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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검찰청

검·경, 영장 심의위원회 출범 ‘주목’

전국 6개 고검 30~40명 규모 ‘심사위원 후보단’ 구성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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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검·경 수사권 조정안 시행과 함께 검찰이 전국 6개 고등검찰청에 각종 영장과 관련된 검·경 이견을 조율할 기구인 영장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어 주목된다. 영장심의위는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기각했을 때 검찰의 처분이 적정했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기구이다. 위원회가 가동하면 고소대리나 피의자 변호를 하는 변호사들의 역할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위원장이 위촉되지 않는 곳이 있는 등 출범 준비가 완료되지 않아 관련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사권 조정 이전부터 첨예하게 대립해온 검·경이 영장 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높아 공정한 영장심의위 운영에도 주력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법무부는 법무부령인 영장심의위원회 규칙을 지난달 28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이달 1일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사법경찰관은 검사가 영장 신청을 기각했을 때 7일 내에 고검에 설치된 영장심의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검사가 보완수사요구 없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우 △영장 신청일로부터 5일이 지나도록 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경우 △검사가 사실관계가 동일한 영장에 대해 세차례에 걸쳐 보완수사요구를 한 경우 등이다. 이의 대상이 되는 영장은 △체포·구속 영장 △압수·수색·검증 영장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 요청허가서 △그 외 경찰이 신청하고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는 강제처분 등이다.

 

전국 6개 고검은 이 규칙에 따라 법조계·언론계·학계 등 외부에서 추천 받은 30~40여명의 영장심의위원 후보단을 각각 구성했다. 그런데 11일까지 일부 고검에서는 위원장이 선정되지 않았거나, 후보단 추천을 통해 위원장을 내정했더라도 위촉 절차를 마치지 못했다. 관련 근거 법령인 영장심의위 규칙이 수사권 조정 관련 법률 시행 3일 전에야 입법예고 절차를 완료하는 등 일정이 촉박했던데다, 연말과 연초 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 사태까지 겹친 것이 원인이다.


경찰이 신청한 영장, 

검사 기각처분 때 적정여부 심사

 

서울고검은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청사에서 제1차 회의를 열고 언론인 출신 비법조인을 영장심의위원장으로 위촉했다. 대전·광주·부산·대구 고검도 온라인 회의 등을 통해 위원장을 선정하거나 위촉했다. 수원고검은 위원장을 선정하지 못했다. 5개 고검에서 지금까지 위촉된 영장심의위원장은 변호사 2명, 교수 2명, 비법조인 1명 등이다. 임기는 1년이다. 

 

영장심의위 규칙에 따르면 위원장은 위원회를 대표·총괄하는데, 위원 후보단의 추천을 받아 고검장이 위촉한다. 10명으로 구성되는 영장심의위는 경찰의 심의 신청이 있을 때마다 사전에 구성된 위원 후보단 가운데 9명을 무작위 추출(추첨 등)을 통해 선정해 심의위원으로 위촉한다. 위원장은 추첨 대상에서 제외되는 당연직이며,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한 추첨에 입회해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영장과 관련한 경찰의 이의신청이 접수되지 않아 영장심의위 소집 요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위원장 위촉은 영장심의위 소집 요구 전에 모두 완료돼야 한다"며 "늑장을 부리면 추후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장심의위에는 심의 신청이 청구된 사건의 검사와 사법경찰관 모두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심의에 참석할 수 있다. A4 용지 기준 30쪽 이내(첨부서류 포함)의 의견서를 영장심의위에 제출할 수 있고, 위원회에 출석해 30분 이내로 의견도 개진할 수 있다. 때문에 중요사건이나 갈등사안에서 검·경이 영장 문제로 충돌할 경우 영장심의위가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영장 둘러싸고 검·경 갈등 우려

 투명한 운영 주문도

 

한 변호사는 "영장심의위 심의 결과는 권고적 효력만 갖지만 무게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검·경으로부터 독립된 외부인사들이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로스쿨 교수는 "제도 형해화를 막기 위해 영장심의위 규칙은 담당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영장심의위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채널A 사건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을 두고 논란이 됐던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와 마찬가지로, 영장심의위에서 검·경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제도의 공정한 운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속영장의 경우에는 피의자와 변호인도 영장심의위에 의견서 제출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피해자는 경찰 측에, 피의자는 검찰 측에 호소하는 대리전 양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수사권 조정 시행 이전인 2019년의 경우 경찰이 검찰에 신청한 구속영장은 3만2177건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6분의 1 가량인 5688건이 검찰에서 기각됐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에서 법무부령으로 설치되는 영장심의위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가 있었다"며 "경찰 측에서는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거나 식물기구로 전락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 고검이 아닌 고등법원 산하로 둬야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던 만큼 운영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검사는 "영장심의위는 심의 신청이 청구된 사건의 검사와 사법경찰관 모두가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심의에 참석해 다투게 된다"며 "일부 고검에는 청사 내 사무실과 전담 직원을 배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어느 청에 먼저 신청될지 초미의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경찰이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가 기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도 시행 직후 무더기로 신청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제대로 운영하지 않으면 원활한 형사사법 운영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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