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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판결] "징역형 감경시 형기 상·하한 모두 절반 감경해야"

장·단기중 하나만 감경은 죄형법정주의 원칙 어긋
임의적인 감경 재량을 획일적으로 정할 필요 없어
대법원 전원합의체, 기존 판례 유지

리걸에듀

징역형을 감경할 때 형기(刑期)의 상한과 하한을 모두 절반씩 줄여 처단형의 범위를 정하는 판례와 실무 관행은 타당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1일 특수상해미수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대법관 12(다수)대 1(별개)의 의견으로 확정했다(2018도5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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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6년 12월 경기도 포천시 한 술집에서 종업원과 술값 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멱살을 잡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종업원과 다투던 중 화가 나 업주에게 욕을 하며 주방용 식칼을 가져와 가슴 부위를 찔렀으나, 옷만 찢어져 특수상해미수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A씨에게 적용된 특수상해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258조의2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상해 또는 존속상해죄를 범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면서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또 형법 제25조 2항은 '미수범의 형은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법률상 감경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같은 법 제55조 1항 3호는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1,2심은 A씨의 특수상해미수 혐의에 대해 미수감경을 적용하면서, 법정형의 상한과 하한을 모두 절반씩 감형해 처단형의 범위를 '징역 6개월 이상 5년 이하'로 해 A씨에 대한 형을 선고했다.

 

상고심에서는 형법에 따라 징역형을 감경할 때, 형의 상한과 하한을 모두 절반씩 감경하는 기존 판례와 실무의 해석이 타당한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한 뒤 기존 판례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판례와 실무는 임의적 감경의 경우 감경사유의 존재가 인정되더라도 법관이 형법에 따라 감경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재량 내지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임의적 감경 사유의 존재가 인정되고 법관이 그에 따라 징역형을 감경하는 경우에는 형의 상한과 하한을 모두 2분의 1을 감경하고 있는데, 이는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법은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에 상응하는 법정형을 정해두고, 법정형에 대해 법률상 가중·감경 및 작량감경을 통해 최종적인 처단형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법률상 감경이든 작량감경이든 형을 감경하는 경우에는 형법 제55조에서 정한 바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면서 "형법 제55조 1항 3호의 문언상 유기징역형을 감경할 경우에는 법정형의 장기와 단기를 모두 2분의 1로 감경해야 하므로, 유기징역형에 대한 법률상 감경을 하면서 형법 제55조 1항 3호에서 정한 것과 달리 장기 또는 단기 중 어느 하나만을 2분의 1로 감경하는 방식 등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법은 개별 범죄의 처벌에 관하여 여러 형종과 넓은 범위의 형량을 규정한 뒤, 법관에게 형종의 선택, 작량감경, 최종 선고형의 선택 등에 관해 폭넓은 재량을 부여하고 있고, 이처럼 구체적인 양형 과정에서 법관에게 주어진 많은 재량들을 고려하면, 임의적 감경 여부에 대한 결정 권한 내지 재량이 법관에게 있다고 해석하는 것을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면서 "임의적 감경사유가 인정되더라도 그에 따른 감경을 하는 것이 오히려 정의의 관념에 반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임의적 감경에 따른 법률효과를 획일적으로 정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이기택 대법관은 ""임의적 감경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며 "'할 수 있다'는 것은 감경을 '하는 경우의 범위'와 '하지 않는 경우의 범위' 모두에 걸쳐서 선고형을 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아야 하고, 이를 간단히 법정형의 하한만 감경된다고 이해할 수 있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 대법관은 "기존 해석에 따르면 임의적 감경사유가 인정되는 경우 처단형이 불명확해진다는 점에서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문제, 처단형의 범위가 분절되어 처단형의 최상한과 최하한 사이에 선고형을 선택할 수 없는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심이 미수 감경을 하면서 법정형의 상한과 하한 모두 2분의 1로 감경한 것은 잘못"이라면서 "다만, 이 같은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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