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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2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3. 보험법

불법행위 손해배상 채무는 채무 성립과 동시에 지연손해금 발생
단기간에 다수의 보험계약…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으로 볼 여지 충분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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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도 보험법 분야에서 중요한 판결이 선고되었다. 오토바이운전과 고지의무 위반, 보험사 일부지급과 변제충당순서, 상속포기와 사망보험금 수령자격,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의 성격, 하수급인의 회생절차개시신청과 계약이행보증보험계약 보험사고, 다수보험 가입과 계약 무효, 자동차보험 구상금 분쟁심의에 관한 상호협정 시행규약 제45조의 적용범위, 자동차보험 면책사유와 고의, 민영보험사의 근로복지공단에의 구상권 행사, 보험계약자 측의 부당한 행위와 민법 제2조에 의한 보험계약 해지가 문제되었다. 이하에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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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의무 대상인 중요 사항, 

충분한 설명으로 

계약여부 결정할 수 있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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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토바이운전과 고지의무 위반(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8다242116 판결)
가. 사안

B씨는 2016년 3월 아들 A가 오토바이 운전 중 사고로 사망하자 두 종류의 보험 계약이 맺어져 있던 X화재에 보험금을 지급해 달라고 청구하였다. 그러나 X화재는 2016년 6월 'B씨의 아들이 보험 계약 시 오토바이를 주기적으로 운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이는 계약자의 고지 의무를 어긴 것'이라는 이유로 보험계약 해지 및 보험금 부지급 통보를 하였다. 이에 B씨는 X화재를 상대로 사망 보험금 5억5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서울중앙지법 2017. 6. 14. 선고 2016가합542145 판결)은 "X화재는 B씨에게 보험금 5억5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하였다. 제1심 재판부는 "오토바이 운전 여부는 보험 계약에서 중요한 사항이므로 이에 대한 고지의무가 있다는 점에 대해 설명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제2심(서울고법 2018. 5. 29. 선고 2017나2035357 판결)도 B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제2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을 유지하였다.

 
나. 대상판결
대법원은 "보험사인 X화재는 피보험자의 주기적인 오토바이 운전 사실이 보험계약 인수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으로 보험사에 고지되어야 하고 이를 고지하지 않을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되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과 이를 고지하지 않은 채 보험계약을 체결하더라도 A씨가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사고를 당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점 등을 상세히 설명하여 보험계약자인 B씨가 이를 충분히 납득·이해하고 보험계약에 가입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고지의무는 상법 제651조와 제655조에 규정이 되어 있다. 단순히 법규를 반복하는 약관은 설명의무의 대상이 아니지만 과거 주운전자 고지의무나 오토바이 운전 시 고지하여야 함은 고지의무의 내용을 크게 확장하는 경우로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보아야 하기에 판시는 타당하다.

 

2. 보험사 일부지급과 변제충당순서(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다204787 판결)
가. 사안

A씨는 2009년 오토바이 운전 중 B씨가 몰던 신호위반 차량과 충돌하였다. A씨는 이 사고로 수술을 했지만 장애 진단을 받자 B씨의 차량 보험사인 X손해보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대전지법 2016. 5. 12. 선고 2012가단43703 판결)은 "X손해보험은 A씨에게 2억4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제2심(대전지법 2017. 12. 7. 선고 2016나103819 판결)은 "A씨와 X손해보험 모두 항소해 손해배상금이 확정되지 않았고, X손해보험은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지급했을 뿐 지연손해금을 먼저 변제한다는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고 하면서 X손해보험이 지급한 1억 원을 손해배상채무 원금에서 공제하였다. 그러면서 "X손해보험은 이미 지급한 치료비 등을 공제하고 A씨에게 5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하였다.

 
나. 대상판결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성립과 동시에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며 "비용, 이자, 원본에 대한 변제충당에 관해서는 민법 제479조에 충당 순서가 법정되어 있어, 당사자가 법정 순서와 다르게 일방적으로 충당 순서를 지정할 수 없으므로 지연손해금은 이자와 같이 원본보다 먼저 충당된다"고 설명하였다. 대법원은 "그럼에도 원심이 1억 원을 손해배상채무의 원금에 우선 충당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시하였다.


