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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2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8. 형법(총칙)

대체근로자는 노동조합법 위반죄의 공범으로 처벌 못해
특가법상 누범 구성요건은 전범과 후범이 동종의 범죄라야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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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종합법률정보 사이트에 공개된 2020년 형사 판례는 총 123건이다. 그 중 판결은 116건(전원합의체 판결 10건을 포함), 결정은 7건인데 2017년 이후 그 전체 건수가 현저하게 감소하는 추세이다(2017년 314건, 2018년 211건). 다만 전원합의체 판결은 다소 증가하였다(2017년 5건, 2018년 7건).



1. 형벌법규의 해석방법(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도18164 판결)
(1)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인 A회사의 기업홍보팀 직원 갑 등은 3분기 실적 공시를 1개월 앞두고 실적 가마감결과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는 악재성 정보를 알게 되자 공모하여 A회사 기업분석을 담당하던 애널리스트들에게 선별적으로 위 미공개정보를 알려 주었고 위 정보는 수분 내 기관투자자들인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에게 전달되었다. 위 펀드매니저들은 위 정보를 이용하여 주식을 대량 매도 및 공매도하였고 그 결과 기관투자자들은 약 106만 주를 매도하여 손실을 회피하였으나 위 정보를 알지 못한 개인 등 일반투자자들은 약 104만주를 매수하여 손실을 보게 되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제1항은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 즉 상장법인의 내부자 및 제1차 정보수령자(이하 '수범자')는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중요정보를 특정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사는 갑 등을 자본시장법 제44조 제1항 제1호, 제174조 제1항을 적용하여 기소하였다. 제1심을 거친 후 제2심은 제174조 제1항에서의 '타인'은 정보제공자로부터 '직접 정보를 수령한 자'로 제한된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다. 검사가 상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요지(파기환송)
이때 '타인'은 반드시 수범자로부터 '정보를 직접 수령한 자'로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정보의 직접 수령자가 당해 정보를 거래에 이용하게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위 직접 수령자를 통하여 정보전달이 이루어져 당해 정보를 제공받은 자가 위 정보를 거래에 이용하게 하는 경우도 위 금지행위에 포함된다. 위 수범자들로부터 정보를 수령하거나 중간에 개입된 직접 정보수령자로부터 정보를 재전달받은 펀드매니저들은 모두 '타인'에 해당한다.


(3) 평석
이 판례는 형벌법규의 해석방법을 판단한 예로서 주목된다. 죄형법정주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형벌법규의 엄격해석의 원칙을 강조한다면 가능한 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할 수도 있다(예컨대 영미법상 Rule of Lenity. 다만 이 원칙이 현재에도 유효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법문의 해석은 반드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만 해석할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법령 해석 방법은 원칙적으로 법문의 일반적 어의, 문법 등에 따라 문리적 해석을 하고 이를 토대로 다른 조문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체계적·논리적 해석을 하며 입법자의 의사를 궁리하는 목적적 해석, 법의 변천과정을 살피는 역사적 해석을 한다. 문리적으로 타인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이며 자본시장법에서 달리 정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거래에 참여하는 자로 하여금 동등한 입장과 동일한 가능성 위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투자자를 보호하고 자본시장의 공정성·신뢰성 및 건정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제174조 제1항의 입법취지를 감안하면 위 법문에서의 '타인'의 개념을 제한적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2. 편면적 대향범에서 불가벌적 대향자의 현행범 체포와 정당행위(대법원 2020. 6. 11. 선고 2016도3048 판결)
(1)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조합원 갑 등은 파업기간 중 사용자에게 채용되어 기중기 운전작업을 대체 수행하던 대체근로자 A를 발견하고 붙잡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A를 넘어지게 하여 약 4주 상해를 가하였다.

 
노동조합법 제91조, 제43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검사는 갑 등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상해)죄로 기소하였다. 제1심을 거친 후, 제2심은 A가 사용자측과 공모하여 또는 이를 방조하여 불법 대체근로를 하고 있었으므로 갑 등의 행위는 적법한 현행범인 체포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았다(무죄). 검사는 위 조항은 사용자만을 처벌하는 규정일 뿐 대체근로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아니므로 A를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없다고 주장하여 상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요지(파기환송)
'채용 또는 대체하는 행위'와 '채용 또는 대체되는 행위'는 2인 이상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관계에 있다. 사용자에게 채용 또는 대체되는 자의 행위에 대하여는 일반적인 형법 총칙상의 공범 규정을 적용하여 공동정범, 교사범 또는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


