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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변호사회

서울변회, “구조공단·법무공단 경유회비 납부하라”

지방변회 경유않고 소송수행에 처음으로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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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변호사회가 최근 대한법률구조공단과 정부법무공단에 경유회비를 납부하라고 통보해 법조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법무부 관리감독을 받는 이들 공단들은 설립 이후 수십년간 지방변호사회를 경유하지 않고 소송 등을 수행해왔는데 이런 관행에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는 지난 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이사장 김진수)과 정부법무공단(이사장 장주영)에 공문을 보내, 지금까지 미납한 경유회비를 납부하고 앞으로 소송을 수행할 때 서울변회를 경유해 경유회비를 납부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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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변회는 "변호사법 제29조 및 서울변회 회칙 제12조에 의하면, 변호사는 법률사건이나 법률사무에 관한 변호인 선임서 또는 위임장 등을 공공기관에 제출할 때에는 사전에 소속 지방변호사회를 경유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우리 회는 이에 대한 예외를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법률구조공단은 재직하고 있는 서울변회 소속 회원 명의로, 정부법무공단은 서울변회 회원을 담당변호사로 지정해 소송위임장 등을 법원, 검찰 등 공공기관에 제출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 변호사법 제29조 및 우리 회 회칙 제12조에 따라 반드시 우리 회를 경유해야 하고 소정의 경유회비를 납부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단은 그동안 우리 회를 경유하지 않은 소송 위임장 목록과 함께 미납 경유회비를 빠른 시일 내에 전액 납부해 주시기 바란다. 향후 소송 위임장 등 제출 시 반드시 우리 회를 경유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미납회비 전액 납부

 향후 반드시 경유하라” 통고

 

공단들은 반발하고 있다.

 

법률구조공단 측은 "공단은 변호사법상 법무법인 형태에 속하지 않으며, 법률구조법에 의해 설립돼 사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수 공익법인"이라며 "변호사법에서 규정하는 일반 규율을 모두 공단에 적용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또 "공단은 지방변호사회의 회원이 될 수 없고, 지도·감독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 등에 비춰 서울변회가 요구하는 소송사건 경유의무 이행은 공단에 적용할 근거가 없다"면서 "경유회비를 납부해야 한다면 국고의 부담 또는 공단을 이용하는 사회취약계층의 소송비용 부담이 크게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 또한 이 같은 사정을 참작해 공단 설립 이래 30여년 간 관례로 경유 없이 소송 위임장을 접수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법무공단도 서울변회에 회신 공문을 보내 "공단은 '정부법무공단법'에 근거해 설립된 공익성을 가진 특수공법인으로 일반 법무법인과 구성·조직 등이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어 '변호사법'의 제반규정이 당연히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고, '변호사법'의 준용이 필요한 경우 그 준용 조항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음에도 변호사법 제29조의 준용을 배제하고 있으며 변호사법 제29조의 입법목적과 취지 및 공단이 지방변호사회의 회원이 될 수 없고 지도·감독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 등에 비춰, 서울변회가 요구하는 소송사건 경유는 현행 공단법 및 변호사법상 공단에 적용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공단측

 “특수 공익법인

 회비적용 근거 없다” 반발

 

변호사들은 소송사건을 수임해 위임장을 법원 등에 제출할 때 지방변호사회를 경유했다는 의미로 '경유증표'를 부착해 함께 제출한다. 경유증표는 지방변호사회에 경유회비를 납부하면 살 수 있다. 경유제도는 지방변호사회의 재정 확충에도 도움이 되지만, 변호사 명의도용 및 몰래 변론 방지는 물론 사건 수임 투명화 등을 위한 제도이다. 특히 수임사건 경유 건수는 과세당국에도 통보돼 탈세를 막는 효과도 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공단 소속 변호사들의 지방변호사회 경유 의무'를 명시적으로 다루고 있는 규정은 없다. 변호사법 제29조(변호인선임서 등의 지방변호사회 경유)는 '변호사는 법률사건이나 법률사무에 관한 변호인선임서 또는 위임장 등을 공공기관에 제출할 때에는 사전에 소속 지방변호사회를 경유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서울변회 회칙 제12조 2항은 '회원은 규칙 또는 총회의 의결에 따라 부과한 월회비, 경유회비 및 특별 회비를 부담한다', 같은 조 4항은 '회원은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에 관한 변호인선임서나 위임장 등을 제출할 때는 사전에 이 회를 경유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법원에는 '경유증표가 부착되지 않은 소송위임장을 접수해야 하는지'를 따로 명시한 규정은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오로지 지방변호사회와 공단들 사이의 문제로 남는다.

 

추후 협의 이루어지지 않으면 

소송전으로 갈 수도 

 

법률구조공단은 연간 약 16만건, 정부법무공단은 약 1800건의 사건을 수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유증표 가격이 건당 1만~2만원선인 것을 고려하면, 공단들이 앞으로 경유회비를 내게 되면 매년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의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특히 법률구조공단의 경우 연간 최소 16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하며, 지금까지 내지 않은 경유회비를 내야할 경우 10년치만해도 16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문에서 서울변회는 공단들이 지금까지 미이행한 경유회비의 구체적인 액수는 적시하지 않았다. 서울변회는 이 같은 입장을 우선 알리고 추후 공단 측과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변호사는 "법률서비스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공단들이 맡는 사건에 대한 변호사들의 불만이 증가했고, 그래서 지방회 경유의무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공단 입장에서는 경유회비에 드는 예산을 걱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정부 및 법무부 차원에서도 이 문제의 조율을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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