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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리얼돌, '풍속 해치는 물품'으로 보기 어려워… 수입통관보류 부당"

서울행정법원, 원고승소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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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매우 비슷한 모양과 촉감으로 만들어진 성인용 전신인형인 '리얼돌'에 대해 관세청이 관세법상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수입통관보류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 부장판사)는 A사가 김포공항세관장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보류처분 취소소송(2020구합69878)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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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는 지난해 1월 중국의 한 회사로부터 리얼돌 1개를 수입하면서 김포공항세관장에게 수입신고를 했다. 그런데 세관장은 리얼돌이 관세법 제234조 1호에 규정된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며 수입통관을 보류했다. A사는 이에 불복해 관세청장에 심사청구를 했지만, 관세청장은 결정기간이 넘도록 결정을 하지 않았고, 이에 A사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문제된 인형은 성인 여성의 신체 중 가슴과 성기를 도드라지게 보이게 하고 전체적으로 피부색과 유사한 실리콘을 재질로 사용해 성인 여성의 신체를 재현한 것으로서, 그 전체적인 모습이 실제 사람의 형상과 유사하기는 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기구는 신체접촉을 대신해 성기구를 통한 성적 만족감 충족이라는 목적을 위해 제작·사용되는 도구로서 필연적으로 신체의 형상이나 속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거나 구현할 수밖에 없다"며 "전체적인 모습이 신체와 유사하다거나 다소 구체적이고 적나라하다는 것만으로 그 본질적인 특징이나 성질이 달라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할 정도에 이른다고 쉽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이 인형이 성인 여성의 모습을 보다 자세히 표현한 것이기는 하나, 그 형상이 여전히 실제 사람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흡사하다고 볼 수준에 이르지는 않아 보인다"며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실제 사람과 혼동할 여지도 거의 없어 보이며, 여성 모습을 한 전신 인형에 불과할 뿐 그 자체로 노골적으로 특정 성적 부위를 적나라하게 강조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형의 전체적인 모습이 저속하고 문란한 느낌을 주지만 이를 넘어서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이라 볼 수는 없다"며 "관세법 제234조 1호의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리얼돌 수입통관 허용 여부와 관련된 첫 대법원 판단은 지난 2019년 6월 나왔다. 대법원은 당시 한 성인용품업체가 인천세관을 상대로 제기한 리얼돌 수입통관보류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해 업체 측이 최종 승소했다. 

 

당시 원심인 2심 재판부는 "'음란'이라는 개념은 사회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변동하는 유동적인 것"이라며 "국가 형벌권이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개입하기에 적절한 분야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표현의 구체성과 적나라함만으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할 정도에 이른다고 쉽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며 "공중에게 성적 혐오감을 줄 만한 성기구가 아니라면 성기구를 음란한 물건으로 취급하여 수입 자체를 금지하는 일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판단해 업체 측 손을 들어줬다. 

 

인천세관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 해당해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며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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