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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판결] ‘허무인’ 명의 처방전 교부도 ‘의료법 위반’ 해당된다

의사에 벌금 300만원 확정

미국변호사

의사가 허무인(虛無人, 실존하지 않는 사람)을 환자로 해서 처방전을 작성, 교부한 것도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13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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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6년 4월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B씨에게 발기부전치료제 200정을 처방하는 내용의 처방전을 발급했는데, 환자 이름을 B씨가 아니라 허무인 C씨 명의로 했다. A씨는 이후에도 같은 방법으로 7회에 걸쳐 7장의 허무인 명의의 처방전을 B씨에게 발급해줬다. 이에 검찰은 "의료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환자를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을 작성해 교부하지 못한다"며 A씨를 기소했다.

 

1심은 "의료법상 위반 행위란 '의사 등이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전 등을 작성해 환자 등에게 교부하거나 발송하는 행위'를 의미한다"며"처방전에 기재된 환자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허무인인 경우에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처방전은 어디까지나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된 진찰 대상자에게 교부해야 한다"며 "원칙상 처방전의 작성 상대방과 교부 상대방이 동일할 것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는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되는 작성 상대방으로서의 환자와 교부 상대방인 환자를 모두 직접 진찰해야 한다"며 "이 같은 진찰이 전제되지 않은 채 처방전을 발급한 이상 교부의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불문하고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된 자가 아닌 자에게 처방전을 교부해 작성 상대방과 교부 상대방이 달라진 데다가, 처방전 발급 및 교부의 전제가 되는 진찰행위 자체가 없었다"며 "처방전에 기재된 환자가 실재하지 않는 허무인이라고 해서 달리 평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의사가 직접 진찰해야 할 환자를 진찰하지 않은 채 그 환자를 대상자로 표시해 진단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을 작성·교부했다면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환자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 허무인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며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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