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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날 특집

[법의날 특집] [1人2色 변호사를 찾아서] ‘힙합씬의 Young Boss' 송미나 변호사

낮에는 서면 작성·상담하고 밤에는 래퍼 ‘MINA’로 변신

리걸에듀
 '부캐' 만들기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부캐란 본래 게임에서 사용되던 용어인데, 본래 사용하던 계정이나 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부캐릭터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최근에는 부캐라는 말이 현실 상황에서 다른 사람처럼 변신해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한다는 의미로 활용되거나 본업 외에 갖고 있는 다른 직업을 칭하는 말로도 통용된다. 평소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로 행동하는 이 부캐 만들기가 붐처럼 번지고 있는데 법조계도 예외는 아니다. 본보는 제58회 법의날을 맞아 '부캐'를 창조하고 있는 1인 2색 변호사들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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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느리더라도 나아가자! Keep Going On~"

 

유튜브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는 법조인 래퍼의 노래와 뮤직비디오(아래 동영상)가 이목을 끌고 있다. '랩하는 변호사 MINA'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뮤직비디오에는 까만색 정장을 입고 서류를 들여다보거나 의뢰인들과 상담하고 있는 모습의 변호사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힙합씬의 Young Boss' 송미나(31·변호사시험 8회·사진)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이다.

 




송 변호사의 업무 일과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에 출근해 송 변호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전날 쓴 서면 검수다.

 

"전날 밤늦게까지 서면을 쓰다보면 오탈자가 많은데, 잠을 자고 맑은 정신에 다시 들여다보면 비문이나 오탈자가 더 잘 보여요. 검수 후 사내게시판에 서면을 업로드하면 김경환 대표변호사님께서 컨펌을 해주십니다."

 
서면 작업과 간간히 걸려오는 의뢰인들의 전화를 받다보면 오전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 여느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송 변호사에게도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은 점심시간이다. 바쁜 업무 중 한 숨 돌릴 수 있기 때문이기도 있지만, 어쏘 변호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 더 즐겁다. 구내 식당에서 '가성비 있는' 점심을 먹고 '가위바위보'로 커피 내기를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오후 1시가 되면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업무에 집중한다. 재판이 있는 날은 법원으로 가고, 그렇지 않은 날은 오후 시간 대부분을 의뢰인 상담으로 보낸다. 민후가 지식재산(IP) 전문 부티크 펌이라 송 변호사도 저작권이나 상표권 분쟁, 영업비밀 등 부정경쟁방지법 관련 사건을 주로 맡는다. 그는 진행 중인 사건을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할지, 재판 전략은 어떻게 짜야할지 등을 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상담이 끝나면 사건과 관련된 논문이나 판례 법리를 연구하며 서면을 작성한다.

 
"재판부에 '다수설에서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고 판례 법리도 이렇다'라고 저희 쪽 주장을 좀 더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논문을 많이 찾아봅니다. 서면 작성은 간단한 사건은 3~5시간 정도, 복잡하고 생각이 많이 필요한 사건은 일주일도 걸리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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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넘치는 '젊은 피'답게 송 변호사의 업무는 해가 진 뒤에도 이어진다. 사람들이 모두 귀가한 늦은 밤이 돼서야 사무실을 나선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도착한 집. 하지만 그의 일과는 끝이 아니다.

 
안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와 다른 방 문을 열면 '부캐'인 'MINA'로 변신한다. 방 안에는 마이크, 헤드셋, 마스터 키보드 등 녹음을 위한 각종 장비가 마련돼 있다.

 
"우울한 날, 몸은 힘들지만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이 방에 들어와 비트 제작을 위한 작업을 해요. 하루에 단 30분만 음악을 하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고 업무로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입니다."


학창시절 힙합에 푹 빠져

 ‘31E’ 크루도 결성

 

송 변호사의 부캐 탄생은 고교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구들과 우연히 힙합이라는 장르를 접하게 된 후 그는 힙합의 매력에 푹 빠졌다. 대학에 진학하고 난 뒤에도 힙합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2000~3000명 앞에서 공연을 펼쳤다. 하지만 힙합에 대한 갈증은 채워지지 않았다. 힙합을 사랑하는 친구 8명을 모아 따로 '31E'이라는 크루를 결성하게 된 이유다.

  

"홍대에서 공연도 하고 명동에서 작업실을 제공받아 한달 동안 합숙도 했어요. 크루 친구들끼리 '야, 모름지기 래퍼라면 제 가사는 제가 써야지'하는 자존심 같은 게 있었나봐요(웃음). 랩 가사 쓰는 방법을 직접 찾아보기도 하고, 힙합계 선배께 조언을 구하기도 하면서 밤새 음악을 하다가 새벽 6시 지하철 첫차 운행시간이 돼서야 집에 가곤 했어요."


 과거활동으로만 묻어 두기 싫어 

앨범 발매 결심


변호사가 된 후에도 랩을 향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해야 할 공부가 너무 많아서, 밀린 업무가 많아서…'라는 핑계로 랩을 그만둘 수 없었다. 계속해서 음악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며 '그래, 나도 음악작업을 했었지'라는 과거형으로 묻어두고 싶지 않았다. 결국 송 변호사는 지난 1월 음원 유통사를 통해 대중에게 첫 앨범을 공개했다. 'Never Give Up'이라는 제목처럼 그는 코로나 시대에 힘들어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


 직접 가사 써 

대중에 ‘Never Give Up’ 메시지 전달

 

"많은 20대들이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첫 곡으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노래를 발매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같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결국에는 이뤄낼 수 있을거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고등래퍼, 쇼미더머니 등 유명한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비트를 납품한 경력이 있는 송 변호사의 친구 '그린맨(Green Man)'이 비트 제작 등을 맡았다. 그 위에 송 변호사가 직접 멜로디를 짜고 가사를 썼다.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나섰다. '송미나가 앨범 내고 뮤직비디오도 찍는다더라'는 소식에 대학시절 힙합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총출동해 콘셉트 회의부터 안무까지 두 팔 걷고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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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 회의 때 친구가 '너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첫 곡이니까, 변호사로서 열심히 일을 하면서도 하고 싶을 것을 놓지 않기 위해 래퍼로도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곡 주제와 맞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어요. 그래서 뮤직비디오에 제 양면의 모습을 다 담게 됐지요."

 

올 여름 신곡을 낼 예정이라는 송 변호사는 "랩을 통해서는 내 생각을 사회와 대중에 전달할 수 있고, 변호사 일을 통해서는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두 정체성 모두 균형있게 가져가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청년음악가 권리 지켜주는

 IP전문 변호사가 목표

 

"대학생때부터 '변호사 래퍼'가 되겠다고 친구들에게 말했는데, 소박하게나마 그 꿈을 이룬 것 같아 뿌듯합니다. 최근 변리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지식재산 전공으로 서울대 법과대학 대학원도 다니고 있어요. 이를 토대로 '대체불가능한' IP전문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저작권 분야 등에서 음악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고 싶어요. 힙합하는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생각보다 법적인 부분을 몰라서 청년 음악가들이 자신의 권리를 빼앗기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합당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또 래퍼로서는, 비트 제작도 가능한 래퍼가 되어 꾸준히 제 노래를 유튜브에 업로드 할 계획입니다. 제 가사와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고, 그렇게 저도 많은 음악가들처럼 죽어서도 음악을 통해 살아있고 싶습니다."


송 변호사의 노래를 듣고 싶으면 링크(https://www.youtube.com/watch?v=GOveni70M4k)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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