(3) 평석
편면적 대향범에서 불가벌적 대향자에 대한 현행범 체포가 '법령에 의한 행위'에 해당 여부가 문제된 사안이다. 편면적 대향범에 관하여 대법원은 법규정에 달리 상대방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는 경우 그 상대방에 대하여 형법총칙상의 공범규정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도3994 판결 등). 대법원은 그 연장선상에서 대체근로자에 불과한 A는 '사용자'만 처벌하는 위 노동조합법위반죄의 단독정범이 될 수 없고 형법 총칙상 공범 규정을 적용하여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도 없다고 하면서 결국 A는 현행범인이 아니고 체포 당시 상황을 기초로 보더라도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춘 것도 아니므로 갑 등의 행위는 법령에 의한 행위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원청업체 사업장에서 한 쟁의행위와 정당행위(대법원 2020. 9. 3. 선고 2015도1927 판결)
(1)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A수자원공사는 1998년경부터 수급업체와 용역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시설관리업무, 청소미화업무 등을 맡겼다. 갑 등은 시설관리 용역업체인 B사와 청소 용역업체인 C사 직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다. 노조는 2012년 6월 25일경 임금인상 등 단체협상이 결렬되자 파업에 돌입했다. 갑 등은 수급업체인 B·C사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가) A수자원공사 사업장 내 건물들 사이 인도에 모여 구호를 외치는 등의 방법으로 집회·시위를 함으로써 그 업무를 방해하고 그 직원의 퇴거요구에 불응하였으며 (나) C사 대표이사가 대체인력을 투입하자 대체근로자들 앞을 막는 등 대체근로자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검사는 갑 등을 A수자원공사에 대한 업무방해 및 퇴거불응죄, C사 등에 대한 업무방해죄로 기소하였다. 제1심을 거친 후, 제2심은 (가) A사업장 내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갑 등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며 (나) 대체근로 저지와 관련하여 위법한 대체근로에 대한 저지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C사에 대한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그 대체근로자들이나 A수자원공사에 대한 관계에서도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았다(무죄). 검사가 상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요지(상고기각)

도급인은 비록 수급인 소속 근로자와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지만 수급인 소속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에 의하여 일정한 이익을 누리고 그러한 이익을 향수하기 위하여 수급인 소속 근로자에게 사업장을 근로의 장소로 제공하였으므로 그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일정 부분 법익이 침해되더라도 '사회통념상 이를 용인하여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인 수급인에 대한 정당성을 갖춘 쟁의행위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이루어져 형법상 보호되는 도급인의 법익을 침해한 경우 그것이 항상 위법하다고 볼 것은 아니고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사용자가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채용 또는 대체하는 경우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위법한 대체근로를 저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정도의 실력을 행사하는 것'은 쟁의행위가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마련된 위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3) 평석
이 판례는 하청업체(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이 사용자인 하청업체를 상대로 한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원청업체(도급인) 사업장 내에서 쟁의행위를 한 경우 정당행위의 기준을 제시한 예로서 주목된다. 물론 도급인인 원청회사가 사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고용사업주인 사내 하청업체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원청회사는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의 대상인 사용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 그러나 원청회사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와 직접적인 계약관계를 맺고 있지 않고 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성립(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에도 이르지 않은 경우가 문제이다. 대법원은 우선 (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도급인 사업장에서 행해진 수급인을 상대로 한 쟁의행위에 대하여 도급인이 '사회통념상 이를 용인하여야 하는 경우(즉, 수인가능성)'에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이는 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도급인을 압박하여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기대하는 측면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근로자들의 쟁의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근로제공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쟁의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는 요청에 터잡은 것으로서 사용자 아닌 도급인의 관점에서 '수인가능성'을 기준으로 정당행위를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의 노동3권이 그 한도에서 만큼은 더욱 보장된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만하다.


한편 대법원은 (나)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의 대체근로 저지와 관련하여 이를 위한 상당한 정도의 실력행사도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하였다. 대체인력 투입금지 규정의 취지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권 보장(대법원 2000. 11. 28. 선고 99도317 판결)'에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타당하다. 다만 업무방해죄와 관련하여 사용자의 대체근로 투입행위는 그 자체가 적어도 '하청업체'에 대한 관계에서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업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구성요건해당성 자체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사무·활동 자체의 위법정도가 중하여 '사회생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반사회성을 띠는 경우'에는 보호대상인 업무에 해당할 수 없는데 사용자의 대체근로 투입행위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는 범죄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노동조합법 제91조, 제43조 제1항). 판례도 예컨대 의료인이나 의료법인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용하는 경우에는 위법행위가 중하기 때문에(대법원 2001. 11. 30. 선고 2001도2015 판결),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가 중개업을 단독으로 계속하는 경우 등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6도6599) '사회생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반사회성을 띠는 경우'라고 한다.


