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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날 특집] 주목받는 리걸테크 산업

새로운 법률서비스 기대 속 넘어야 할 산도 많아

리걸에듀

국내에도 30여개의 '리걸 테크(Legal Tech)' 기업들이 출현해 다방면에서 새로운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인공지능(AI)이 학습할 법률 관련 데이터가 부족한 데다 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 유치에 골머리를 앓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리걸 테크 산업의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리는 가운데, 변호사업계도 리걸 테크 산업을 '성장의 동반자' 또는 '잠재적 경쟁자'로 바라보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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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걸 테크' 한계와 전망은 = 국내 리걸 테크 산업이 마주하고 있는 한계로 전문가들은 △데이터 부족 △변호사법 위반 이슈 △리걸 테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등을 꼽는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판례나 법률 관련 공공데이터 등 '기계가 인식가능(Machine Readable)'한 데이터의 부족이다.

 

공공데이터 부족·변호사법 위반 

논란 끊이지 않아


고학수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AI가 학습하려면 법리가 중요한 대법원 판결보다 직접적 사실관계를 다루는 하급심 판결들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며 "(하급심 판결 공개가 지지부지한 상황인데다) 법원이 제공하는 PDF 파일은 기계가 읽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AI 학습용 데이터를 구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호사법 위반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변호사 소개 플랫폼들은 사건 당사자 또는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 등에게 소개·알선해주고 그 대가로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는 것 등을 금지하는 변호사법 제34조 1항에 저촉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최근 '내용증명 작성 서비스'를 출시한 모 업체는 변호사가 아닌 자는 변호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업무를 통하여 보수나 그 밖의 이익을 분배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익분배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장차 변호사의 업무 

잠식할 기술로 발전” 우려도


이 밖에도 리걸 테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리걸 테크를 '단순업무부터 시작해 점차 변호사업계를 잠식할 기술'로 보고 우려하는 시각도 많기 때문이다.

 

'투자 유치' 역시 큰 이슈다. 대부분의 리걸 테크 기업들이 스타트업인 만큼,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을 지속할 투자금 유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 리걸 테크 업체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기술을 개발하며 신나게 사업체를 운영할 줄 알았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많은 시간을 투자 유치를 위한 서류를 작성하고 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보내게 됐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변호사 소개플랫폼 주시

시장질서 교란여부 촉각


이 때문에 국내 리걸 테크 산업 발전 전망도 크게 엇갈린다.

 

한 편에서는 "세계적으로 AI의 발전은 막을 수 없는 추세이므로, 결국 모든 법률서비스 분야에서 리걸 테크가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리걸 테크가 법조계에 뿌리내리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다른 한 편에서는 일반 국민 등 비(非)법조인에게 제공되는 B2C(Business to Consumer) 형태의 리걸 테크 서비스는 점차 줄어들고, 변호사들의 업무를 보조하는 서비스들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리걸테크 업체 대표는 "최근 변호사법 위반 이슈가 대두되면서 서비스의 타깃을 일반 소비자에서 변호사 위주로 재조정하고 있다"며 "법률서비스는 본질적으로 전문가의 영역인 만큼 리걸 테크 산업도 이런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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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계 반응은 = 리걸 테크 중에서도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변호사 소개 플랫폼이다. 현재 변호사단체들은 변호사법 위반 여부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변호사 소개 플랫폼으로 인한 회원들의 이익 침해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일부 리걸 테크 기업들이 소수의 변호사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하지만 그 실질은 '비변호사의 법률사무 수행'과 같아서 위법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며 "변호사 소개 플랫폼 기업들의 다양한 위법행위로 (사건 수임 등) 현재 법률서비스 시장 질서가 심각하게 교란되고 있어, 이를 철저하게 살피고 엄중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AI기술은 막을 수 없는 추세

업무 효율화 기대도

 

서울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변호사 소개 플랫폼 때문에) 공공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법률사무의 본질이 훼손되고, 지나친 경쟁 및 저가 수임으로 인한 법률서비스 부실화가 우려된다"며 "변호사들이 법률서비스 제공에 있어 업무 효율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리걸 테크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 소개 플랫폼 등이 무료 또는 할인 마케팅을 내걸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변호사시장을 더욱 어지럽히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전자·자동 서비스 역시 인간 수준에 버금가는 인공지능이 반영된다면 활용도가 높겠지만, 인간을 대체할 정도로 신뢰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변호사는 "현재 변호사업계는 대형로펌과 1인 사무실, 전관 변호사와 미취업 변호사 등으로 양극화된 상태"라며 "인터넷 포털 사이트 (변호사)광고비용도 크게 오른 상황에서 이제 막 법조계에 발을 내딛은 청년변호사들에게 변호사 소개 플랫폼마저 없다면 사건 수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정·한수현 기자   soojung·sh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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