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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군사법원

사상 초유의 판사 탄핵… 법조계 파문 확산

국회 ‘탄핵소추안 발의’ 배경과 전망

미국변호사

범여권이 임성근(57·사법연수원 17기)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밀어붙여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하더라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으로 탄핵 인용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최대 쟁점인 '공직자를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가 인정되는지에 대해 의문이 많은 데다, 임 부장판사가 법관 연임 신청을 하지 않아 이달 말 퇴직할 예정이어서 헌재가 본안 판단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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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사법농단 브로커" vs 임성근 부장판사 "위헌·위법행위 없었다" = 이번 탄핵소추안 발의를 주도한 이탄희(43·34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기자회견에서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시절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장 뒤에 숨어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 재판을 바꾸기 위해 재판절차에 개입하고 판결내용을 수정하는 등 사법농단 브로커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탄핵소추안에는 임 부장판사가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사건(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2015년 쌍용차 집회 관련 민변 변호사들에 대한 체포치상 사건 △유명 프로야구 선수에 대한 도박죄 약식명령 공판절차회부 사건 등에서 판결 내용을 사전에 유출하거나 유출된 판결내용을 수정해 선고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가 적시됐다. 이 의원 등 탄핵소추안 발의에 동참한 의원들은 임 부장판사가 국민주권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1조와 직업공무원제도에 대한 헌법 제7조, 법관의 독립을 보장한 헌법 제103조 등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 직·간접 관여, 판결내용 수정 지시” 

적시했지만

 

이에 대해 임 부장판사 측은 입장문을 통해 "탄핵이 요청되는 정도의 헌법 위반에는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확정인 1심 판결만으로는 사실상·법률상 명확한 평가가 확정되지 않았고, 1심도 단순히 위헌적 행위라는 표현만 있을 뿐, 단순의견 제시 또는 조언에 불과해 재판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거나 침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임 부장판사 측은 또 탄핵절차에 대해서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사실조사 없이 탄핵 의결을 서두르는 것은 졸속"이라며 "법관 임기 만료일인 2월 28일 이전에 헌재 심판이 선고될 가능성이 전혀 없어 소추 실익도 없다. (임 부장판사의) 변호사 개업을 막겠다는 여권의 주장은 공직자를 공직에서 배제하는 탄핵 제도의 목적에도 반한다"고 비판했다.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로 인정 되는지는 

의문 많아 

 

◇ 법조계 "탄핵 사유 인정되는지 의문" = 이번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만 전체 국회의원의 과반을 훌쩍 넘는 161명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국회법 제134조는 '탄핵소추가 의결되었을 때에는 국회의장은 지체 없이 소추의결서 정본(正本)을 법제사법위원장인 소추위원에게 송달하고, 그 등본(謄本)을 헌법재판소, 소추된 사람과 그 소속 기관의 장에게 송달한다(1항). 소추의결서가 송달되었을 때에는 소추된 사람의 권한 행사는 정지되며, 임명권자는 소추된 사람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소추된 사람을 해임할 수 없다(2항)'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헌재가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되는데 탄핵소추를 인용하려면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법조계에서는 임 부장판사의 혐의가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법적인 행위인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헌재는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사건에서 노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등 헌법 위반 사실을 인정했지만,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한 변호사는 "범여권이 주장하고 있는 임 부장판사의 재판 개입 혐의에 대해 1심 법원이 이미 무죄 판결을 내렸다"며 "그의 행위를 위법행위 또는 위헌행위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그만큼 논란이 많다는 말인데, 이를 파면 사유로 삼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변호사도 "임 부장판사의 행위가 부적절한 측면은 있었지만 이를 불법적인 재판 개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행위가 인정되어야만 탄핵이 인정되는데, 이번 사건이 그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고 말했다.

 

헌재에서 본안 판단 할 것인지 여부도 

전망 엇갈려 

 

◇ 난제 떠안는 헌재 = 탄핵 발의 시점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판사 재임용 신청을 하지 않은 임 부장판사는 오는 28일 임기 만료로 퇴직 예정인데, 임기가 만료되는 법관에 대한 탄핵과 관련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법 제53조 2항은 '피청구인이 결정 선고 전에 해당 공직에서 파면됐을 때 헌법재판소는 심판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황정근(60·15기) 변호사는 "법관 임기 만료로 헌재가 심리를 계속할 실익이 없어 탄핵심판 청구를 각하 또는 기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질은 '각하'이지만, 헌법재판소법 제53조가 탄핵심판절차 중 공직에서 파면된 경우 심판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재가 헌법보호의 객관적 기능을 중시해 본안 심리에 들어갈 경우, 임 부장판사가 법관직에 있지 않기 때문에 파면 결정을 할 수는 없다"며 "헌법 위반에 대한 확인 결정을 선고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명문 규정이 없고 선례도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1심 판결이 선고된 이후 1년간 가만히 있다가 이제야 탄핵에 나서는 이유는 법관 연임 신청을 하지 않은 임 부장판사가 2월 말 법원을 떠나기 때문이고 따라서 헌재가 (법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사건에서 '각하' 결정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며 "실효성보다는 탄핵소추 자체를 적폐청산 및 국정운영 동력으로 삼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격"이라며 "고법부장판사 한 명을 무리하게 응징하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헌재 출신 변호사는 "헌재는 중대한 헌법 문제 등에 대해서는 헌법소송 요건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본안 판단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인용 여부를 차지하고, 이번 탄핵 사건에 대해서도 본안 심리를 진행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임기만료 앞둔 판사에 대해 규정도 없어 

심리 ‘주목’ 

 

한 로펌 변호사는 "독일에는 일단 시작된 (대통령) 탄핵 절차는 퇴임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며 "파면된 판사는 공무담임권이 정지되고 연금과 변호사개업 등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헌정질서를 바로 세운다는 법적 사회적 의미뿐만 아니라 개인의 처우에도 충분히 실익이 있어 헌재가 본안 판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2015년 발간된 '주석 헌법재판소법'은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법은 독일 대통령이 탄핵소추 됐을 때, 임기만료로 인해 탄핵절차 개시 및 속행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명문 규정을 두고 있지만, 이미 사직한 연방법관은 법률효과를 부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소추의결서 송달효과를 정한 (우리나라) 국회법 제134조의 입법내용 등이 너무 빈약해 입법적 규율의 기본방향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탄핵심판의 인용결정 형태로 파면결정만 규정할 것이 아니라 (헌재가) 위헌·위법확인결정도 할 수 있도록 명문의 규정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대법원은 임 부장판사 탄핵 추진과 관련한 입장을 질의한 윤한홍·김도읍(57·25기) 국민의힘 의원에게 "법관에 대한 탄핵 추진 논의가 진행되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탄핵절차에 관해 국회와 헌재에 권한이 있고, 대법원에서 이에 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강한·박솔잎 기자   strong·soliping@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