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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사 빠진 중대재해사건 수사 제대로 될까

법조계 “후속 입법 등 통해 관련 법제 재정비해야”

미국변호사

노동자가 사망하는 산업재해 발생 시 안전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등으로 형사처벌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지만, 중대재해 사건 수사주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혼선이 예상된다. 검사의 지휘를 받는 근로감독관에게 사법경찰관 직무권한을 위임한 산업안전보건법과 달리 중대재해처벌법에는 이 같은 규정이 없어 공백상태라 수사 전문성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행 일반법체계에 따르면 대형 화재·붕괴·폭발사고 등 대형참사 사건에 해당하지 않는 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1차 수사권을 가진 경찰이 관련 사건을 모두 맡아야 하는 상황이라 후속 입법 등을 통해 관련 법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9일 발표한 '2021년도 산업안전보건감독 종합계획'에서 "건설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본사 감독을 연계하고, 반복해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해당 업체의 본사가 관할하는 전국 공사현장의 60% 이상을 동시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현대중공업에서 근로자가 철판에 깔려 사망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자 관련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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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유해·위험 물질 취급작업을 도급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산업안전보건법으로 규정한 도급 승인을 제대로 받아 안전보건관리 계획을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주로 감독하겠다"고 했다. 경영진의 책임에 대해서는 "2324개 기업을 '안전보건계획' 수립 및 이사회 승인 대상으로 정하고, 올해 상반기까지 이들 기업의 계획 수립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별 위험업종에 따라서는 지방노동청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중점감독을 확대·강화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규정하고, 의무 위반으로 인명사고가 나는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해당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을 형사처벌한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 골자다. 하지만 정작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행위를 수사할 주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수사권조정 따라 

1차수사권 가진 경찰이 맡는 상황

 

현행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은 각 지역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특별사법경찰관을 지명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근로감독관은 산업안전보건법 등 16개 법률에 규정된 범죄에 대해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주체를 명시한 규정이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에도 관련 규정이 없다.

 

국회 관계자는 "지난 1월 임시국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안을 처리하면서 논란이 많아 수사주체에 대한 논의는 깊이 있게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회 관계자는 "수사주체와 관련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지만, 중대산업재해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가, 중대시민재해에 대해서는 경찰이 주관기관이 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수사주체 관련 

명확한 규정 없어

 

법조계에서는 수사권 조정으로 검사의 실질적 지휘통제를 받는 사건의 범위가 축소된 상황에서 이 같은 입법공백이 수사 현장에 초래할 혼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대로라면 산업재해 사건 등에 전문성을 갖춘 특별사법경찰인 근로감독관과 관련 법리에 강점을 지닌 검찰 모두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사건 수사에서 배제될 수 밖에 없어 '부실 수사 문제' 등이 제기될 수도 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처벌대상이 어디까지인지, 필요한 안전보건 조치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등이 명확하지 않다"며 "더구나 기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행위와의 관계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누가 수사를 담당하게 될 지도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근로감독관·경찰 투 트랙 나서면

과잉수사 우려도

 

또 다른 로펌 변호사는 "사용자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처벌을 피하려면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를 다하도록 되어 있다"며 "고용노동부 소관인 산업안전보건법은 시행령을 합친 법 규정만 1200여개에 달해 방대하고 복잡하다. 경찰이 전적으로 이런 사건들을 모두 맡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수사역량 등에 의구심이 많다"고 지적했다.

 

산업재해 사건 분야 전문가인 한 변호사는 "근로감독관의 조사와 경찰의 수사가 투 트랙으로 이뤄지면서 과잉수사가 벌어질 우려도 있다"며 "반대로 관련 기관들이 까다로운 사건을 서로 미룰 경우 사건이 장기화되고 부실수사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산업재해 사건에는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에 근로감독관의 조사를 검사가 지휘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던 것"이라며 "관련 사건을 다뤄보지 않은 경찰이 제대로 대응할지, 수사공백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없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하는 구조로 바꾸려면 시스템이 선제적으로 구축됐어야 했다. 졸속입법 과정에서 시스템에 대한 검토가 등한시돼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강한·박솔잎 기자   strong·soli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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