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대검찰청

‘몰카범 수사’, 표준 수사모델 개발 필요

노성훈 경찰대 교수 주장

미국변호사

몰카범죄 등 성범죄 사건 수사 결과는 초동수사를 맡은 일선 경찰수사관의 주관적 인식과 태도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교육과 표준수사모델 개발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성훈(사진) 경찰대 교수는 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하는 '형사정책연구'에 최근 게재한 '불법촬영범죄에 대한 경찰수사관의 인식'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168290.jpg


논문은 불법촬영범죄사건을 수사하는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수사관의 인식과 태도를 인터뷰 녹취록을 바탕으로 심층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일종의 마인드맵핑(mind-maping)에 해당하는 이번 분석에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근무 경력 5~27년의 경찰수사관 8명으로부터 수집한 심층면접 인터뷰 녹취록이 활용됐다. 남성 5명, 여성 3명이다. 연구팀은 녹취록에 나타난 경찰수사관의 인식과 경험을 효과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으로 이어지는 3단계 분석법을 사용했다.

 

일선 수사관의 주관적 인식·태도에 

큰 영향 받아


노 교수는 "범죄혐의가 확인되는 사건에서는 (수사기관이) 가해자를 처벌해 피해자의 억울함과 고통을 해소해야 하고, 애초에 범죄가 성립되지 않거나 허위신고로 의심되는 사건에서는 억울한 피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건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이 같은 대원칙에도 불구하고) 일선 수사관들은 불범촬영범죄 피해자에 대해 이원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고, 가해자에 대해서도 양면적 태도를 보인다"고 밝혔다.

 

168290_1.jpg
불법촬영사건 수사관 인식에 대한 패러다임 모형

 

 이어 "진정한 피해자로 (마음 속에서) 분류한 사람에 대해서는 (수사관이) 연민과 불쌍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고, 특히 일반 성폭력 범죄에 비해 사실관계가 단순한 불법촬영범죄에서는 (타 성폭력 범죄에 비해) 피해자가 진정한 피해자에 속한다고 보는 인식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실체적 진실 규명’ 노력이 

현실적으로 제약받아

 

그러면서 "이 같은 인식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딜레마적 상황을 조성한다"며 "성향과 진술 태도를 바탕으로 피해자나 가해자에 대한 신뢰도를 형성하고, 신뢰도가 낮다고 여겨지는 사건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범죄가 성립되지 않거나 무혐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노 교수는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려는 (수사기관의) 노력이 현실적으로 제약을 받고 있다"며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사건을 처리하면서 예민해져 있거나 수사관에게 거세게 항의하는 피해자를 상대할 때 수사관은 방어적 태도를 취하거나, 반발을 줄여 문제를 만들지 않는 선에서 사건을 처리하려는 '최소주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 자체를 

겉으로 드러난 피해자의 태도만으로 

주관적이고 부당한 선입견 형성하는 것은 

막아야

 

노 교수는 대안으로 △수사관 인식 개선을 위한 실효성 있는 교육 시행 △표준수사모델 개발 △여성청소년 수사인력 확충 등을 제시했다.

 

그는 "겉으로 드러난 피해자의 태도만으로 사건 자체에 대한 부당한 선입견을 형성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성폭력 피해를 당한 사람의 심적 상태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차 피해방지에 초점이 맞춰진 현행 성폭력피해자 표준조사모델은 수사과정에서 부딪히는 현실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딜레마를 해소해, 실체적 진실 발견과 2차피해 방지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석 대상이 8명으로 소수이고, 심도 있는 답변을 이끌어내기에는 면접시간이 다소 부족했다"며 "일선 수사관의 가치관과 태도에서 비롯되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하 보완된 후속연구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