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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겉도는 ‘검찰 전문화’… 전문검사 5명 중 1명 사직

전문수사자문위원 제도도 도입 12년 째 ‘공회전’

미국변호사

공인전문검사 5중 1명이 검찰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전문화 방안으로 제도를 도입했지만 제대로 정착시키는 데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제도 도입에도 불구하고 일선 검사들이 여전히 과도한 업무량 때문에 전문성을 쌓을 기회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소수를 제외하고는 전문성이 인사 등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공인전문검사 상당수가 인증을 받은 지 1~2년 내에 검찰을 떠났다는 점에서 변호사 개업용 스펙쌓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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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 형사부장 · 박윤석 운영단장 · 홍효식 고검검사 
 박현주 부장검사 · 문찬석 변호사 · 김태우 변호사

 

◇ 8년간 전문검사 200명 배출 = 대검찰청(총장 윤석열)은 지난 2013년 이후 8년간 1~2급 공인전문검사 200명(복수 보유자 포함)을 배출했다. 2급에 해당하는 '블루벨트'가 194명, 1급에 해당하는 '블랙벨트'가 6명이다. 해당 수사분야 최고수로 여겨지는 블랙벨트는 블루벨트 보유자만 도전할 수 있다.

 

공인전문검사 제도는 검사 전문화 방안의 일환으로 2013년 처음 도입됐다. 검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기르도록 해 특수·공안 등 특정 선호 분야만 엘리트로 여겨지는 풍토를 타파하겠다는 뜻도 담겨 주목 받았다.

 

이를 통해 △2013년 35명 △2014년 41명 △2015년 23명 △2016년 21명 △2017년 25명 △2018년 24명 △2019년 25명이 심사를 거쳐 블루벨트를 받았다. 블랙벨트는 △2016년 3명 △2017년 2명 △2019년 1명이 각각 배출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인전문검사인증심사위원회 개최가 무기한 연기돼 인증자가 없었다.

 

1급 공인전문검사는 지난 8년간 단 6명에 그칠 정도로 취득이 까다롭고 장기간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검사로 재직 중인 블랙벨트는 4명이다. 이종근(52·28기) 대검 형사부장이 유사수신·다단계분야, 박윤석(57·29기) 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 운영단장이 피해자보호 분야 블랙벨트 보유자이다. 홍효식(63·19기) 서울고검 검사는 공판·송무 분야에서 블랙벨트를 받았다. 성폭력 사건 분야 블랙벨트 보유자인 박현주(50·31기) 부장검사는 서울동부지검에서 여성아동범죄조사부를 이끌고 있다.

 

블루벨트 가운데 대표주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초대 파견 근무를 한 유동호(50·31기) 부장검사와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으로 근무한 유경필(50·33기) 부장검사이다. 식품의약 분야 전문인 유동호 부장검사는 지난해 2월부터 서울서부지검에서 식품의약범죄형사부를 이끌고 있다. 해양범죄 분야 전문인 유경필 부장검사는 해경 지청이 있는 부산지검(2019년 8월)과 해경 본청이 있는 인천지검(2020년 9월)에 발령 받아 업무 연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이후 8년간 

1~2급 공인전문가 200명 배출

 

◇ 공인전문검사 20%, 검찰 이탈 = 하지만 전체 블랙·블루벨트 보유자 200명 중 20%인 40명은 현재 검찰을 떠난 상태다. 특히 1급 블랙벨트 검사는 6명 가운데 34%에 해당하는 2명이 검찰을 떠났다.

 

증권범죄(시세조종) 분야 블랙벨트 보유자인 문찬석(60·24기) 전 광주지검장은 현재 법률사무소 선능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단행한 고위 검사 인사에 대해 "친정권 검사, 추미애 검사라는 편향된 평가를 받은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으로 내세우는 (인사) 행태가 우려스럽고 부끄럽다"며 사표를 냈다. 2017년 형사법제 분야 블랙벨트를 딴 김태우(52·29기) 전 대전지검 특수부장검사는 이듬해인 2018년 변호사로 개업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근무 중이다.

 

검찰은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개인 사생활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인전문검사의 △성명 △기수 △근속여부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에 계속 근무 중인 공인전문검사는 80%에 해당하는 160명이다. 급수별로는 블루벨트의 19.6%, 블랙벨트의 34%가 검찰을 나갔다.