4. 누범 구성요건과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도18891 판결)
(1)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갑은 ① 2009년 5월 27일 강도죄·절도죄 등으로 징역 2년 6월 ② 2012년 3월 23일 절도죄 등으로 징역 6월 ③ 2013년 4월 3일 특수강도죄·특수강도미수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2017년 11월 11일 그 최종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다. 갑은 다시 ④ 2019년 6월 3일 및 2019년 6월 11일 각 특수절도죄를 범하고 2019년 6월 7일 특수절도미수죄를 범하였다.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상습 강도·절도죄 등의 가중처벌) 제5항은 "⑤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 제333조부터 제336조까지 및 제340조·제362조의 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이들 죄'를 범하여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1호(이른바 누범절도)는 "1.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미수범을 포함한다)를 범한 경우에는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사는 ④의 범행에 대해 갑을 특정범죄가중법위반죄(제5조의4 제5항 제1호)로 기소하였다. 제1심은 당해 조항을 적용하되 다만 형법 제35조 제2항에 따른 누범가중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검사가 '형법 제35조에 따른 누범가중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여 항소하였다. 제2심은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별도로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을 하였다. 갑은 '당해 조항은 형법 제35조의 특별규정이므로 별도의 누범가중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여 상고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직권으로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2) 대법원 판결요지(직권 파기환송)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 중 '이들 죄를 범하여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 부분에서 '이들 죄'라 함은 앞의 범행과 동일한 범죄일 필요는 없으나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각호에 열거된 모든 죄가 아니라 앞의 범죄와 '동종의 범죄, 즉 형법 제329조 내지 제331조의 죄 또는 그 미수죄'를 의미한다.


(3) 평석
이 판례는 이른바 누범절도의 구성요건에서 '다시 이들 죄를 범하여'의 의미를 재차 확인한 예로서 주목된다. 특정범죄가중법의 해당 조항은 제5조의4에 대한 2건의 위헌결정(즉 제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 2015. 2. 26. 선고 2014헌가16·19·23 결정, 제6항에 대한 헌법재판소 2015. 11. 26. 선고 2013헌바343 결정) 이후 2016년 1월 8일 개정되었다. 관련 쟁점은 셋이다.

 
첫째, 전범과 후범이 모두 동종의 범죄라야 하는지 여부이다. 개정 전 규정 제5항에 대해서는 이미 이러한 취지의 판결이 있었는데(대법원 1990. 1. 23. 선고 89도2226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10도8 판결) 이는 개정 후 규정 제5항에 대해서도 여전히 타당한 해석론이라는 점을 이 판례가 재확인하였다. 이 사건에서 ③'특수강도죄의 전과'는 절도와 동종 범죄가 아닌 이상 갑은 단순절도죄로 2회 징역형을 받은 사람일 뿐 개정 후 규정 제5항 제1호의 적용대상이 아님이 분명하므로 직권파기를 면할 수 없게 되었다. 한편 개정 후 제5항에 대해서도 형법에 비해 매우 높은 법정형으로 말미암아 위헌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헌법재판소 2019. 7. 25. 선고 2018헌마209·401 결정 등).

 
둘째, 상고이유의 주장인 형법 제35조에 의한 별도의 누범가중 문제이다. 개정 전 규정 제5항에 대해서는 이미 '별도의 누범가중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 있었고(대법원 1994. 9. 27. 선고 94도1391 판결) 개정 후 규정 제5항에 대해서도 최근에 같은 취지의 판결이 명시적으로 선고되었다. 즉 해당 조항은 "새로운 구성요건을 창설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이 규정에 정한 형에 다시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한 형기범위 내에서 처단형을 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18947 판결)"는 것이다. 이는 해당 조항의 법적 성격에 대해 새로운 구성요건의 창설로 보는 구성요건설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를 형법 제35조의 특칙이나 특별규정으로 이해하는 '누범가중설'의 입장에서 별도의 누범가중 배제가 주장되고 근본적으로는 형법상 누범가중 규정의 삭제도 주장되고 있다(2011년 법무부 형법총칙 일부개정안 참조).


