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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날 특집

[법의 날 특집][1人2色 변호사를 찾아서] 사진 속 또 다른 나… ‘모델’ 김솔이 변호사

주중에는 의뢰인 앞으로, 주말에는 카메라 앞으로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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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던 어린 소녀가 있었다. 그는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꾸준히 어린이방송기자단, 방송반 등을 하며 꿈을 키워갔고 대학에서도 언론정보학을 전공했다. 그러던 그가 돌연 아나운서가 아닌, 법조인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로스쿨에 진학하고, 변호사시험까지 치렀다. 합격여부를 기다리는 3개월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태프로 취직했고 홀로 제주도로 내려갔다. 그 곳에서 손님으로 온 사진작가들을 만나 인연을 맺게 됐다. 그렇게 김솔이(29·변호사시험 8·사진) 법무법인 인화 변호사는 다시 좋아하던 카메라 앞에 서게 됐다.

 

3년 전 사진작가와의 인연으로 

모델 활동 결심 

 

"아나운서의 꿈을 쭉 가지고 있다가 대학에 진학한 후 좀 더 현실적으로 '내가 좋아하고 나와 잘 맞는 일이 또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변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어릴 적부터 주위 사람들이 문제를 겪으면 나서서 해결해주는 해결사 기질이 좀 있었고(웃음), 토론이나 글쓰기도 좋아했거든요.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주최하는 모의재판 경연대회에 변호사 역할을 맡아 참여해보면서 진로를 확실히 결정했습니다. 로스쿨 재학 중에는 매일 공부만 하느라 옷도 늘 트레이닝복만 입고 외적인 부분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했어요. 자연스럽게 사진도 잘 찍지 않게 됐고요. 그래서 마음 한 켠에 원래 좋아하던 사진에 대한 욕망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법조계로 진로를 바꿨지만 여전히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참 즐겁습니다."

 

올해로 법조 3년차인 김 변호사는 서울 서초동 사무실로 출근하면 이메일과 카카오톡 등을 체크하며 의뢰인들로부터 온 연락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평소 인스타그램 등 SNS에 카카오톡 아이디, 핸드폰 번호 등을 밝히고 법률상담을 받고 있어 하루에도 수십 건의 법률상담 및 의뢰 연락이 쌓여있다. 많은 연락에 가끔 힘들 때도 있지만, 상담 후 의뢰인으로부터 "감사하다. 변호사님 덕분에 살았다"라는 말을 들으면 힘든 것은 눈 녹 듯 사라진다.

 

재판·상담 등 꽉 찬 일정에 

정신없이 바쁘지만

 

"흔히 '변호사'라고 하면 딱딱하고 냉철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세요. 하지만 제가 하는 일이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스쿨 설립 취지 중 하나도 법률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고요. 많은 분들이 법에 조금 더 편하고 친근하게 다가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SNS를 통해 자주 소통하고, 카카오톡으로도 언제든 편하게 연락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서울시 공익변호사나 변호사명예교사 등 외부 활동들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기도 하고요. 제가 비법조인들 간의 연결다리역할을 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대표변호사와 사건 상의도 하고 직원들과 재판 진행상황도 공유하다보면 오전이 훌쩍 지나간다. 오후는 주로 재판을 다니는데 재판이 많은 시기에는 거의 매일, 1~2개씩의 재판으로 일정이 꽉 차 있다. 서울중앙지법이나 서울고법 사건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가끔 지방 재판도 가다보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재판을 다니면서 재판 사이에 비는 시간이 생기면 틈틈이 서면을 작성하고 의뢰인들과 연락하며 부지런히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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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주말이 되면 변신한다. 김 변호사는 딱딱한 정장을 벗고 '취미모델 김솔이'로 카메라 앞에 선다. 3년 전 게스트 하우스에서 인연을 맺었던 사진작가들이 사진을 몇 번 찍어주었는데, 그 사진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취미로 모델 활동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본격적으로 사진 모임에도 들어가고, 꾸준히 새로 찍은 사진들을 업데이트 하자 SNS를 통해 촬영 문의를 주는 사진작가들도 많아졌다.

 

"처음에 취미모델을 시작했을 때는 너무 즐거워서 한동안 거의 매주 주말마다 촬영을 했어요. 평일에 퇴근하고 촬영하기도 했고요. 촬영할 때만큼은 변호사가 아닌 전혀 새로운 모습의 제 자신으로 변신할 수가 있어서 그 자체로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행복합니다. 다만 사진촬영이 생각보다 체력 소모도 많고, 헤어나 메이크업에도 신경을 써야 해서 일과 병행하면서 매주 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는 한 달에 한 개 정도씩만 촬영 일정을 잡아서 일과 휴식, 취미의 균형을 맞춰나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또 취미가 일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저에게 가장 1순위는 본업인 변호사업무이고, 의뢰인분들과의 약속이니까요."

 

주말이면 모델

 전혀 다른 일상에 스스로 ‘매료’

 

김 변호사는 사진작가들과 대부분 상호 무급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김 변호사는 취미를 즐길 수 있고, 작가들은 사진을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작업하는 것 자체가 윈-(Win-Win)이다. 콘셉트 촬영을 하는 경우에는 한복, 경성의복, 드레스 등을 숍에서 빌려 촬영하고 스튜디오나 의상, 소품을 협찬 받을 때도 있다. 셔터가 눌러질 때마다 매 순간 새로운 콘셉트에 맞춰 다른 사람이 된다. 촬영하는 순간 자체도 너무 즐겁지만 김 변호사가 가장 기쁜 순간은 촬영 후 '인생샷'을 받을 때다. 그는 "사진을 통해 인생의 기록을 남기는 것은 참 소중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을 받으면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지를 때도 있어요(웃음). 흔히 '모델'이라고 하면 10등신 비율에 아름다운 외모만 생각하게 되는데, 그러한 기준에 따르면 평범한 저는 사실 자격미달이죠. 하지만 외모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인생 중 가장 젊고 예쁜 날이 '오늘, 지금 이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삶은 굉장히 짧고 시간은 유한하잖아요. 특히 젊음은 정말 스쳐가듯 지나가버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제 가장 예쁜 날의 모습들,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새로운 모습들을 사진으로 기록해 남기는 일이 즐겁고 또 뜻 깊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시기에 행복했던 시절의 사진들을 보면,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되어주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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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작가, 영상작가 등 창작자들과 합을 맞춰 촬영을 하면서 김 변호사는 자연스럽게 그들이 겪는 법률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사진이나 영상 작업을 하게 되면 모델과 작가가 초상권, 저작권 등의 무체재산권을 가지게 되는데, 어느 한쪽이 이를 간과한 채 타방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저작물을 공개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김 변호사 역시 자신과 작업한 사진작가가 상의 없이 김 변호사의 사진을 상업용 홍보사진으로 사용하거나, 3자가 사진을 도용하는 바람에 곤란했던 적도 있었다. 다행히 협의로 잘 마무리 됐지만, 작가와 모델들은 작업물을 SNS나 잡지, 방송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법적 이슈에 많이 휘말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릴 적 꿈이 언론인이기도 했고 지식재산권 특화 로스쿨을 졸업했기 때문에 취미로 모델 활동을 하기 전부터 지식재산권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 6개월 실무수습을 마친 뒤 바로 특허청에서 변리사 연수를 받기도 했고요. 그 후 취미 모델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더욱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지금은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저작권관리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로펌 내 지식재산권 사건은 최대한 제가 맡아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이 분야를 특화시켜 열심히 창작한 결과물들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부당한 일을 겪는 많은 창작자들을 도와줄 수 있는 '선한 해결사'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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