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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와 '형의 실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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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 론

서울중앙지법 2021. 1. 12. 선고 2020노2447 특가법(절도) 위반 사건에서 법원은 대법원 판례를 참조해 형법 제65조(집행유예의 효과)의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는 문언의 의미를 전과도 없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러한 법의해석은 올바른 법 해석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참조판례인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도7088 판결의 판시사항을 살펴보기로 한다. [판시사항](2)는 다음과 같다.


"(2)형법 제65조에서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다'는 의미 및 위 규정에 따라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 경우 그 전과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에서 정한 '징역형을 받은 경우'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이다.


형법 제65조(집행유예의 효과)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후 그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는 규정이다. 그런데 대상 판결은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 경우 그 전과도 없어진다는 취지이다. 이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라는 문언의 의미를 '형의 효력 상실'만이 아니고 형을 '선고한 효력' 즉 형을 선고한 '재판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해석한 나머지 그 '전과'도 없어진다고 한 것이다. 집행유예의 효과로서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는 문언의 의미가 그렇게 선고한 형의 효력 상실로 형만 소멸되는 것이 아니고 형을 선고한 그 재판의 효력 상실로 전과까지 소멸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과연 법을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2. 법의 해석
법의 해석이란 '입법기술상 추상적·일반적으로 불완전하게 규정되어 있는 법규범의 의미·내용을 명확히 하는 것'을 말하며 사안에 추상적인 법규범을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위하여 법규의 의미내용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법의 목적에 따라 규범의 개념을 명확히 하는 논리적·기술적 조작이라고 한다. '입법기술상 추상적·일반적으로 불완전하게 규정되어 있는 법규범'인 사례를 하나 보기로 한다.


형법 제65조(집행유예의 효과)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후 그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이고,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형의 실효, 이하 '형실효법') 제1항에서는 ① 수형인이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고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이 경과한 때에 '그 형은 실효된다'인데, 제2항에서는 ② 하나의 판결로 여러 개의 형이 선고된 경우에는 각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가장 무거운 형에 대한 제1항의 기간이 경과한 때에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고 했다.


3. 법조항의 문언은 같아도 의미는 다른 사례

형법 제65조에서의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와 형실효법 제7조 제2항에서의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는 문언은 같아도 그 의미는 다른 것이다. 전자는 선고된 '형의 효력'만 소멸한다는 의미이고 전과는 없어지는 것 아닌데, 후자는 선고된 형이 실형인 경우는 그 형의 집행 완료로, 선고된 형이 집행유예 된 경우는 그 유예기간 경과로 그 형의 효력이 상실된 연후에 다시 일정한 기간이 경과되면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는 것이므로 이때에 효력이 상실되는 것은 형의 효력이 아니라 형을 선고한 '재판의 효력'이 소멸한다는 의미이고 따라서 그 전과도 말소되는 것(형의 실효)이다. 그러므로 형법 제65조에서의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는 문언은 이를 '선고한 형은 효력을 잃는다'라고 바꿔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무죄인 경우 판결문의 주문에 '피고인은 무죄다'라고 하지만, 유죄인 경우는 판결문에 유죄인 이유를 설시하고 주문에는 '피고인을 징역 몇 년에 처한다'라고만 한다. 주문에 '피고인은 유죄다'라고 설시 안 해도 그 피고인은 유죄판결을 받은 것이고, 선고된 형은 형 집행 완료 또는 집행유예기간 경과로 실효되지만, '피고인은 유죄다'라는 판결을 선고한 '재판의 효력'은 또 다른 요건이 충족되어야 실효되는 것이며 이로서 전과도 말소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는 것을 형법 제81조(형의 실효)에서는 '재판의 실효'라 하고 형실효법 제7조 제1항에서는 '그 형은 실효된다', 제2항에서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라고 했다.