민법 제479조 제1항의 해석과 관련하여 동 조항과 다르게 일방적으로 변제충당순서를 지정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다수설이다. 그리고 대법원 판례도 민법 제479조 제1항과 다르게 일방적으로 지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면서 민법 제479조는 명시적·묵시적 합의가 없는 한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다수설과 기존 판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경우에도 대법원의 판지가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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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약자의 수익자 변경 의사표시는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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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속포기와 사망보험금 수령자격(대법원 2020. 2. 6. 선고 2017다215728 판결)
가. 사안

선박도장업을 하는 A사 직원 중화인민공화국인 K씨는 2015년 8월 함께 숙소를 사용하던 안모씨에 의해 살해 당하였다. 앞서 직원들을 피보험자로 하는 단체상해보험 계약을 체결했던 A사는 보험수익자가 회사로 지정되었다고 하면서 보험금 2억 원을 수령하였다. 이에 대해 피해자 부인 왕모씨는 단체규약에서 단체보험 수익자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거나 K씨의 서면동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금을 본인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울산지법 2016. 7. 22. 선고 2015가단24378 판결)은 왕씨와 자녀에게 각각 보험금 1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제2심(부산고법 2017. 1. 19. 선고 2016나54926 판결)은 제1심의 판단이 대부분 옳다고 보고 보험사가 왕씨와 자녀에게 각각 1억 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을 유지하였다. 다만 법정상속인 확인서는 A사가 왕씨 등을 속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다.

 
나. 대상판결
대법원은 보험수익자가 명시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상속인이 보험금을 받아야 한다는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하지만 단체보험의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 중 1명인 어머니 최씨가 보험금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였다 하더라도 그 포기한 부분이 나머지 상속인인 왕씨 등에 당연히 귀속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사건을 파기환송하였다.

 
상속인이 수익자로 된 경우 상속인의 보험금청구의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서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다. 그러한 점에서 보면 상속포기의 의사표시는 보험금청구권의 포기와는 다른 것으로 구별하여야 한다. 그리고 보험금청구권을 포기한 것인지는 분명한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사실관계 확인을 통하여 밝혀야 한다. 대법원이 이러한 점을 밝히도록 지시한 점은 타당하다.



4. 보험계약자의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의 성격(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다204869 판결)
가. 사안
망인은 만성신장병으로 투병하다 피고와 동거관계를 종료하는 와중에 2016년 12월 2일경 망인의 외동딸인 원고로 보험수익자를 변경하였다. 그 사실을 보험자에게 통지하지는 아니한 상태에서 2017년 10월 8일 망인이 사망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보험금청구권의 양도 및 그에 따른 양도통지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청주지법 2018. 5. 15. 선고 2018가단20668 판결)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제2심(청주지법 2018. 12. 19. 선고 2018나7420 판결)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다.

 
나. 대상판결
대법원은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는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인바, 보험계약자인 망인의 보험수익자 변경권 행사로 인해 보험수익자가 피고에서 망인의 단독상속인인 원고로 변경되었고 그 후 망인이 사망하여 원고가 보험금채권을 취득하게 된 이상 원고는 피고에게 보험금채권의 양도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소를 각하하였다.


독일에서는 수익자 지정·변경은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서 그 의사표시는 수령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의 현 상태에서는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크므로 수익자 지정·변경은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 하여 상대방에게 도달한 경우 효력이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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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에게 의사표시 도달되지 않았더라도 

수익자 변경효과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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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계약이행보증보험계약 보험사고(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6다225308 판결)
가. 사안

2013년 6월 10일 원고는 피고 보조참가인과 사이에 ○○○○ 본사사옥 건립공사 중 조경 식재공사에 관해, 계약금액 소정의 금액을 내용으로 하여 참가인에게 하도급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2013년 7월 11일 피고는 참가인과 이행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고 피보험자 원고, 보증금액 소정의 금액 등으로 된 계약보증서를 발급하였다. 2013년 8월 26일 참가인은 수원지법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참가인에게 계약일반조건 및 계약특약조건에 의하여 2013년 9월 6일 하도급계약을 해지한다는 통지를 하고 피고에게 보험금 청구를 하였다.
제1심(서울서부지법 2015. 6. 5. 선고 2014가단255575 판결)에서는 원고가 패소하였으며, 제2심(서울서부지법 2016. 5. 12. 선고 2015나33100판결)에서는 원고가 승소하였다.


나. 대상판결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계약자인 참가인의 정당한 사유 없는 주계약의 불이행이 계약이행보증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이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하도급계약의 특약조건은 참가인의 채무불이행 여부와 상관없이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약정해지권을 유보한 것이므로 참가인이 계약기간 중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약정해지사유가 발생한 것에 불과할 뿐 보험사고인 계약상 채무불이행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이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계약보증금 귀속에 관한 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보았다.

 
본 사건의 경우 단순히 참가인이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이행보증보험계약의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아서는 아니된다. 오히려 참가인의 계약상 채무불이행 해당 여부를 판단하여 보험사고발생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대법원의 판시는 옳다.



