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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소송비용 패소자부담원칙, 공익소송에는 예외둬야"

대한변협, '공익소송 패소비용 제도 개선 입법방안' 국회 토론회

리걸에듀

#신안 염전 노예사건의 피해장애인인 A씨 등은 지난 2014년 2월 언론과 장애인 단체활동가, 법률가들의 도움으로 탈출했다. 이후 과거 수십년간 신안군 내 임금 착취와 감금, 폭력을 동반한 강제 노동 행위에 대해 악습을 묵인하는 등의 행태를 근절시키고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하지만 결국 패소하면서 이들은 소송비용 패소자부담원칙에 따라 신안군청 등이 소송과정에서 쓴 변호사 수임료 등 700만원의 소송비용을 떠안아야 했다.

 

민사소송법 제98조가 규정하고 있는 소송비용 패소자부담원칙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소송을 위축시키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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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3일 백혜련(54·사법연수원 29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와 함께 '공익소송 패소비용 제도개선을 위한 입법방안 모색 국회 토론회'를 웨비나 방식으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환경소송과 정보공개소송, 국가의 불법사찰 의혹 관련 소송 등 공익소송에서 패소비용으로 곤궁에 처한 사례를 살펴보고, 소송비용 부담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민사소송법 제98조와 제109조 및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법 시행령 제12조 제3항 등 관련 법제의 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박호균(47·35기) 변호사는 '공익소송 등에 대한 패소자부담주의 예외 제도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순기능을 가진 공익소송의 본래 목적인 재판청구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민사소송법과 관련 법률의 조속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제정 민사소송법은 소송비용을 패소한 당사자의 부담으로 규정하면서도, 소송비용에 변호사 보수를 포함하는 규정은 두지 않았다. 이같은 변호사 보수 (원·피고) 각자 부담 방식은 현재까지 일본과 미국 등에서 유사하게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1월 민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변호사 보수를 소송비용에 포함시키고, 원칙적으로 패소자가 이를 부담하도록 변경됐다. 즉 변호사 보수 패소자 부담 원칙은 1990년 민사소송법 개정으로 신설된 것이다.

 

일률적 적용으로 사회적 약자 위한 공익소송 위축

소송 본래 목적인 재판청구권 보장 위해 개선 필요

 

박 변호사는 "공익소송이나 전문소송에서 증명의 부담 등을 고려할 때 남소의 폐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사례에서도, 우리 법제는 일률적으로 패소자부담 원칙을 강조하면서 공익소송을 위축시키는 등 과도하게 제재하고 있다"며 "소송비용 조항이 개정된 이후에도 소송 건수가 줄었다는 조사가 없고, 오히려 승소의 경우 소송비용을 패소자 측으로부터 받아낼 수 있다는 인식 아래 화해나 조정율이 떨어지고 소송사건화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60년 이후 30년 이상 지속된 각자 부담 원칙은 군사정부 시대에 소비자나 시민단체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개정된 것"이라며 "소송비용 패소자 부담원칙을 유지하면서, 일본이나 미국처럼 변호사 보수에 한해 각자 부담원칙으로 회귀하되, 예외적인 경우 변호사 보수를 패소자에게 부담시키는 이른바 '편면적 패소자 부담주의'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편면적 패소자 부담주의가 적용될 필요가 있는 소송의 중요 유형은 민사소송법에 규정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도록 대법원 규칙에 일부 위임하는 형식을 취해 예측하지 못한 부족한 점을 보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국가와 사회 발전을 위한 순기능에 더욱 중점을 두고 공익소송이나 전문 소송 등에 대한 소송비용을 규정하고 있는 민사소송법과 관련 법률의 조속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정혜림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민사지원 제1심의관실 사무관은 "공익소송에 대한 개념 정의 문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해당 규정을 개정한다면 남용 우려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당사자간 형평과 재판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참고해 우리 소송체계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공익소송에 대한 명확한 정의규정이 없어 일관된 기준없이 불명확한 개념으로 소송비용 부담에 관한 원칙을 수정한다면 부작용이 클 우려가 있어 입법적 보완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일반소송과 달리 공익소송의 예외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둘을 구별하는 기준이 명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승소가능성이 높지 않아도 사회적 환기 목적으로 소를 제기하는 경우 등 공공정책에 관한 해결을 사법부에 의존해 사법작용이 정치화되고,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도 있다"며 "사건의 실체보다 공익소송 해당성이 쟁점이 될 경우, 소송비용부담재판을 담당하는 재판부에 심리부담으르 초래하는 등 본말전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이날 최용문(38·3회) 변호사가 '소송비용 제도 개선을 위한 민사소송법 및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 개정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언론노조 조영수씨가 'KBS 이사회 회의록 정보공개소송 관련 사례'를, 김종익씨가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 사례'를, 이진섭씨가 '환경소송 관련 사례-균도네 가족 소송사례'를 주제로 토론했다. 이어 윤경식(33·5회) 법무부 국가소송과 사무관, 김태호 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 위원, 최용근(38·1회)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변호사가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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