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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우

확률형 아이템, 사기죄로 처벌 가능?

미국변호사

[2021.03.19.]



최근 게임회사들이 확률형 아이템의 등장 확률을 세부적으로 공개하면서 공개된 확률이 이용자들이 인식하고 있었던 상황과 다르다는 점이 밝혀지자 이용자들이 이를 사기라고 비난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확률이 0%라는 점을 밝히지 않고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였다면 1등이 없는 로또를 판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사기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떠한 경우에 확률형 아이템의 판매가 사기에 해당하게 될까요?



1. 확률형 아이템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규제되는가?

확률형 아이템이란 일정 금액(게임머니 포함)을 지불하여 구매하지만 구체적인 아이템의 종류나 그 효과와 성능 등은 소비자가 개봉 또는 사용할 때 우연적 요소(확률)에 의해 결정되는 상품을 말합니다. 소비자는 낮은 확률이기는 하지만 지불한 금액보다 높은 가치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으므로, 확률형 아이템은 로또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정도의 사행성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벨기에와 같은 국가는 확률형 아이템의 거래가 ‘도박’이라고 해석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확률형 아이템을 명시적으로 규제하는 법률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기 위하여 게임 회사들이 자율적으로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고 있기는 하나, 자율규제의 성격상 어떠한 확률을 어떻게 공개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게임 회사들에게 맡겨져 있습니다.



2. 공정거래위원회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3개 회사 6개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 및 과태료 등의 제재조치를 하였습니다. 전자상거래법은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 또는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는데, 위 게임 회사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함에 있어 ① 잘못된 확률을 고지하거나, ② 확률이 0.0005%에서 약 0.0025%로 0.002% 상승한 것에 불과함에도 “대폭” 증가하였다고 광고하거나, ⑧ 각 퍼즐 조각의 획득 확률을 서로 다르게 설정하고 특히 일부 퍼즐 조각의 경우 획득 확률을 0.5∼1.5%로 매우 낮게 설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리지 않은 채 “퍼즐조각은 1∼16번 중 랜덤으로 지급됩니다” 등으로만 표시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행위 등이 전자상거래법에 위반된다고 본 것입니다.



3. 확률형 아이템, 사기죄로 처벌 가능?

그런데 최근의 논의는 게임 회사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함에 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을 사용한 경우 전자상거래법 위반을 넘어 형법상 사기에 해당할 것인가에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경우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된 거짓·과장의 표시·광고 또는 기만적인 표시·광고가 형법상 ‘기망’에까지 해당할 수 있는지가 주된 쟁점이 될것입니다.


전자상거래법의 경우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행위만으로 충분하고 그 행위로 소비자가 유인되는 결과가 발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두3657 판결).


그러나 형법상 사기의 경우에는 행위자가 불법이득의사를 가지고 기망행위를 하여 상대방이 착오에 빠진 후 그에 따른 처분행위를 할 것을 요하므로, 확률형 아이템의 판매과정에서 일부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가 인정된다하더라도 이로 인해 바로 형법상 사기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공개된 확률이 이용자들이 인식하고 있었던 상황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적극적인 기망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예컨대 위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례와 같이 퍼즐 조각이 랜덤으로 지급된다고만 표시하여 각 퍼즐 조각의 획득 확률이 다르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기망하지 않은 경우), 형법상 사기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은폐/누락한 사항에 대해 게임 회사에 신의칙상 고지의무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고지의무는 이용자가 해당 사실의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인정되는데, 형법상 사기는 전자상거래법 위반의 경우와 달리 개별피해자별로 해당 여부를 판단할 수 밖에 없으므로 신의칙상고지 의무의존부 역시 case by case로 판단될 것입니다.


결국 확률이 0%인 아이템의 획득을 위해 반복적으로 해당 아이템을 대량 구매한 이용자의 경우라면 형법상 사기가 인정될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않은 일반적인 확률형 아이템 이용자의 경우라면 형법상 사기가 인정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광욱 변호사 (kwlee@hwawoo.com)

임철근 변호사 (cglim@hwawoo.com)

이근우 변호사 (klee@hwaw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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