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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단독) ‘조인트 벤처’ 첫 탄생 예고… 법조계 관심 집중

국내 중견 법무법인 ‘화현’·영국 법무법인 ‘애셔스트‘

미국변호사

국내 로펌과 외국 로펌이 합작법무법인을 설립해 한국변호사와 외국법자문사를 고용하고 양국 법률업무를 모두 취급하는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가 사상 처음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2011년 7월 법률시장이 처음으로 개방된 지 10년 만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견로펌인 법무법인 화현과 영국 대형로펌인 애셔스트(Ashurst LLP)가 최근 법무부에 합작법무법인 설립인가 예비신청을 내 예비심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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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법무법인 예비심사는 2011년 7월 법률시장 1단계 개방이 이뤄진 지 10년 만, 2016년 7월 3단계 개방이 시작한 지 5년 만의 일이다.

 

예비심사는 수월한 정식심사를 위한 임의적 사전 절차이지만, 증빙서류 미비로 인한 재신청 등 불필요한 행정절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정식심사 절차의 일부로 여겨진다.

 

법률시장 개방 관련 근거법인 외국법자문사법은 합작법무법인에 참여하는 한국과 외국 로펌 모두 3년 이상 운영된 법무법인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표자 역시 각각 한국 변호사와 외국법자문사로 등록된 사람이어야 한다. 애셔스트에서는 최근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던 약 30년 경력의 변호사가 외국법자문사로 등록했다. 그는 상사분쟁 해결 및 중재 전문가로, 기업 범죄·부패 범죄 등 형사사건도 다수 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2001년 설립된 화현은 서초동에 주사무소를 두고 있는 중견로펌이다. 한국 변호사 등 30여명의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2018년 퇴임 이후 2년여간 고문 변호사로 활동한 곳이다.

 

1822년 설립된 애셔스트는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로펌이다. 세계 15개국에 27개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변호사를 포함한 전문가 수는 1500여명에 이른다.

 

법률시장 개방 10년 만에 

합작법인 설립 예비 신청


화현과 애셔스트 두 로펌이 심사절차를 통과해 법무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사상 첫 합작법무법인으로 기록된다. 합작법무법인 인가를 받으면 국내외 변호사를 모두 고용해 외국법은 물론 국내법 사무까지 다룰 수 있게 된다. 외국 로펌에게는 국내법 관련 자문업무(인바운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한국 로펌에게는 글로벌 법률서비스로 업역을 확장할(아웃바운드) 교두보를 갖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 7월 1일 유럽연합(EU)에 이어 2017년 3월 15일 미국 로펌에도 국내 법률시장을 3단계 개방했다. 3단계까지 개방한 국가의 로펌에 대해서는 국내 로펌과의 합작법무법인 설립이 가능하다. 현재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라 3단계까지 우리 법률시장을 개방한 나라는 영국과 유럽연합(EU), 미국, 캐나다, 호주, 베트남 등이다.

 

하지만 그동안 합작법무법인 설립에 나서는 국내외 로펌은 한 곳도 없었다. 이유는 강력한 규제 때문이다. 외국 로펌의 합작법무법인 지분율과 의결권은 최대 49%로 제한될 뿐만 아니라 조인트 벤처 설립주체는 국내외 로펌의 본사가 돼야 하며, 소비자 보호를 위해 사고 발생 시 합작에 참여한 국내외 로펌이 무한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어 사실상 조인트 벤처 금지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법부무 심사 통과 땐 

법률시장 지각변동의 ‘신호탄’

 

이런 가운데 첫 합작법무법인 설립 작업이 진행돼 법조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이번 합작은 국내 중소형 로펌들이 글로벌 역량을 높여 대형로펌들과 경쟁을 할 수 있게 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대형로펌들도 합작 진행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로스쿨 교수도 "시장이 일정 수준 이상 성숙하면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울타리가 오히려 자유로운 성장과 경쟁을 막는 장애물이 된다"며 "이젠 우리 로펌들도 외국로펌과의 합작 등을 통해 글로벌화해야 한다. 합작법무법인이 성공을 하게 되면 청년변호사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외국변호사는 "외국법자문사법의 과도한 규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최근 법률서비스 시장에 대한 한국 대형로펌의 독점이 강화되거나 현행법을 피해 우회적으로 외국로펌과 협력하는 편법도 나타나고 있다"며 "적어도 이번 합작법무법인 추진은 정공법이라는 점, 기존의 강도 높은 규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애셔스트는 과거에 비해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여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일 것"이라며 "합작법무법인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지, 수년째 정체됐던 실질적인 법률시장 개방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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