 

현재 160명 재직

 특정분야 쏠림·공백현상도 심화

 

본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제4회 블루벨트 취득자 21명 중 현재 변호사로 개업한 인원 수는 23.8%에 해당하는 5명이다. 세부적으로는 1명이 고검검사, 2명이 부장검사, 1명이 부부장검사, 1명이 평검사를 끝으로 변호사로 개업했으며, 이 가운데 1명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1명은 법무법인 화우에, 3명은 중소형 로펌에 근무하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제도 도입 초기보다 인증에 도전하는 지원 검사 수가 늘었다"며 "자신의 전문영역을 갖추겠다는 인식과 이를 독려하는 내부 문화가 정착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또다른 검사는 "자신의 노력과 연구를 통해 개인이 전문성을 쌓고 이를 검찰 시스템 내에서 발휘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며 "지금은 그냥 개인 자격증 느낌이 강해 허울뿐이라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노력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며 "그냥 미래가 불안하니까 따놓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한 평검사는 "경력이 차야 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저년차에게는 언감생심"이라며 "자신의 전문·관심분야와 보직을 접목할 수 있는 기회가 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인사고과·임지 제대로 반영 안 돼 

제도 취지 퇴색

 

◇ 특정분야 쏠림, 중요분야 공백… 외부전문가 활용 사실상 전무 = 검찰은 자체 기준에 따라 검사 업무를 173개로 세분화했다. 이 가운데 인증이 이루어진 전문분야 그룹은 43개다. 하지만 특정 분야 쏠림과 중요분야 공백이 심하다.

 

전문분야별로는 성 관련 범죄 분야가 200명 중 13명(6.5%), 조세 범죄 분야가 11명(5.5%)으로 가장 많다. 반면 식품, 에너지, 보험, 해양범죄 등 4개 분야는 전문검사 수가 2명(1%)에 그친다. 인권, 사회보호 등 사회적 약자 보호에 중점을 둔 전문분야로 인증을 받은 검사는 각 1명(0.05%) 뿐이다. 피해자보호와 공판 분야 역시 각 3명(1.5%)에 불과하다.

 

검찰청별로는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검에 공인전문검사 30명이 근무해 가장 많다. 이어 대검 14명, 수원지검 9명, 서울남부지검 8명, 대구·대전·의정부지검 각각 6명, 인천지검 5명 순이다. 탈(脫)검찰화가 진행 중인 법무부에도 5명이 근무 중이다. 공인전문검사 10명은 금융위 등 유관기관에 파견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6개 고검 중 2개, 18개 지검 중 1개, 40개 지청 중 23개에는 전문검사가 없다. 정원 대비 전문검사 전국 평균 비율은 6.9%이다. 대검(19.6%), 대전고검(15.3%), 춘천지검(13%), 제주지검(12.9%),수원고검(12.5%), 서울중앙지검(11.2%) 순으로 비율이 높다. 하지만 비율이 2% 미만인 수도권이나 대도시 소재 검찰청이 여러 곳인 반면, 총원이 10명 미만인 지청 내 전문검사 비율이 10~16%인 곳도 다수다.

 

검사를 보좌하는 공인전문 수사관 383명도 분야별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정부패 분야 전문수사관(83명)이 가장 많고 △강력(43명) △형집행(36명) △디지털수사(33명) △공공수사(27명) △경제범죄(21명) △회계분석(18명) 순이다. 하지만 △범죄수익환수(2명) △보험(2명) △정보·IT(1명) △건설(1명) △부정경쟁 및 기술유출(1명) 분야는 전문수사관 수가 1~2명으로 소수다. △공정거래 △환경 △교통·안전 △문화·예술·종교 등에는 전문 수사관이 없어 공백 상태다.

 

외부전문가를 통해 전문성을 보완하겠다며 도입한 전문수사자문위원 제도 역시 12년째 공전하고 있다. 전문수사자문위원은 검찰 수사의 정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지식이 필요한 첨단산업·지재권·국제금융 등의 사건을 수사할 때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키겠다는 취지로 2008년 도입됐다. 하지만 전국 기준 한달 활용 건수는 5건 미만에 그치고 있다. 4일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와 대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검찰청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수사자문위원 후보는 △형사 △강력 △공안 △외사 △정책 △기타 등 7개 분야 971명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전문수사자문위원이 검찰 수사에서 실제 활용된 횟수는 총 18건이다. 전체 전문수사자문위원 중 1.8%만이 실제로 활동해 전문가 대부분을 놀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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