피해에 대해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고 그에 합당한 처벌을 구하기 위함"이라며 "이 사건에는 (실무)수습변호사 또는 초임변호사 등 열악한 지위에서 가해자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은 추가 피해자들이 최소한 2명 이상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생겨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깊이 고민해 고소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 사망 등으로 기소나 처벌이 어렵더라도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한 수사와 판단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피해자가 피의자가 선택한 사망으로 떠안을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피의자의 극단적 선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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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재 이 사건 피해자의 피해사실에 대해 수사가 모두 마무리 됐고, 관련한 증거들도 충분히 제출됐다"며 "변호사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이 큰데, 가해자가 피소단계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피해자가 피해를 떠안는 형국이 돼 일반인들에게 끼칠 악영향이 크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경찰과 검찰 모두 이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와 그에 대한 판단을 내릴 당위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대한변협이 기본적인 피해자 보호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청년변호사들의 취약한 입지를 악화시키는 현행 실무수습 제도의 개선도 촉구했다.

 

그는 "엄연히 존재하지만 외면해온 법조계 내부의 성폭력 피해사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변협은 적극적인 보호조치로서 △수사기관이 수사결과를 발표하도록 촉구하고 △향후 수사기관에서 피의자 사망시 공소권없음 처분을 내리는 것과 별개로 수사와 판단을 중단하지 않는 관행을 만들어 가기 위한 역할을 하고 △피해자가 입은 피해에 대한 위로와 용기에 대한 지지를 가시적으로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습변호사 제도를 운용함에 있어 수습변호사 제도를 둔 본연의 취지가 현실에서 제대로 지켜지는지, 그렇지 않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수습변호사 제도가 초임변호사들의 지위를 열악하게 만드는 제도가 아니라 역량강화를 하는 제도가 되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도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사법 제21조의2 1항에 따르면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신규 변호사는 통산해 6개월 이상 로펌 등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법률사무에 종사(실무수습)하거나 대한변협 연수(실무연수)를 마치지 않으면 단독으로 법률사무소 개업 등을 할 수 없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폭력 피해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협은 "최근 기사화된 로펌의 대표변호사와 소속 변호사 간의 성폭력 문제에 대해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변협은 이 사건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또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며 "다만 해당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실명을 거론하거나 추측성 발언을 해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당사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해 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규 변호사들의 처우 개선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이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에 더욱 힘쓰고자 한다"며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폭력 등 문제에 대해 신규 변호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는 점을 이해하고 직장 내 부당한 처우에 대해 보다 쉽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변협 내 소통 창구를 마련하여, 회원이 원할 경우 익명성을 보장하며 문제 해결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리연수'에 직장 내 괴롭힘 및 성차별·성희롱·성폭력 예방을 위한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고자 한다"면서 "이를 통해 다양한 연차의 회원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존중하고 상생할 수 있는 법조문화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신규 변호사들이 변호사업계에서 안정적으로 기반을 다지고 각자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첫 단계로서 신규 변호사들의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정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양한 세대의 회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상생할 수 있는 법조문화 확립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회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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