4. 형의 실효와 재판의 실효

형법 제81조(형의 실효)는 조항의 제목은 '형의 실효'인데 그 문언은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이 면제된 자가 피해자의 손해를 보상하고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음이 없이 7년을 경과한 때에는 본인 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그 재판의 실효를 선고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런데 조항의 제목이 같은 형실효법 제7조 제1항에서는 "① 수형인이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고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이 경과한 때에 그 형은 실효된다"라고 했으며, 제2항에서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고 했으나 그 의미내용은 모두 전과가 말소되는 '형의 실효'라고 하는 '재판의 실효(형법 제81조)'인 것이다.


그런데 위 형실효법 제7조(형의 실효) 제2항에서의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라는 문언은 형법 제65조(집행유예의 효과)에서의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라는 문언과 같은 문언이지만 그 의미내용은 같은 것이 아니다. 하나는 '선고된 형'이 실효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형을 선고한 '재판이 실효'되는 것이다. 법의 해석은 문언의 문리에 충실해야하지만 구체적 사안에 법을 적용함에 있어서 문리해석만으로는 그 의미내용이 올바르게 해석 될 수 없다.


5. 법률용어는 정제되고 적확해야 한다.

예컨대 '갑은 을과 병의 집에 다녀왔다'라고만 해서는 갑과 을 두 사람이 동반해서 병의 집에 갔다는 말이기도 하고, 또는 갑은 을의 집과 병의 집을 모두 방문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형법 제65조(집행유예의 효과)의 문언은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이다. 이는 '선고한 형의 효력'이 소멸한다는 의미인데, 이 문언의 의미를 '형을 선고한 효력'이 소멸한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기는 하지만 그러면 이는 형을 선고한 '재판의 효력'이 소멸한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형의 집행완료 또는 유예기간이 경과되어 형의 효력이 소멸한 후다시 일정한 요건 하에 그 형을 선고한 '재판이 실효'되는 것은 선고된 형이 실효되는 것과는 다른 의미인데 이를 또다시 '그 형은 실효된다' 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라고 하는 것은 한참 잘못된 것이다. 그러므로 선고한 형의 효력은 이미 소멸한 연후 일정한 요건 하에 그 형을 선고한 재판이 실효되고 전과가 말소된다는 법조항(형법 제81조 및 형실효법 제7조)의 제목을 '형의 실효'라고 한 것은 이를 '재판의 실효'라고 고쳐야 한다. 그리고 형실효법 제8조(수형인명부 및 수형인명표의 정리) 제1항은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형인명부의 해당란을 삭제하고 수형인명표를 폐기한다"는 규정인데 그 각 호의 제2호로 '형의 집행유예기간이 경과한 때'를 넣은 것은 삭제되어야 한다. 형의 집행유예기간경과로 형의 효력은 소멸하지만 동시에 전과까지 말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6. 법조항의 문장도 정제되고 적확해야 한다.

형실효법 제7조(형의 실효) 제1항은 "① 수형인이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고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이 경과한 때에 그 형은 실효된다"라는 문장이다. 그러나 이는 "수형인이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이 경과한 때에 그 형은 실효된다"라고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또한 형법 제35조(누범) 제1항은 "① 금고 이상의 형을 받어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는 누범으로 처벌한다"라는 문장이다. 그러나 이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로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는 누범으로 처벌한다"라고 해야 한다. 법조항의 문장이 정제되고 적확하지 않아 그 해석을 잘못한 대법원 판례가 있다. 집행유예기간 중에 범한 죄에 대하여는 누범가중 못한다는 대법원판례(65도676)가 있고, 가석방 중에 범한 죄에 대하여는 형의 집행이 종료된 후의 죄가 아니므로 누범가중 못한다는 대법원판례(74도1531)도 있다. 판례 65도676에서는 "형 집행 종료 이전의 범죄는 누범가중의 요건을 충족시킨 것이라 할 수 없는 것이라 '해석'되는 것인바"라고 했다. 모두 조항의 문장이 정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해룡 변호사 (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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