6. 단기간의 다수보험가입과 보험계약 무효 여부(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9다290129 판결)
가. 사안

A씨는 2005년 2월부터 2011년 3월까지 P손해보험을 비롯하여 다수 보험사들과 보험 11건을 체결하였다. 특히 2009~2011년에는 7건을 집중 가입하였다. A씨는 이 밖에도 모두 36건의 보험에 가입했는데 월 납입 보험료는 150여만 원에 이르렀다. A씨는 11건의 입원 일당 보험으로 5억여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고, 2014~2016년까지 단기간 치료가 가능한 식도염 등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며 보험금을 받았다. 이에 P손해보험은 A씨의 보험가입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보험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창원지법 2018. 1. 12. 선고 2016가단119635 판결), 제2심(창원지법 2019. 10. 24. 선고 2018나50991 판결)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보험계약 체결 당시 A씨에게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A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나. 대상판결
대상판결에서는 A씨가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재판부는 "보험계약자가 자신의 수입 등 경제적 사정에 비추어 부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액인 보험료를 정기적으로 불입해야 하는 과다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정과 단기간에 다수의 보험에 가입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집중적으로 다수의 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정 등은 보험금 부정취득의 목적을 추인할 수 있는 유력한 자료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은 순수하게 생명·신체 등에 대한 우연한 위험에 대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오히려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보험사고를 빙자해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체결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시하였다.

보험가입 후 보험금부정취득을 위한 보험가입인지에 대한 다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사후적 판단보다는 개인정보 보호에 지장이 없는 한도에서 AI, 빅데이터 자료를 활용하여 부정목적의 다수보험가입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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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인 중 1명 보험금 포기

나머지 상속인에 당연 귀속된다고 못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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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자동차보험 구상금 분쟁심의에 관한 상호협정 시행규약 제45조의 적용범위(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8다269739 판결)
가. 사안

甲 주식회사를 기명피보험자로 하고 乙을 승낙피보험자로 하는 丙 보험회사의 피보험차량이 이를 운전하던 乙의 과실로 전복된 후 丁이 운전하던 戊 보험회사의 피보험차량에 충격을 당하여 丙 회사 피보험차량에 동승하고 있던 乙의 어머니 己가 상해를 입자, 戊 회사가 보험약관의 치료관계비 전액보상 규정에 따라 己에게 치료비를 전액 지급한 다음 丙 회사를 상대로 乙의 과실비율에 따른 구상금을 청구하였는데, 후처리사 丙은 해당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구상금 지급을 거부하였다. 이에 선처리사인 戊보험회사가 후처리사인 丙 보험회사를 상대로 구상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때 자동차보험 구상금 분쟁심의에 관한 상호협정 시행규약 제45조가 적용되는지 문제가 되었다.


제1심(서울중앙지법 2017. 5. 17. 선고 2016가단5266654 판결)에서는 원고가 승소하였다. 그러나 제2심(서울중앙지법 2018. 8. 21. 선고 2017나37644 판결)에서는 원고가 패소하였다.


나. 대상판결
대법원은 ① 후처리사 丙회사가, 별도의 피보험자 甲회사가 존재하므로 피보험자 개별적용의 원칙에 따라 乙과 피해자 사이의 인적 관계로 인하여 피해자측 과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피해자에 대해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고 ② 선처리사인 戊회사가 약관 중 치료관계비 전액보상 규정에 따라 피해자에게 치료비 전액을 지급하였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이 사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②항의 경우에는 치료비 한도 내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회사가 기명피보험자인 경우 회사는 자동차보유자로서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이므로 승낙피보험자의 과실, 승낙피보험자의 직계존속의 관계 고려 등을 이유로 선처리사가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면서 자동차보험 구상금 분쟁심의에 관한 상호협정 시행규약상의 조항에 따른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하여 후처리사에 구상할 수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의 판지는 타당하다.



8. 자동차보험 면책사유로서의 고의(대법원 2020. 7. 23. 선고 2018다276799 판결)
가. 사안

직장동료들 간의 모임이 끝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술 한 잔 더하자"며 가해자 운전의 자동차 보닛 위에 올라타 장난을 하는 피해자에 대하여 역시 가해자도 장난삼아 자동차를 서서히 움직이다가 갑자기 제동하여 피해자를 보닛에서 굴러 떨어뜨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피해자 및 가족인 원고들이 가해차량의 보험자인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사고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때 해당 자동차보험계약의 약관상 '피보험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는 면책사유로 되어 있는바, 해당 행위가 고의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제1심(서울중앙지법 2017. 6. 28. 선고 2015가단5000512 판결)은 보험자의 책임을 60% 인정하여 원고일부 승소판결하였다. 제2심(서울중앙지법 2018. 9. 14. 선고 2017나48279 판결)은 이 사건 손해는 가해 운전자의 고의에 인한 손해로서, 자동차보험의 면책약관이 적용되어 보험사는 면책된다고 하면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나. 대상판결
대상판결은 고의로 인한 손해를 보험자가 보상하지 아니하는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자동차 운행으로 인한 사고의 경위와 전후 사정 등에 비추어 피보험자가 피해자의 상해에 대하여는 이를 인식·용인하였으나 피해자의 사망 등 중대한 결과에 대하여는 이를 인식·용인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사망 등으로 인한 손해는 위 면책약관에서 정한 '피보험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따라서 위 면책약관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6다39898 판결,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62628 판결 등 참조)고 보았다.

