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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美 불법체류 신세 50대 귀국길 열어준 박충성 변호사

여권 회복하게 된 아들 6월 귀국… 모자 상봉 눈앞에

리걸에듀

어머니의 사업 실패로 미국에서 장기간 불법체류자 신세로 살아온 50대 아들과 자신의 잘못으로 곤경에 처한 아들을 구하기 위해 날품팔이를 하며 선처를 호소한 70대 노모를 무료 변호한 끝에 17년 만에 기소유예 처분을 이끌고 두 사람이 상봉할 수 있게 만든 변호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박충성(64·사법연수원 19기) 법무법인 장인 변호사 이야기다.

 

A(50)씨는 IMF 구제금융 시절인 1999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는데, 그 무렵 부모의 사업체가 도산하면서 4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해외도피범 신세가 됐다. 당시 이십대이던 그는 4억여원어치의 부정수표를 발행한 혐의로 은행으로부터 고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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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성(64·사법연수원 19기) · 서아람(35·변호사시험 2회)

 

 사연은 이렇다. A씨의 어머니인 B(78)씨는 아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한국에서 아들 명의로 화장지 유통업체를 운영했다. 그런데 IMF가 터지면서 자금 회수가 어려워졌고 경영난이 심해졌다. B씨는 사채를 끌어다 쓰면서 수표 돌려막기로 난국을 돌파하려했지만 결국 부도를 냈다.

 

99년 미국 유학

부모 사업 IMF 부도로 고발도 당해

2004년 한국서 기소중지 처분

 여권 만료로 발 묶여


B씨는 유학 중인 아들이 낙심할 것을 염려해 이 같은 사실을 숨겼지만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2004년 결국 아들에게 그간의 상황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소식을 들은 A씨는 즉시 학업을 중단하고 미국에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전광판 업체 등에 취업해 번 돈을 한국으로 송금하며 어머니와 함께 수표를 회수해나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2004년 A씨에 대해 한국에서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지고 여권이 만료되면서 A씨가 국제 미아 신세가 된 것이다. 미국 비자 기간이 만료됐지만 연장 갱신을 할 수 없어 2005년부터 불법체류 생활을 했다. 한국으로 들어와 사정을 설명하고 기소중지 처분을 해소하고 싶어도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한 번 미국을 벗어나면 재입국이 영원히 금지되는 미국 법률 때문에 그러기도 쉽지 않았다.


아들 구하려는 老母 사연에 

박성충 변호사 무료변론

 

B씨는 아들을 위해 상대를 찾을 수 없거나 기간이 오래돼 서류가 유실된 40%가량을 제외하고 나머지 60%의 부정수표를 회수해 갚으면서 검찰에 여러차례 탄원서를 냈다. "제 잘못으로 사랑하는 외아들의 앞길을 막았습니다. 아들은 미국에서 신분 없이 살면서 고국에 올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손자와 손녀는 출생신고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 벌을 돈으로든 노역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어미가 대신 받고 싶습니다. 가엾은 자식이 국제미아가 되지 않게 선처해주십시오."

 

IMF가 끝난 직후인 2000년부터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박 변호사는 이들 모자를 위해 도우려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끈질기게 검찰 문을 두드린 끝에 이 사건을 담당하던 수원지검 서아람(35·변호사시험 2회) 검사를 만났다. 기구한 사연을 들은 서 검사는 상관인 부장검사 등과 논의 끝에 어머니 B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한 다음 회수된 수표 서류와 탄원서 등을 참작해 지난 달 A씨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끈질기게 검찰 방문·설득으로 

기소유예 처분 얻어내 

 

서 검사는 "박 변호사님께서 20년 동안 돈도 안 받고 물심양면으로 두 사람을 도우면서 탄원서를 써주고 계셨는데 문제 해결이 잘 안 되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너무 마음이 아파 부장검사님과 상의 끝에 어머님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하고 기소유예 처분을 해 사건을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이 끝나고) 어머님도 변호사님도 펑펑 우셔서 울음바다가 됐다"며 "연거푸 감사하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검사라는 직에 너무 감사하고 또 뿌듯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검찰 문을 1년 넘게 두드렸지만 피의자가 국내에 없는 어려운 사건이라 누구 하나 선뜻 나서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그럼에도 선뜻 손을 내밀어준 서 검사님이 너무 감사하다. 피의자의 사정을 헤아려주는 인권옹호 기관, 이런 게 검찰의 존재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거듭 감사의 뜻을 밝혔다.

 

한편 기소유예 처분이 나면서 여권을 회복하게 된 A씨는 오는 6월 한국을 방문해 어머니 B씨에게 처음으로 손주들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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