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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조합 표준규약>에서 금지하는 ‘나쁜’ 투자계약조항

리걸에듀

[2020.12.24.]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그리고 벤처투자조합 표준규약의 제정 및 시행 

2020년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의 제정 및 시행에 따라 기존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에서 규율하던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이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소정의 ‘벤처투자조합’으로 통합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벤처투자조합’이 특히 7년 이하 초기 단계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에 있어서 가장 일반적인 투자 주체가 될 것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의 제정 및 시행과 함께 여러 하위 규정들에 대한 정비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스타트업 투자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펀드 형태인 ‘벤처투자조합’에 관하여도 2020. 11. 10. <벤처투자조합 등록 및 관리규정> [중소벤처기업부고시 제2020-91호]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0. 11. 10. 새롭게 제정하여 시행하는 <벤처투자조합 등록 및 관리규정>에서는 [별지 1]에서 벤처투자조합의 표준규약을 제정하여 고시하고 있는데, 위 표준 규약에는 벤처투자조합 결성에 관한 여러 사항과 함께 벤처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이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이행함에 있어서 금지하는 행위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벤처투자조합 표준규약을 통해 본 나쁜 투자계약서 

만약 벤처투자조합이 실패의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초기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과 투자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출이나 영업이익등 경영 성과와 관련된 이유로 투자금을 조기 회수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외에도 투자금 조기 회수 사유를 정하면서 그 기간까지 충분히 부여하지 않는다면 스타트업 창업가로서는 벤처투자를 받은 것이 아닌 기한도 불확정적인 사채를 빌린 것과 같은 부담과 위험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에 벤처투자조합 표준규약 제30조 제5항에서는 업무집행조합원이 투자업체와 투자계약을 체결·이행함에 있어서 ‘매출 및 영업이익 등 경영 성과와 관련된 지표를 이유로 투자계약서에서 합의된 기간 전에 투자금을 조기 회수하는 행위(제1호)’, ‘투자계약서에서 합의된 투자금 조기회수 가능 사유로 인해 투자계약 만기 전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경우 통보 후 최소 2개월 이상 투자업체에게 상환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하지 않는 행위(제2호) ’, ‘국내 주식시장 상장 실패를 이유로 최초 계약시 정한 주식 가격을 30% 이상 조정하는 행위(3호)’등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표준 규약의 내용은 창업생태계 활성화라는 정책적인 목적에서 공급되는 수조원의 벤처투자 자금이 정작 투자계약 단계에서는 사채보다도 더 부담스러운 위험한 채무로 돌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체결하고 있는 스타트업 투자계약서에는 위와 같은 표준규약의 기준이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아직도 여전한 나쁜 투자계약서 

아쉽게도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제가 검토한 약 수십 개의 투자계약서 중에서 위와 같은 표준규약의 정신을 충실히 지키고 있는 투자계약서 단언컨대 거의 없었습니다. 현재 일반적으로 실무에서 사용되는 스타트업 투자계약서에는 여전히 투자금 조기 회수가 가능한 사유들이 특히 ‘주식매수청구권’ 관련 조항을 중심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 가능 사유로 기재된 내용 중 상당수는 사실상 매출 및 영업이익 등 경영 성과와 관련된 지표에 관한 부분들이라고 볼 수 있는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아울러 거의 대부분의 투자계약서에서 정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대금 납입(사실상 투자금 반환)의 기한은 통상 행사 시점으로부터 10일 ~ 14일 내외로서 표준규약이 제시하는 60일에 비해서 지나치게 짧은 기간입니다. 



대립되는 이해와 고민 공정한 투자계약을 위하여 

물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릅니다. 그리고 벤처투자조합의 업무집행을 맡은 VC로서는 선량한 관리자로서 다른 조합원들을 위해서라도 투자계약 체결 이후 손실을 방지하고 창업자로 하여금 계약의 이행을 압박하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수단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투자금 조기회수’를 가능하도록 하는 ‘주식매수청구권’ 조항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투자자로서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자신의 투자금을 보호하고 창업자로 하여금 투자계약상 의무 준수를 강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벤처투자조합 표준규약에서도 ‘투자금 조기회수’에 관한 조항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사유와 기한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을 뿐입니다. 아울러 벤처투자조합 표준규약은 법령과 같이 강제력을 가진 법규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투자조합 표준규약에서 ‘투자금 조기회수’ 사유 및 기한에 관하여 금지규정을 둔 것은 의미 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위험 벤처 투자자로서 당연한 권리와 같이 여겨졌던 ‘투자금 조기회수’에 관한 조항들을 제어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아가 ‘주식매수청구권’으로 대표되는 ‘투자금 조기회수’ 조항의 각 사유 및 기한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금번 표준규약 제정 및 시행이 나아가 스타트업 투자계약서상 주식매수청구권 조항의 행사요건에 관한 실천적 논의로까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특히 저는 창업가의 고의와 중대한 과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발생한 실패의 책임을 오로지 창업가에게 돌리고, 창업가의 도전을 응원하던 투자금을 고리의 사채로 돌변하게 만들 수 있는 권리의 요건을 가능한 제한적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창업은 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을 필요로 하고 그래서 우리는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그들의 도전이 그들만의 도전이 아닌 우리의 도전이라면, 최선을 다할지라도 피하기 어려운 실패를 그들만의 실패로 만들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김성훈 변호사 (shkim2@lawlog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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