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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엽 대법관 후보자 "사법부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피난처"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미국변호사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노웅래)는 28일 천대엽(57·사법연수원 21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본격적인 후보자 검증 작업에 나섰다.

 

천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피난처인 사법부의 역할을 잊지 않겠다"며 "사회·문화·경제적 구조의 누적된 불공정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불행은 법률상 구제돼야 할 사법적 부정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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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회 제공>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형평의 저울이 기울어지는 일 없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올바른 시대정신과 공동체의 가치가 구현될 수 있도록 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법관직 선택이 사회정의 구현 등 원대한 역사의식의 발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작은 삶이야말로 국가가 보호해야 할 가치 있는 부분으로 이웃의 삶을 이롭게 해 주고픈 소망이 있었고 그것이 제 열정의 원천이었다"고 말했다.

 

천 후보자는 "일선 법원에서 재판할 때, 대법원에서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할 때 모두 작은 사건이라도 이웃인 당사자에게는 삶의 전부일 수도 있음을 알기에 정성을 다하고자 했다"며 "만일 대법관직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법관으로서의 초심과 소명 의식을 잊지 않고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 출신인 천 후보자는 부산 성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서울지법, 부산고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부장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그는 '걸어다니는 형사판례백과사전'이라 불릴 정도로 형사사건에 해박하다. 사건을 처리하는 기준이 공정하다는 평을 받는다. 두 차례에 걸쳐 6년 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해 형사는 물론 민사분야 등의 법리와 이론에도 밝다. 제6기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명예훼손범죄 등에 대한 양형기준을 신설하고 학계와 실무계를 망라한 양형연구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주요 판결로는 '아동 및 지적장애인 강제추행사건에서 피해자 인지적 특성 감안해 유죄 선고', '국회의원이 출판기념회 형식으로 이해단체로부터 정상적 수준 이상의 금원을 출판기념회 찬조금으로 수수하는 행위를 뇌물죄로 인정', '이명박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부지 매입 관련 편법으로 국고 지원한 행위에 국고횡령죄 유죄 선고', '학교안전사고 사망자 유족에 안전사고 공제금 전액 지급의무 선언' 등이 있다.

 

다음은 천 후보자 모두발언 전문



<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 >


존경하는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노웅래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바쁘신 의정활동 중에도 바르고 정의로운 사법부 구성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이 자리에 참석하여 주신 공의로움과 노고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부족한 제가 대법관 후보자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만으로도 제게는 과한 영광입니다.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대법관 후보자로서의 무거운 책임을 명심하고, 위원님들의 질의에 성실히 답하겠습니다.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선친은 부산하야리아 미군부대에서 하우스 보이로 일하며, 고학으로 사범대를 졸업하여 중고교 영어교사를 하셨으나, 제가 중학교에 입학한 직후 숙환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셨고, 그 후 어머님이 홀로 문방구 장사를 하며 삼남매를 모두 키우셨습니다.

 

선친은 '물질적인 부유함이 삶의 전부가 아니니 소명받은 길을 올곧게 가도록 하자'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외벌이로 가사를 책임지신 올해 구순의 어머님 역시, 당신의 노고에 대한 물질적 보상보다 제가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에 기여할 수 있는 명예로운 길을 가기를 원하셨습니다.

 
저는 두 분의 가르침과 몸소 보여준 삶의 모습에 대한 존경과 순종의 뜻에서, 법관으로의 삶이 제가 가진 자질로 이를 받들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되어, 법대에 진학하고, 운 좋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법관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이처럼 저의 법관직 선택이 사회정의 구현 등 원대한 역사의식의 발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저는 개인의 작은 삶이야말로 국가가 보호해야 할 가치로운 부분이라 생각하였기에, 이웃의 삶의 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쟁과 아픔을 재판에서 함께 고민하며 성의와 지혜로 해결하여, 이웃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롭게 해 주고픈 소망이 있었고, 그것이 제 열정의 원천이었습니다.

저는 일선 법원에서 재판할 때나 대법원에서 7년 가까이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할 때나 항상 초심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작은 사건이라도 이웃인 당사자에게는 삶의 전부일 수도 있음을 알기에 정성을 다하고자 하였습니다.

