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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임기만료에도 탄핵여부 심판”… 헌재법 개정안 논란

법조계 “사실상 임성근 판사 겨냥… 위헌소지 많다”

미국변호사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회부된 공직자가 헌재 결정 선고 전 임기만료 등 파면 이외의 사유로 공직에서 퇴직하더라도 헌재가 탄핵 여부를 끝까지 판단하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에 상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임기만료로 퇴직하는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해 헌재가 각하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나온 법안인 데다 이미 진행 중인 탄핵심판에도 소급적용토록 해 사실상 임 부장판사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어서 위헌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22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윤호중) 전체회의에는 법사위 고유법안으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상정됐다. 이 의원은 정치적 탄핵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임 부장판사에 대한 국회 탄핵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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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정안은 헌재 탄핵심판 결정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헌재법 제53조에 '피청구인이 결정 선고 전에 해당 공직에서 파면 이외의 사유로 퇴직한 때에는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의 행위가 탄핵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3항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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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헌재법 제53조는 '탄핵심판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1항)', '피청구인이 결정 선고 전에 해당 공직에서 파면되었을 때에는 헌법재판소는 심판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2항)'는 내용만 규정하고 있어 임 부장판사처럼 탄핵심판에 회부된 공직자가 헌재 결정 선고 전 파면 이외의 사유로 퇴직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법조계에서는 탄핵제도가 중대한 비위를 저지른 공직자에 대한 파면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 퇴직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각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개정안은 또 부칙으로 시행시기를 원칙적으로 공포한 날로부터 적용하도록 하면서도(1항), '제53조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당시 이미 진행 중인 탄핵심판에 대하여도 적용한다(2항)'고 규정해 임 부장판사 사건에도 개정안이 적용되도록 했다. 사실상 소급입법인 셈이다.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임 부장판사가 임기만료로 퇴직한 후에도 탄핵심판이 지속될 것인지를 묻는 법사위원들의 질문에 "(탄핵심판에 회부된 공직자가) 임기만료·정년·사임 등 3가지 사유로 그만둔 이후 탄핵심판을 계속할 것인지, 종료할 것인지에 대한 명문의 규정, 절차적 규정이 없다"며 "탄핵심판 청구 당시에는 법관이었으나 앞서 언급한 사유로 그만둔 이후에 심판을 계속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학설상으로도 갈리는 상황인데, 이런 걸 포함해 재판부에서 결정할 것"이라는 원칙론적인 답변만 했다.

 

‘이미 진행 중인 탄핵심판에도 소급적용’ 

부칙 명시

 

이 의원은 이번 개정안과 함께 변호사 등록 결격사유에 '헌법재판소법 제53조 3항의 탄핵사유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받고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를 추가하는 변호사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연동해 발의했다. 이 개정안 역시 '이 법 시행 당시 이미 진행 중인 탄핵심판에 대하여도 적용한다'는 부칙을 둬 임 부장판사에 대해 사실상 소급적용토록 했다.

 

이 의원은 "법관이 임기 중에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해 국회의 탄핵소추로 인한 헌재의 파면 결정을 받게 될 경우 변호사로 등록할 수 없지만, 법관이 재임용을 신청하지 않아 임기만료로 퇴직하게 될 경우 아무런 제한없이 변호사 등록 후 전관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며 "공무원 재직 중에 있던 자가 징계처분에 의해 정직된 경우 그 정직기간 중에는 변호사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위를 저지른 법관이 임기만료 퇴직한 경우 아무런 제한 없이 변호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다른 결격사유와 비교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법관이 퇴직한 경우에도 헌재에 의한 탄핵사유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5년간 변호사의 자격요건이 없는 것으로 해 꼼수 사직으로 변호사를 개업하는 사례를 방지하고자 한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개정안의 위헌성 등을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 로스쿨 교수는 "헌법 제65조 1항은 탄핵소추 대상을 대통령, 국무총리, 법관 등 '공무원'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현직 공무원'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또한 같은 조 3항과 4항은 헌재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해당 공무원의 권한행사를 정지하도록 하는 한편 탄핵 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현직인 공무원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개정안은 이 같은 헌법 조항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은 또 사실상 특정인을 겨냥한 소급적용 규정까지 두고 있어 위헌 논란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률의 불명확한 부분을 입법부에서 명확히 규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충분히 헌재의 재량으로 진행될 수 있는 부분에까지 무리하게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다는 건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 의원 스스로가 이번 임 부장판사 탄핵심판의 각하 가능성이 높다는 조바심을 드러내는 모양새"라고 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사법부를 이끄는 대법원장도 아닌 일선 법관을, 그것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안을 갖고 탄핵한 것만으로도 법리는 물론 상식에 어긋나는 문제인데, 이제는 사후 소급입법까지 해가며 당사자의 기본권은 물론 사법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특정인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목적이 분명한 이 같은 처분적 소급입법은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또다른 로스쿨 교수는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대통령 임기가 끝난 후에 진행됐듯 우리나라도 헌재의 유권해석으로 탄핵심판 지속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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