셋째, 여기서의 누범전과 또한 '동종 범죄'로 제한되는지 여부의 문제이다. 해당 조항이 단지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로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같은 조 제6항(누범상습절도)이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후 3년 이내에'로 규정함으로써 그 문언상 누범전과와 '동종 범죄'로 분명하게 제한하고 있는 것과 구별된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마찬가지로 동종 범죄로 제한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이는 동종의 범행으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누범기간 내에 범한 절도 범행의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을 무겁게 평가하여 징벌의 강도를 높여 동종 범죄를 예방하여야 한다는 형사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2019. 7. 25. 선고 2018헌바209·401 결정 참조). 따라서 절도죄로 3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누범기간 중 다시 절도죄를 범한 경우라도 누범전과가 절도죄가 아니라면(예컨대 공무집행방해죄 등) 본항의 누범절도는 성립하지 않는다.

 
한편 당해 조항을 새로운 구성요건의 창설이 아니라 형법 제35조의 특칙이나 특별규정으로 이해한다면 본항의 누범절도가 성립하는 경우에는 제35조의 누범가중을 하지 않는 반면 본항의 누범절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는 제35조의 누범가중을 하게 되는 다음과 같은 처단형의 역전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절도죄로 3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누범기간 중 다시 절도죄를 범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 누범전과가 동종의 절도죄가 아닌 '이종의 범죄'인 경우라면 본항의 누범절도는 성립하지 않게 된다. 이때 이번에 다시 범한 죄가 상습특수절도인 경우라면 형법 제341조, 제331조가 적용되어 그 법정형이 1년 6월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 되고 누범가중하게 되면 그 처단형은 1년 6월 이상 30년 이하의 징역이 된다. 그 결과 죄질이 더 무거운 본항의 누범절도에 대해 누범가중설에 따라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을 하지 않는 경우 그 처단형은 법정형(2년~20년)과 같게 되고 이는 그에 비해 죄질이 더 가벼운 단순한 상습특수절도의 처단형(1년 6월~30년)보다 오히려 처단형에서 더 가볍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


5. 사회봉사명령에서 특별준수사항의 범위(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7도18291 판결)
(1)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갑은 을과 공모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관할관청의 허가 없이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7건의 개발행위를 하였다.
검사는 갑을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죄로 기소하였다. 제1심은 갑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 및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하면서 "2017년 말까지 이 사건 개발제한행위 위반에 따른 건축물 등을 모두 원상복구할 것"이라는 내용의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하였고 제2심은 이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갑이 상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요지(파기환송)
법원이 사회봉사명령의 특별준수사항으로 '피고인에게 범행에 대한 원상회복을 명하는 것'은 법률이 허용하지 아니하는 피고인의 권리와 법익에 대한 제한과 침해에 해당하므로 죄형법정주의 또는 보안처분 법률주의에 위배된다.


(3) 평석
이 판례는 사회봉사명령에 부수하는 특별준수사항의 범위를 판단한 예로서 주목된다. 사회봉사는 시간 단위로 부과될 수 있는 일 또는 근로활동을 의미하는데(대법원 2008. 4. 11. 선고 2007도8373 판결) 사회봉사명령의 경우 보호관찰법상 특별준수사항은 그 대상자의 교화·개선 및 자립을 유도하기 위한 보안처분적인 것만이 규정되어 있을 뿐 범죄에 대한 응보 및 원상회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 대법원은 "사회봉사명령·수강명령의 대상자에 대한 특별준수사항은 보호관찰 대상자에 대한 것과 같을 수 없고 보호관찰 대상자에 대한 특별준수사항을 사회봉사명령·수강명령 대상자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대법원 2009. 3. 30.자 2008모1116 결정)"고 한다. 보호관찰과 사회봉사명령·수강명령이 형법 제62조의2에서 서로 병렬적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보호관찰과 사회봉사명령은 서로 구별되고 특징도 다른 이상 그 특별준수사항 또한 구별되어야 한다는 대상판결의 입장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보호관찰의 특별준수사항으로 비록 '범죄행위로 인한 손해를 회복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 규정되어 있지만(보호관찰법 제32조 제3항 제4호) 이를 사회봉사명령·수강명령 대상자에 대해서는 부과할 수 없는 것이며 더구나 사회봉사명령의 특별준수사항으로 '일정 기간 내에 원상회복할 것을 명하는 것'은 더욱 허용되지 않는다. 한편 이 판례는 '일정 기간 내에 원상회복할 것을 명하는 것'이 보호관찰의 특별준수사항으로도 허용될 수 없음을 명백히 하였다. 원상복구의 내용 등이 불명확하여 집행과정에서 다툼이 생길 여지가 크고 2017년 말까지로 종기가 정해져 있어 행정절차에서 피고인이 불복할 수 있는 권리가 제한되거나 침해되는 점 등에서 갑의 자유를 부당하고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주원 교수 (고려대 로스쿨)

종합법무관리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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