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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변협, 주사무소 100m 밖 복수 사무소 ‘경고’ 논란

“시대변화 무시한 규제… 현실 반영한 규정 만들어야“

리걸에듀

대한변협이 최근 "주사무소 100m 내에서 등록을 거쳐 복수사무소를 두도록 한 규정과 지침을 위반했다"며 로펌들에 서면경고를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무공간 부족을 이유로 여러 건물에 소속 변호사를 나눠 상주시켜온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인데, 로펌 대형화·광역화 및 네트워크형 로펌 출현 등 달라진 시대상황을 도외시 한 것이므로 구시대적인 낡은 규제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15일 상임이사회에서 김앤장과 YK 등 로펌 4곳에 대한 '확장 단일사무소 심사'를 했다. 김앤장과 YK는 여러 건물에 변호사를 상주시키는 형태의 사무소를 운영하다 최근 심사를 신청했고, 법무법인 든든과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사무실 확장을 위해 신청했다. 변협은 이날 이들 4개 로펌의 단일 사무소 등록을 허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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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논의과정에서는 김앤장 등이 복수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변호사법이 정한 절차를 게을리했기 때문에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과 브로커 근절이라는 입법목적에 반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시대에 뒤떨어진 법 규정이 초래한 경미한 과실이라는 의견이 맞서면서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법 제21조 3항은 변호사는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법률사무소를 둘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브로커에 의한 법률시장 교란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이중사무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2008년 변호사법 개정을 통해 '사무공간의 부족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 대한변호사협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인접한 장소에 별도의 사무실을 두고 변호사가 주재(駐在)하는 경우에는 본래의 법률사무소와 함께 하나의 사무소로 본다'는 예외를 뒀다.

 

등록 없이 복수건물 사용한

 김앤장·YK에 서면경고

 

변협은 2013년 도입한 '확장된 단일사무소 심사규정'에 따라 △복수 사무소 간 거리 및 물리적 접근성 △인근 빌딩의 공실률 등 경제적 사무실 확보 가능성 △주재 변호사 수 등 실질적 사용현황 △별도 사무소의 업무내용 등을 고려해 허가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하지만 건물 간 거리가 어느 정도일 때 같은 사무소인지 등 명확한 규정이 없어 특히 법률사무소 형태로 출발한 대형로펌들에서 논란이 되어 왔다. 변협은 내부적으로 100m를 심사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로펌들은 보안 유지를 위해 빌딩 전체를 임차하길 원하는데, 주사무소 인근에 빌딩을 통째로 구하기가 어려워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로펌 인력 늘어나면

 사무 공간 추가 확보는 불가피


결국 변협은 이날 단일 사무소 등록은 허가하면서도 김앤장과 YK가 확장된 단일 사무소 등록 없이 장기간 복수 건물을 사용한 부분에 대해 서면경고를 하기로 했다. 서면경고는 변호사법상 징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대형로펌 관계자는 "로펌은 인력이 늘면 사무공간 추가 확보가 불가피한데 주변 입지나 임대건물 상황에 따라서는 기존 사무소에 인접한 공간 확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까지 100m라는 변협내부 기준을 강제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는 "인근 건물에 사무실을 확보하려면 그 즉시 임대료가 치솟는다"며 이어 "현실적 여건을 무시한 대못 규제가 법률서비스 발전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또 다른 변호사는 "작은 변호사 사무실은 조금만 변호사법 저촉 소지가 있어도 변호사 윤리 강화를 이유로 과하게 징계하면서 대형로펌은 서면경고만 하고 그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런 경우까지 

변협내부 기준 적용 싸고

 의견분분

 

법 개정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호사법 전문가인 정형근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변호사 주재 하에 사무소를 운용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사건 브로커가 활동하는 공간을 규제하는 것이 관련 조항의 입법목적"이라며 "법무법인이 분사무소를 둘 수 있도록 한 것처럼, 실제로 변호사가 주재한다는 전제로 점차 규제를 해소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법률서비스가 활성화되는 등 법률시장은 계속 변하고 있는 만큼 브로커를 근절하면서 법률서비스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끊임없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전문 서비스업이 고도화되면서 대형화나 프렌차이즈를 둘러싼 논란은 의사 등 다른 전문직군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변호사업계의 대응은 다른 산업에도 참고사례가 된다. 현실을 반영한 명확한 규정을 정해야 절차 위반에 대해서도 엄격히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한·박솔잎 기자   strong·soliping@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