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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수용자 화상접견… “인프라 확충 시급”

비대면 접견은 시대적 흐름… 관련 규정도 마련 필요

리걸에듀

서울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 등 코로나19 팬데믹이 교정시설까지 덮치면서 새로운 변호인 접견방식으로 '화상접견'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관련 장비를 갖춘 화상접견실은 각 교정기관별로 1~3개에 불과해 이용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면접견에 비해 원활한 소통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접견 내용에 대한 보안 우려도 있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지적이다. 법조계에서는 화상접견 관련 인프라를 확충해 제2, 제3의 전염병 사태에 대비하되, 구속 피의자·피고인 등 수용자의 접견교통권과 방어권, 변호인 변론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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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강국' 힘입어 도입된 화상접견 = 화상접견 시스템은 2003년 1월 처음 도입됐다. 처음에는 수용자 가족들이 집에서 가까운 교정기관을 찾아가 교정기관의 컴퓨터 영상을 통해 수용자들을 접견하는 시스템이 었다. 수용자가 수용된 교정기관과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다. 그러다 2012년 수용자 가족들이 교정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개인 PC를 통해서도 수용자와 면회할 수 있는 '화상접견 2.0'이 첫 시범실시됐다. 이후 2015년에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영상통화 기능과 유사한 시스템인 '화상접견 3.0(스마트 접견)'이 도입돼, 모바일을 통해 간편하게 수용자와 가족들이 접견할 수 있게 됐다. 'IT 강국'의 힘을 보여준 성과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변호인 화상접견은 2011년 처음 시행됐다. 또한 가족 화상접견과 달리 변호인 화상접견은 변호인 사무실 등에서는 불가능하고 변호인이 직접 가까운 교정기관을 찾아가야만 가능하다.

 

현재 관련 시설을 갖춘 변호인 화상접견실은 전국 교정기관별로 많게는 3개에서 적게는 1개에 불과하고, 변호인 1인당 하루에 1번, 1시간 이내로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화상접견실은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 제120조 등에 따라 설치돼 있는데, 수용자용 화상접견실과 스마트접견실은 교정기관 구내에, 가족이나 변호인 등 민원인용 화상접견실은 교정기관 민원실 등에 구비돼 있다. 변호인 접견은 스마트접견이 안 되기 때문에 변호인은 화상접견을 하려면 교정기관 민원실 등에 설치된 화상접견 시스템을 이용해야만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변호인 스마트접견은 기술 및 보안상 문제가 있어 시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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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어나는 변호인 화상접견 = 이 같은 불편에도 변호인 화상접견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8433건에서 2019년 9523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에는 1만287건을 기록해 처음으로 1만건을 돌파했다.

 

변호인 일반접견과 화상접견 수를 합친 전체 변호인 접견 건수가 2018년 38만6904건에서 2019년 37만3533건, 지난해 31만7649건으로 각각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변호인 화상접견 증가세는 더욱 뚜렷하다.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못해

 교정시설에 직접 가야 


특히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이 교정기관을 덮치면서 일부 교정기관 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3단계로 격상돼 일부 구치소에서는 변호인 접견이 변호인 접견실이 아닌 일반 접견실에서 이뤄지기도 했다. 또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원칙적으로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화상접견 시 구치소 직원이 수용자를 데리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감염 위험이 있어 변호인 화상접견마저도 일부 제한되기도 했다. 현재는 교정기관 내 방역단계가 완화돼 변호인 접견 역시 정상화되고 있지만, 언제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도 화상접견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코로나19 등 언제 있을지 모를 팬데믹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안전확보를 강조하면서 "대면 업무를 온라인 화상 방식으로 전면 전환 및 재조정해야 한다"며 "수용자의 가족 및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은 헌법상 권리이므로 온라인 화상 접견에 필요한 조치는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다양한 분야에서 비대면이 강조되고 있는 것처럼 화상접견에 대한 활성화와 요구가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화상접견실 1~3개 불과

 1인 ‘하루1번 1시간’ 제한

 

◇ "보안·장비·규정 마련 시급" = 하지만 관련 인프라 확충과 보안 문제, 제도 정비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화상접견을 이용해 본 한 변호사는 "원격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보니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어 대면 접견 정도의 접견교통권 및 변론권 보장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화상 접견은 혹시라도 구치소 직원 등이 언제든 감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보안이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보 등은 의뢰인(수용자)과 서로 편하게 대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화상접견시 모니터로 보이는 화면의 픽셀(Pixel)이 쪼개지는 것과 같이 뚜렷하지 않아 자료를 함께 보기는커녕 얼굴만 확인할 수 있는 정도"라며 "오래전 국제전화 이용할 때와 비슷하게 소리가 끊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화상접견이라는 제도 자체의 취지를 잘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보안’ 우려에 

서로 편하게 대화하기도 어려운 상황

 

한 로펌 변호사는 "구치소 등 각 교정기관에 마련된 화상접견용 컴퓨터가 부족해 변호인들이 몰리는 때에는 예약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구치소 측에서 접견을 빨리 끝내라고 재촉하기도 한다"며 "화상접견용 컴퓨터 확충은 물론 기술 보완 등을 통해 관련 인프라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결국 구속 피의자, 피고인 등의 방어권 보장은 물론 변호인 변론권 보장도 어렵게 된다"고 했다.

 

화상접견을 위한 별도의 세부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는 것도 문제다. 현재 변호인 화상접견과 관련된 규정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등에서 정하고 있다. 하지만 화상접견과 관련한 정의 등만 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세부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변호인 화상접견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나 규정 위반 사항에 대해 수용자나 변호인 등이 인지할 수 없다.

 

한 변호사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비대면 방식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 맞춰 화상접견도 장비 구축과 관련 규정을 정비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변호인 화상접견 제도의 시행상 문제점과 이에 따른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상황과 일선 교정기관의 현실적인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변호인 화상접견 시스템 증설 등에 대해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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