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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국선변호인 보수 지급시기 사건마다 ‘들쭉날쭉’

구체적 관련 규정이나 실무가이드라인 마련 절실

리걸에듀

최근 국선변호 사건을 담당했던 A변호사는 판결 선고가 내려진 후에도 한참이나 보수가 지급되지 않아 홀로 속을 끓였다. 국선변호인에 대한 보수를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A변호사는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선고가 끝난 지 한 달이 넘어서야 보수를 받았다. A변호사는 "국선변호사 보수 지급 시점이 사건마다 들쭉날쭉해 불편한 점이 많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변호사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국선변호 사건의 보수를 판결 선고가 난 뒤 두 달 반이 지나서야 받은 것이다. B변호사는 "국선변호 사건마다 보수 지급 시기가 다르고 특히 연말이 되면 보수 지급이 더 많이 지연되는 것 같다"면서 "국선변호 사건을 종종 맡기 때문에 법원을 상대로 항의를 하기도 어려워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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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선변호인 보수가 제때 지급되지 않고 사건마다 지급시점이 크게 달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선변호인 보수 지급 기한을 관련 규정에 구체적으로 정하거나 실무상 가이드 라인이라도 마련해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선변호인에 대한 보수 지급 관련 사항은 법원 재판예규 가운데 하나인 '국선변호에 관한 예규'가 규정하고 있다.

 

이 예규 제17조에 따르면, 법원사무관 등은 재판장으로부터 수령한 '국선변호인 명단 및 보수 등 의뢰 목록' 원본을 지체없이 회계관계공무원에게 교부(송부)하고, 재판사무시스템을 이용해 자료를 전송해야 한다(1항). 회계관계공무원은 이렇게 전송받은 자료를 기초로 재판사무시스템에 지급일을 입력하고, 출력한 '국선변호료 지급 입금의뢰 명세서'에 기재된 국선변호인의 은행거래계좌에 같은 예규 제16조에 따라 결정된 보수 또는 실비 상당의 변상금을 입금한다(2항).

 

통상 선고 후 한 달 내 지급

 두 달 넘어 지급도


하지만 국선변호인 보수를 언제까지 지급해야 한다는 등 보수 지급 기한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국선변호인 보수가 지급되는 시점이 재판부나 사건마다 제각각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변호사들은 "통상 선고가 있고 한 달 내에 지급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정해진 기한이 없어 예측가능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보수 지급이 늦어져도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보수가 들어왔는지 은행계좌 확인만 되풀이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연말이 되면 국선변호 사건 관련 예산이 떨어져 보수 지급이 더 늦어지는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한다.

 

연말되면 관련 예산 부족에 

지급시기 더 늦어져

 

한 변호사는 "코로나19 팬데믹에, 경기침체, 변호사 공급 과잉 등으로 변호사업계가 힘들다보니 수당이라도 받자는 마음으로 국선변호 사건을 맡고 있는데, 보수 지급이 제때 되지 않고 언제 받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어 마냥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법원에서 국선변호 사건 보수를 지급하면서 사건번호를 표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문에 국선변호 사건을 여러 건 맡은 때에는 지급된 보수가 어느 사건에 대한 것인지 헷갈리는 때도 있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국선변호에 관한 예규에 보수 지급 기한을 구체적으로 정하거나 '선고일로부터 1주일 이내 지급' 등과 같이 국선변호 보수 지급 관련 실무 가이드라인이라도 마련해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 상대 항의하기도 어려워 

마냥 기다리기 일쑤

 

한 로펌 변호사는 "국선변호인들은 형사사법 절차의 정의를 세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라도 보수 지급 문제로 불편을 겪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한을 따로 정해 보수 지급일이 예측가능하도록 하는 동시에, 지급 지연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선변호인 보수는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규칙 제6조 등에 따라 매년 예산의 범위 안에서 대법관회의에서 정한다. 보수는 심급별로 지급하되, 체포 또는 구속적부심에 있어서는 심급에 관계없이 별도로 지급되고, 사안의 난이도와 수행한 직무의 내용, 사건처리에 소요된 시간 등을 참작해 재판장이 기본 보수액의 5배 범위내에서 이를 증액할 수 있다.

 

올해 국선변호인의 기본 보수는 제1심·제2심·제3심 형사공판사건 및 그 외 형사사건의 경우 건당 40만원 수준이다. 구속영장 청구 사건과 체포·구속적부심 청구 사건은 건당 10만원씩이다. 또 국선변호인별 1일 담당 건수가 2건 이상인 경우 추가되는 사건의 기본보수는 매 건 각 60만원이며, 국선변호인별 1일 보수 상한액은 25만원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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