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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예술품

[법조계 예술품] 대검찰청, 조승환 作 '해치상'

나쁘고 그릇된 것을 뿔로 받아 버리는 ‘정의’와 ‘법’의 상징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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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 지방의 황량한 땅에 뿔 하나 달린 짐승이 산다. 성품이 충직해 사람들이 싸우는 것을 보면 바르지 못한 자를 들이받고, 사람들이 서로 따지는 것을 들으면 옳지 못한 자를 문다."

옛 중국 고서인 '이물지(異物志)'는 상상 속 동물인 '해치(한자)'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해태로 알려져 

시비와 선악 판단

 

광화문이나 국회 앞에서 쉽게 볼 수 있어 이미 친숙한 '해태(한자)'로 알려진 '해치'는 시비와 선악을 판단해 나쁘고 그릇된 것을 뿔로 받아 버린다고 해 '정의'와 '법'의 상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 '법'을 뜻하는 한자어도 해치에서 나왔다. 원래 법을 의미하는 한자어는 '해태가 물처럼 고요하게 판단해서 틀린 상대를 받아버린다는 의미'의 고자(古字)인 법(한자)이었으나, 여기에서 해치를 의미하는 치(한자)가 빠져 오늘날의 법(法)이 됐다고 한다. 과거 법률가를 해치관이라 칭했던 것도 그러한 연유에서다.

대검찰청 별관 앞 작은 공원 앞에도 해치상이 있다. 광화문과 국회에서 봤던 크고 둥글둥글한 인상의 사자 형태의 해태상과는 다르게 몸집이 작은 아기 염소처럼 보인다. 그러나 해치의 정수리에 난 외뿔은 겉으로 보기에도 두껍고 단단해 죄 지은 사람을 단죄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특히 높이 50㎝, 무게 60㎏의 청동으로 만들어져 보는 이로 하여금 경건해지는 느낌을 자아낸다.


정수리 외뿔은 보기에도 단단 

죄인 단죄하기 충분


이 해치상은 1999년 5월 1일 법의 날을 맞아 대검 청사 앞 로비에 설치됐다. 그러나 같은 해 발생한 옷 로비 사건에 검찰총장이 연루돼 구속되자 "해치의 외뿔이 대검 간부들의 집무실을 들이받아 검찰이 수난을 겪는다"는 검찰 내 여론이 일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해치의 외뿔은 검찰을 향하고 있지 않다. 당시 대검 관계자는 부인했으나,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법을 관장해야 할 검찰에서 그러한 여론이 일었다는 사실 자체가 사뭇 놀랍다.

이 해치상은 대검 사무국장을 지낸 이종일 동국대 국문과 교수와 손성 법학과 교수가 1991년 미국 컬럼비아대학에 전시된 각국의 법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둘러본 뒤, 이를 동국대 예술대학장이었던 조각가 조승환 교수에게 의뢰해 제작·기증한 것이다. 조 교수는 서울대 미술대학 조소과 학사, 서울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을 지냈다. 2005년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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