 
종래 법원은 보험자 면책사유인 '고의'를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다. 사망이나 식물인간 등 중대결과가 초래될 것인지를 예상하지 못한 경우에는 '고의'를 부정하고 있다. 이 판결도 같은 맥락에서 면책사유인 '고의'에 해당함을 부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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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약자가 계약기간 중

 회생절차개시 신청했더라도  

약정 해지사유 발생 일뿐 

이행보증보험 계약사고로 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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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민영보험사의 근로복지공단에의 구상권 행사(대법원 2020. 7. 23 선고 2016다271455 판결)
가. 사안

X보험사는 2011년 1월 A사와 'X보험사는 A사 근로자에게 생긴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A사가 부담하는 손해를 보상하되, 다만 그 보상액이 의무보험에서 보상하는 금액을 초과할 때에는 그 초과액만을 보상한다'는 내용의 근로자재해보장보험을 체결하였다. A사 근로자인 김모씨는 2011년 6월 공사현장에서 비계에 올라가 작업하던 중 추락해 상해를 입었다. X보험사는 A사와 맺은 계약에 따라 2014년 7월 김씨에게 7300여만 원을 지급했는데 이 가운데에는 김씨가 공단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장해보상일시금 1400여만 원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X보험사는 공단을 상대로 "김씨에게 지급한 보험금 7300여만 원을 모두 달라"고 하면서 소송을 냈다.


제1심(포항지원 2016. 7. 21. 선고 2015가단303124 판결), 제2심(대구지법 2016. 11. 23. 선고 2016나307949 판결)은 "산재보험법에 따라 X보험사가 김씨를 대위할 보험급여의 범위는 7300여만 원 중 김씨가 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장해급여의 범위 내로 제한된다"고 하면서 "김씨의 장해보상일시금은 1400여만 원"이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하였다.


나. 대상판결
대법원은 보험사는 근로복지공단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즉, 대법원은 "김씨가 낸 민사소송 결과에 따라 장해급여에 해당하는 1400여만 원은 공단에게 지급의무가 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X보험사는 자신에게 지급의무가 없음에도 김씨에게 1400여만 원을 지급함에 따라 공단의 장해급여 지급의무는 소멸했고 X보험사는 공단에 이를 구상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원래 장해급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아야 한다. 그런데 피보험자가 장해급여를 신청하지 않고 먼저 민영보험에 전체적 손해를 청구하여 지급받은 경우 민영보험사는 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장해급여부분에 대해서는 공단에 대하여 구상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10. 보험계약자 측의 부당한 행위와 보험계약 해지(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다267020 판결)
가. 사안

보험자인 피고가 보험계약자인 원고에게, 원고가 입원치료를 지급사유로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이를 지급받았으나 그 입원치료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는 이유로 보험계약의 해지 통지를 하자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보험계약의 존재 확인을 구하였다.


제1심(창원지법 2019. 4. 25. 선고 2018가합54692 판결)은 원고승소 판결하였다. 제2심(부산고법 2019. 8. 29. 선고 (창원)2019나11404 판결)은 피고의 계약해지가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패소판결하였다.


나. 대상판결
보험계약은 당사자의 윤리성과 선의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특성이 있으므로 당사자 사이에 강한 신뢰관계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보험계약의 존속 중에 당사자 일방의 부당한 행위 등으로 인하여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상대방은 그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장래에 향하여 그 효력을 소멸시킬 수 있다. 이러한 해지권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정한 민법 제2조에 근거한 것이다.


대법원은 질병 자체는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증상을 과장하거나 속이는 방법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경우는 특약 약관상의 해지사유인, 고의에 의한 손해야기는 아니라고 보았다. 그런데 이 점에서는 제2심처럼 고의로 보험사고를 야기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일부러 속이지 아니하였다면 입원치료를 받지 않았을 것이고 입원치료에 해당하는 보험금도 받지 않게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민법 제2조뿐만 아니라 특약 약관 제2조에 의하여 해지하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최병규 교수 (건국대 로스쿨)

종합법무관리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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