 
무거운 법복을 입고 판결을 선고하러 법정에 들어설 때마다, 혹은 판결의 결론에, 혹은 그 이유에 상처 받을 당사자의 아픔이 저의 어리석음 때문일 수 있다는 두려움에 늘 속죄하는 마음으로 임하였습니다.

이에 재판 과정에서는 항상 균형 잡힌 시각으로 쌍방 주장을 경청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법관은 법정의 당사자 말과 눈을 통해 진실을 확인하고, 당사자는 법정의 공정함을 통해 정의가 구현됨을 확인한다’는 법언이 제 법정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또 바랬습니다.

 
부끄럽지만,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우수법관 선정이유로 ‘절제된 언행과 신중한 재판진행, 경청하면서도 권위를 잃지 않고, 사실관계를 엄격히 확정하며, 치밀하고 논리적인 법리로 판결을 수긍할 수 있다’는 과찬을 들을 수 있었고, 이는 제가 법관직을 천직삼아 재판업무에 매진하는 데 큰 힘과 격려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법관으로서의 삶을 돌아보면, 경험과 지혜의 부족, 그리고 당사자의 진심을 통찰하지 못하는 모자란 능력에 대한 부끄러움만 남아 있음을 깨닫고 이 자리에서 고백하게 됩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저는 지금까지 사실심 법관으로서 증명책임의 법리 하에 올바른 사실인정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아울러 사회·문화·경제적 구조의 누적된 불공정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불행은, 오롯이 홀로 감당해야 할 개인적 불운이 아닌 법률상 구제되어야 할 사법적 부정의일 수도 있음을 재판을 통해 깨우쳤습니다.

 
그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헌법이 부여한 사법부의 신성한 소명임을 명심하여, 공정한 법의 지배 원리 하에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에 저는 지적 장애 아동에 대한 강제추행사건에서, 피해자의 인지적 특성을 바탕으로 피해자 진술이 사실임을 밝혀 피고인에게 중한 징역형을 선고함으로써 법원이 지적 장애인의 인지적 특성을 배려할 필요가 있음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학교안전사고 관련 법률에서 정한 유족공제급여는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책임 제한 없이 전액을 지급하는 것이 그 법의 정신임을 밝혀, 이와 달리 피해자의 기왕증과 과실을 이유로 감액할 수 있도록 한 시행령 규정이 무효임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나아가 정수기 전문회사가 정수기 내 중금속 검출 사실을 확인하고도 1년간 감추어 고객들로 하여금 정당한 소비자 선택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한 조치는, 기업의 고객보호 및 고지의무 위반행위로 위자료 지급의무가 있음을 선언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윤리와 소비자의 권리를 강조한 바도 있습니다.

 

2년에 걸친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재직 시절에는 아동의 안전과 시민의 일상을 침해하는 범죄에 대한 엄정한 양형을 바라는 시민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여, 아동에 대한 학대중상해·치사죄 양형기준을 상향하고, 허위사실의 명예훼손, 유사수신행위, 보이스피싱범죄 양형기준을 설정하였습니다.

 
음주교통사고의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과 심신미약감경을 축소하는 형법 개정에 앞서, 음주와 양형에 관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사회적 현안의 양형에 관한 충실한 공론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만일 제게 대법관직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민의의 대변자이신 위원 여러분이 공의로움을 담아 주시는 격려와 당부의 말씀을 항상 되새기며, 법관으로서의 초심과 소명 의식을 잊지 않고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겠습니다.

 
다수의 부당한 편견으로부터 고통 받고 법원 외에 의지할 곳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피난처인 사법부의 역할도 잊지 않겠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형평의 저울이 기울어지는 일 없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올바른 시대정신과 공동체의 가치가 구현될 수 있도록 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에 저는 오늘 위원님들의 검증과 질의에 성심성의껏 답하고, 위원님들이 주시는 질책과 충고 역시, 국민의 준엄한 가르침으로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청문회를 위하여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노웅래 위원장님과 여러 위원님들께 다시 한번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 4. 28.

 

 

 

대법관 후보자   천   대   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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